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삶에서 꿈꾸는 자들. 일상의 반역을 누리는 자들.
피끓는 젊은 그들을 파리에서 만났다.
이 영화는 1968 년 혁명의 기운이 만연하던 파리의 거리에서 입술이 매력적인 미국인 남학생 매튜가 이사벨 남매를 만나면서 겪는 벌거벗은 육체의 향연이다.
그들은 시네마테크에서 감상한 영화들을 흉내 내면서 위험하면서도 아름다운 게임을 하기 시작한다.
테오와 이사벨은 샴 쌍둥이 처럼 복잡한 심리적 성적 게임에 몰두하는 어찌보면 육체와 정신이 한 몸으로 결합된 남매지간이다.
이런 두 남매 사이에서 매튜는 성적인 게임에 몰두하다가 본능적으로 이사벨을 사랑하게 된다.
이사벨이 매튜를 사랑하는 건 공교롭게도 키스가 가능한 매튜의 입술 때문이다.
매튜와 이사벨 그리고 테오는 부모님이 부재 중인 집 안에서 하루종일 마시고,먹고,목욕을 즐기고,침실에서 즐거움을 찾고,술잔과 과일 조각과 침대를 나누어 쓰고,서로의 몸을 부둥켜 안으면서 온 종일을 동물적인 본성에만 따른다.
베르나르 골스는 <입의 역사>에서 입을 '원초적인 구멍'으로 묘사했다.
원초적이며 근원적이며 기초적인 교차점인 입에서 비로소 육체 관계가 시작되며 육체에 대한 자각이 시작된다고 밝히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살 가운데 가장 비밀스러운 곳. 사랑하는 몸뚱이를 두고 숨을 들이마시고,더듬고,핥고,빨고 ,무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이나 자신의 살을 먹고 싶은 파멸의 욕구이자 자기 긍정의 욕구이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새로운 배고픔을 만들어 낸다. 성기와 몸뚱이 전체가 입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살이 음식물이라도 되는 듯이 즐기고 완전히 개방된 본능의 세계에서는 ,사회의 온갖 금지에도 불구하고 이 입들이 세상 전체를 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미친 꿈을 실현시키듯이 두 사람이 서로를 맛보고, 사랑으로 서로를 먹은 후의 빈 공간에서 두 몸이 사라질 때 까지 서로를 집어 삼키기.......
우리가 입으로 혹은 온 몸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상반되며 보완적인 힘에 의해서 우리는 완전히 해체되고,서로를 결합시키는 배고픔의 놀라운 작업.
장 클로드 블로뉴는 <키스>에서 입에 하는 키스는 성교의 대체 행위하고 주장한다.
혀는 페니스에 해당하고 입은 질에 해당된다. 이와같은 대칭성으로 인해 키스를 할 때 여성과 남성이 번갈아가며 능동적 역할과 수동적 역할,그릇의 역할과 내용물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키스를 할 때 양성이 평등하기 때문에 키스는 성의 차이를 부인하는 상징적인 수단이 되기도 한다.물론 이렇게 됨으로써 남성의 수동성과 여성의 남근성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인가 하나를 찾는 것은 항상 다른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키스를 하는 것이 키스를 하는 단순한 동작 이상이라고 하는 이야기는 키스야말로 자신의 상실이며 자신의 포기로써 비로소 키스의 아찔함을 맛볼 수 있다는 이야기로도 들린다.
부서지기 쉬운 여자와 자부심이 강한 남자가 키스를 통해서 경험이 없는 여자에게 세상을 가르쳐주는 교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매튜는 '정신적으로 자라지 못한 이사벨과 테오 남매'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 내주는 정식 교사인 셈이다.
이사벨과 테오가 세상 밖으로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 집을 나갈 때 정작 교사 노릇을 하던 매튜는 당황해한다.
매튜는 자신의 입술을 내밀며...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읊조린다.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거(키스할 수 있는 입술)야."
그러나 이미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자라버린 테오와 이사벨은 혁명의 정당성을 부르짖는 군중들의 틈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루브르 박물관을 뛰쳐 나올 때 처럼 그렇게 단호하게.
육체적 본성에 눈뜬 아침에 젊은 그들이 본 것은 부러질듯 발기한 페니스인가. 아니면 애액으로 젖은 질구인가.
아니면 육체 너머 저편에 자리한 정신의 성숙일까.
몽상가들은 전라의 연기를 펼친 배우들의 몸이 실오라기 한 점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남자의 몸은 다비드상처럼 정교하며 여자의 몸은 청순한 얼굴에 미안할 정도로 성숙한 향이 풍기면서 풍만하다.
특히 젓가슴은 에로물에나 어울릴듯한 둔함으로 다가선다. 그러나 여배우의 청순하고 순결한 눈빛이 그런 둔함을 가려준다.
특히 첫순결을 잃고서 눈가에 고이던 이사벨의 눈물 한방울은 그녀의 영혼을 반짝거리는 보석처럼 변화시킨다. 남자에게 그녀는 순식간에 빛나는 희망을 선물하게 만든다.
스크린을 통해 순결한 육체의 향연을 보는 시간들은 지루하지 않았고 젊은 그들은 육체의 해방을 통해 정신의 해방을 꿈꾼다.
해방을 꿈꾸는 젊은 그들에게 누가 감히 눈쌀을 찌푸릴 수 있으랴. 나 또한 그런 눈부신 터널을 통과하고 나서야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
아아 눈부신 봄날같은 영화. 터질듯한 목련꽃이 순결한 이사벨의 몸이라면 붉디 붉은 철쭉꽃은 그녀의 순결한 핏방울이다.
핏방울처럼 따스하고 탐스런 봄꽃처럼 그렇게 젊음은 어느 곳에서나 눈부시나 또 속절없이 질테지.
젊은 그대에게 .... 이 봄날에 진한 사랑을 한 번쯤 하라고 귄하고 싶다.
육체적 사랑은 그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는 거다.
어쩌면 또다른 사랑을 발견하게 해주는 디딤돌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목련꽃 핀 날에 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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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벌거벗은 만화 원문보기 글쓴이: 김애란
첫댓글 젓->젖이라규..................나만 이런게 신경쓰이냐구 ㅋㅋㅋㅋㅋㅋ
나이거 진짜 재밌게 봣다규
몽유왕국을 위한 음악.... '난 후회하지 아나...' 오예~
이사벨정말천사같이예뻣다규 ㅠ 너무예뻐서 내용몰입이안댈정도엿삼 ㅋㅋㅋ
남자 거시기가 나와서 당황했지만... 영화는 정말 좋았삼... 또 보고 싶다 ㅋㅋ
별루였는데.^^;;; 간만에 보네요 몽상가들.^^
너무 적나라해서 당혹스러웠지만 보는내내 오히려 처음 당황했던내가 이상해 보였다.. 내용은 좀 이해하기 어려운데 영상이나 주인공들 너무 아 름 다 웠다.
내가 극장에서 본 영화중에 가장 노출신이 많았던..ㅎㅎㅎ 그래도 영화는 넘 조았어요..비디오도 샀는뎅..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