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틀 씬에서 독보적 카리스마를 지닌 락커로 명성이 자자한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이 자신의 그룹이나 블랙 새버쓰(Black Sabbath)를 헤드라이너로 두고 진행하는 페스티벌. 미국 전역을 순회하는 장기 페스티벌로 유명한 오즈페스트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이룬 랩코어/뉴메틀 밴드들을 대거 양산한 등용문과도 같은 행사로, 새로 앨범을 낸 미국 출신 헤비 밴드들은 이 행사에 참가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앨범 판매고가 좌지우지될 정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오지 오스본 밴드와 블랙 새버쓰를 제외한 메인 스테이지에 오르는 그룹들은 그 스테이지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대중과 매니아 모두에게 인정받는 대형 그룹이 되었다는 보증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기 떄문에, 페스티벌에 대한 신망도 나날이 높이만 가고 있다. 물론 실력보다는 배경이 좋은 몇몇 신인 밴드들이 '돈'으로 무대에 오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오즈페스트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현존하는 모든 페스티벌을 통틀어 '가장 트렌드 성향에 알맞은 헤비 밴드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즈페스트의 가치는 인정받는다.
올해 오즈페스트에는 2002년과 2003년 초에 신보를 낸 밴드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데 메인 스테이지에 오르는 밴드들로는 오지 오스본, 콘(Korn),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 디스터브드(Disturbed), 셰빌(Chevelle), 닷슨스(The Datsuns)가 있고, 세컨드 스테이지에는 크래들 오브 필쓰(Cradle Of Filth), 보이보드(Voivod), 키마이라(Chimaria), 엔도(Endo), 그레이드 8(Grade 8), 핫와이어(Hotwire), 킬스위치 인게이지(Killswitch Engage), 메멘토(Memento), 낫씽페이스(Nothingface), 섀도우스 폴(Shadows Fall), 언로코(Unloco) 등이 있다. 이중에서 가장 의외라고 생각되는 출연진으로는 닷슨스와 크래들 오브 필쓰가 있다. 닷슨스는 최근 영국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개러지 사운드를 추종하는 밴드로 지금까지 오즈페스트 이미지와는 다소 맞지 않지만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음악으로 선택된 듯 보이며, 크래들 오브 필쓰는 유럽 지역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블랙메틀 밴드인 만큼 이번 출연을 계기로 좀더 폭넓은 팬 층을 만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2. READING AND LEEDS FESTIVALS (영국)
음악 좋아하는 사람은 항상 영국을 꿈꾼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국은 음악 팬들에게 여러 면에서 미국보다 더욱 가슴 설레는 나라가 되고 있다. 미국의 음악계가 거대 자본주의와 상업주의에 의해 듣기 쉬운 음악 위주로 유행이 심하게 바뀌는 반면, 영국 음악계는 보다 실력 있고 개성 있는 밴드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영국에서 열리는 여러 페스티벌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코 3일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대형 음악 축제인 레딩/리즈 페스티벌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인 락 페스티벌 형식과 비슷한 메인 스테이지를 우선으로 두고 여기에 서브 스테이지와 장르에 따른 소규모 무대까지 합쳐서 총 6개의 스테이지가 동시에 돌아가는 이 행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밴드가 많이 등장하는 무대의 공연만 골라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메인 스테이지에 오르는 헤드라이너 격의 그룹들은 미국에서 수입(?)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영국이 낳은 대형 밴드들의 공연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점과 최근 그곳에서 떠오르고 있는 신인 밴드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페스티벌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매니아들의 심리가 남들 잘 모르는 것을 찾아 듣기 좋아한다는 것임을 생각해 볼 때, 레딩/리즈 페스티벌에 오르는 신인 그룹들이 매년 얼마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지 짐작해볼 수 있을 듯.
올해 이 행사에는 린킨 파크(Linkin Park), 블링크-182(Blink-182), 플라시보(Placebo), 제이-지(Jay-Z), 스테인드(Staind), 닷슨스(The Datsuns), 핀치(Finch), 블러(Blur), 화이트 스트라입스(The White Stripes), 벡(Beck), 도브스(Doves), 케이브 인(Cave In), 메틀리카(Metallica), 시스템 오브 어 다운(System Of A Down), 섬 41(Sum 41), 프라이멀 스크림(Primal Scream), 갓스맥(Godsmack), 굿 샬럿(Good Charlotte), 페니와이즈(Pennywise) 등의 쟁쟁한 밴드들이 참가할 예정이며, 매니아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인으로는 예 예 예스(Yeah Yeah Yeahs), 뮤직(The Music), 마스 볼타(The Mars Volta), 헌드레드 리즌스(Hundred Reasons), 유즈드(The Used), 인미(Inme) 등이 있다. 미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그룹들이 반반씩 골고루 뒤섞여 있다는 것도 이 페스티벌의 가장 큰 장점.
3. SUMMER SONIC (일본)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에도 유명한 페스티벌이 있는데, 그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후지 락 페스티벌과 섬머 소닉이다. 후지 락 페스티벌이 동양에서 최초로 진행된 대규모 국제 락 페스티벌이라는 점으로 인해 매니아들에게 인정받은 것에 비해, 섬머 소닉은 도심에서 열린다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빠른 시간 내에 후지 락 페스티벌을 따라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필자도 매년 여름마다 섬머 소닉을 관람하고 있는데, 영국이나 미국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 비해 항공권을 비롯한 경비가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을 뿐더러, 그에 못지 않은 참여 밴드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섬머 소닉에 대한 관심을 늦출 수 없다. 그동안 섬머 소닉은 펑크와 코어 밴드들을 중심으로 미국의 메인스트림 밴드들을 많이 출연시켰으나 올해부터는 성격을 달리하여 영국 밴드들을 대거 섭외 하게 되었다. 갑작스런 행사 성격의 변경으로 인해 올해 섬머 소닉을 찾는 팬들은 아마 기존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특히 (공연을 잘 하지 않는 관계로) 영국에서조차 라이브를 보기가 힘든 라디오헤드(Radiohead)가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일본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올해 섬머 소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섬머 소닉은 국내 뮤지션으로는 처음으로 2001년 서태지가 참가하여 화제가 되었었는데, 비록 오프닝에 불과한 초라한 무대였지만 한국의 락 음악을 일본 팬들에게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 섬머 소닉의 출연진으로는 라디오헤드, 블러, 데보(Devo), 블링크-182, 트래비스(Travis), 뉴 파운드 글로리(New Found Glory), 퍼들 오브 머드(Puddle Of Mudd), 칩 트릭(Cheap Trick), 스트록스(The Strokes), 도어스(The Doors), 스테레오포닉스(Stereophonics), 굿 샬럿, 섬 41, 인터폴(Interpol), 알카라인 트리오(Alkaline Trio), 스타세일러(Starsailor) 등이 있으며, 일본 밴드들과 신인 밴드들로는 벅-틱(Buck-Tick), 루니(Rooney), 마스 볼타, 아시안 쿵후 제너레이션(Asian Kung-Fu Generation), 핫 핫 힛(Hot Hot Hit), 에어(Air), 인미 등이 있다. 라인업을 보면 알겠지만 절반 정도의 출연진은 영국의 레딩-리즈 페스티벌과 겹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에서 영국으로 떠나 레딩-리즈 페스티벌을 관람하려던 매니아들이 올해만큼은 일본으로 대거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첫댓글 우리한번.벙개로거기가는거어때요?
돈이 많이 들텐데.. 지금부터 모아도.. 음..
왜 가만히 있으세요!! 무언가 하고싶은게 있다면 해야죠! 간절히 원하면 길이 보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