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NaNa에게 한국말을 가르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할
때가 있다.
NaNa가 별로 배우고 싶어하지 않는 데도 혼자 신나서 무조건
붙들고 가르치기도 한다.
덕분에 NaNa는 우선 한글을 대충 읽고 쓸 수는 있게 되었다.
동시에 한글이 얼마나 쉽고 과학적인 글인가도 인정했다.
그렇다, 한글은 정말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근데 한국어는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NaNa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려면 나도 머리 빠지는 걸 감수해야
하고 NaNa도 이유 없이 고문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한다.
수없이 많은 레슨을 받았음에도 NaNa가 깨치지 못한 발음이 있다.
바로 ㄱ 과 ㅋ 이다.
나도 미치겠다.
Lesson 1
영어에는 tongue twister 라고 해서 발음하기 힘든 문장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She sells sea shells by the sea shore,"
또는 "Peter Piper picks a pack of pickled pepper."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한번 외어서 말해봐라... 무지 힘들다)
NaNa: 한국말로도 tongue twister 있어?
상진: 물론 있지...
NaNa: 해봐
상진: 저 들의 콩깍지가 깐 콩깍지인가 안 깐 콩깍지....
혀가 안 돌아가서 대충 얼버무렸다.
NaNa가 뒤집어지게 좋아하며 웃는다
NaNa: 또 해봐
상진: 저 들의 콩깍지가 깐 콩깍지.....
NaNa는 웃느라 침대를 뒹굴며 한참동안 허걱댔다.
NaNa: What is 콩깍지?
상진: 콩 껍데기가 콩깍지야. 콩이 bean 이거든
NaNa: Oh, I'll remember 콩....
그날부터 NaNa는 심심하면 조른다
NaNa: Try 콩깍지 please?
상진: 저 들의 콩깍지가 깐 콩깍지....
그럼 NaNa는 또 재밌다고 웃느라 방바닥을 데굴데굴 뒹군다.
그래도 여기까진 좋았다.
Lesson 2
나와 어울리는 한국 친구들은 가끔 모여 축구를 한다.
NaNa가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모두 한국사람들이었지만 운동하는데 말이 별로 필요 없을 것
같아서 NaNa도 껴달라고 했다.
열심히 축구를 하고 땀에 범벅이 되어 집에 오는데 NaNa가 묻는다.
NaNa: 축구하는데 왜 자꾸 bean 얘기 해?
상진: 누가?
NaNa: 다들 콩 pass, 콩 어쩌구....
상진: 공을 잘못 들은 거 아냐? 공은 ball 이야
NaNa: 아, 콩이 ball 도 되는 구나...
상진: 콩이 아니구 공!!!
NaNa: 그래, 콩!
가나다를 한 시간도 안 되서 모두 외우고 대충 쓸줄도 알게 된
NaNa의 총명이 의심스러워지면서 혹시 귀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Lesson 3
친구집에 갔다.
그 집에는 번호를 누를 때마다 한국말로 누른
번호를 말해주는 전화기가 있었다.
국제 전화를 하려고 전화카드를 쓰는데 뒷 번호 4자리가
0000 이었다.
번호를 눌렀다.
전화기: 삼삼사오 이팔 공공공공
방 안에 있던 NaNa가 후다닥 뛰쳐 나온다
얼마나 빠르고 요란하게 뛰어 나오는지 나는 놀래서 얼떨결에
수화기를 다시 놓아 버렸다.
상진: 뭐,뭐야....?
NaNa: Someone said 콩!!!!!!
상진: ?????
NaNa: Really!!! I heard 콩!!!!!
한참 만에야 전화기에서 나온 공공공 소리를 듣고 저런다는
것을 알았다.
하여간 자기가 쫌만 아는 소리가 들리면 신이 나서 저 야단이다.
상진: 이건 bean 이 아니고 zero 라는 뜻이야
NaNa: 발음이 같아?
상진: 틀리지, 하나는 콩, 또 하나는 공!
NaNa: 똑같네, 뭘
상진:.......... -_-
화장실을 갔다가 돌아와 보니 NaNa가 전화기 장난을 하고 있었다
전화기의 0번을 계속 누르고 있는 것이었다.
전화기: 공공공공공공~ 띠리리~ 지금 거신 전화는 국번이 없거나.....
NaNa: 하하하하,,,,,,, 재밌다, 콩 콩 콩 콩......
상진: ..............-_-;;;;
Lesson 4
NaNa가 오락에 한참 열을 올려 택견을 샀을 때다.
옆에서 구경을 하는데 여러 인물들 중에 왠 팬다곰이 보였다.
상진: 저 곰은 뭐야, 저것도 싸워?
NaNa: 응, 쿠마 라고 해.... 일본말로 bear 라는 뜻이야
상진: 아하~
NaNa: 한국말로 bear 는 뭐야?
상진: 곰
NaNa: 그럴 줄 알았어.... 한국말은 뭐든지 콩이야....
상진: 곰이라구, 곰 !!!
NaNa: 아, 콤? 조금 틀리네?
환장하겠다.
상진: 곰이야, 곰!!! 콤 말구 곰, 알았어? 곰, 곰, 곰!!
NaNa가 들은 말: It's 콤!!! Not 콤,
ㅡㅡ;;;;;;;;;;;;;;;;;;; OTL...
첫댓글 ㅋㅋㅋㅋ;; 진자 웃기다.ㅋ ㅋㅋ 하는짓이 귀여워보이기도 하는대요?ㅋ 재밌으시겠음.ㅠ 외국인 친구분도 계시고.ㅋ
엇.. 이거 예전에 인터넷 유머에 있던 얘기인데..외국인은 다 그런가봐요..ㅡ.ㅡ
ㅋㅋ..이거 정말 웃기네요. ^^*
ㅋㅋㅋㅋ
싸이월드 클럽중 외국인 친구 사귀귀 클럽 있는데;; 여기 올리면 광고글이 될꺼같아서요 ㅋ
정말 재미있어여 ㅋㅋ 저 사진에 나온분이 나나? 잘어울려여~~ 사랑엔 국경도 없다~~오호~~머쪄여 ㅋ
ㅋㅋㅋ정말재밌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