비가 전하는 말/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가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시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밤새도록 자박거림서 내리는 장대비 소리에 설잠을 잤습니다.
몰려든 빗줄기
창문을 두들기고
울목에 갇힌소리
소리내어 울어보라고
하늘수문 열어주셨나
꽤 요란스럽게
세상을 깨우고, 나를 깨웁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빗줄기 타고, 빗소리에 묻혀버렸는데...
창밖으로 쏟아지는 비
숨기고 싶은
내 감정을 표현하 듯...
장맛비가 내립니다.
갑자기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가 참으로
나름 오랜 기간동안이라서 당황은 스러운데..
저런 빗소리를 이젠 지겹고 버거워서..
안마르는 빨래들
집안 곳곳에 눅눅함 끈적함이 짜증나네요.
바람을 가르며 빗줄기가 사방으로 휘몰아치는
풍경도 무척 낯설고~.
꿉꿉한 장맛비가 내리는
7월은 열렸는데~
쏟아지는 장맛비가 불규칙한 음계로
도로바닥에 떨어지는 걸 보고있으면.
이 시간만큼은 아무런 걱정이 많아집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보기만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쏟아져 흩으러지는 비를 보려니 난감도 하고
시간들도 서글픔이고
어차피 이런 거 보려고 사는거였나?
하지만 나이가 어느정도 차서 모든 걸 직접 책임지는
삶을 살다 보니 오늘 하루를 단순하게 별 탈 없이 보내기도
쉽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건 오래전~
지금은 내가 누리는 모든 것에 감사할뿐..
아침 눈 뜬 후 저녁 자리에 눕기까지 나에게 일어난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냥 스쳐간 인연일지라도.
하루 참으로 오랜만에 무섭게 쏟아지던 장맛비에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또 다른 새날을 시작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도 그렇고 삐죽빼죽 변화가
많은 사람들의 복잡한 심사도 그렇고 많은 것들이 살아가는 일을
뒤숭숭하게 만드는 것 같아 중심 잘 잡고 초심을 간직한 채
살기가 참 버거운 일상을 삽니다.
좀 더 괜찮은 삶을 제대로 살아 보고도 싶고
좀 더 여유롭고 편안한 삶을 살고 싶은 맘 들제가 허다한데
맘 먹은대로 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알아 그냥 주어진 일상에
감사하며 좀 더 나은 모습 발견하고자 노력을 하게되는 오늘을 삽니다.
그래도 이 세상에 하나 뿐인 하나님 형상 닮은 존귀한 걸작품이란
찬양가사에 위로를 받으며 스스로를 토닥토닥 안아주며 달래기도합니다.
여름 폭염도 그렇고 장마비도 그렇고
모두가 다 감당하기 무섭게 찾아드는 것 같아 한낮의 햇살은
피하고 쏟아지는 장맛비도 멀찍이서 바라보며 지내야할듯 합니다.
아무쪼록 여름이 무탈하게 평안하게 잘 지나가길 기도합니다.
삼복 더위
잘 이겨내시고 강건하세요.^^
배경:털중나리꽃
첫댓글 잇기 방에서 좋은 인연으로 만난 님
반가움에 인사 드렸어요 님도 반가우신가요? ㅎ 차 드시고
쉬어 가셔요
아~~
저 역시 그렇답니다.ㅎ
비는 잠시지만 멈추어서 나름 며칠 끕끕함 말리켰음에
감사하구요.
내일 다시 시작 될 지라도 오늘 하루라도 햇살을 볼수있음도 고마움이고!!
감사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보람찬 하루 되십시오.
넵..
고맙습니다!
좋은음악과 나리꽃의 화사한 배경...
제가 좋아하는 이해인님의 시 참 감동입니다
장맛비에 집안에 비피해는 없는지요?
잘 잃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앗!
공감 감사드리구요.
저 사는 곳은 비도 많이 안내렸고 끕끕함은 있지만
눅눅함도 역시 지혜롭게 다스림에따라 견뎌내시리라
믿으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