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모교는 수원에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삼성 전자와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이죠.
전 거기서 내과 수련을 받았고... 수련 과정에 따라 여러 파트를 돌았습니다.
혈액 종양 내과 레지던트 돌 때
응급실에 통해 입원한 환자를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환자분 성함은 고 황유미 환자.
네.. 삼성전자 다니다 백혈병 걸려서 돌아가신 젊은. 아니 나보다 어린 여자환자였습니다.
그 당시엔 생활이 너무 힘들고 아무 생각 없이 일만 간신히 하던 때라 환자 기억도 못할 때인데..
유독 그 분은 기억이 많이 납니다.
많이 아파했었고,.. 땡그란 눈망울로 회진돌고 가는 의료진을 멍하니 보던 모습..
기억하는 이유가 어쩌면 동생 같은 아가씨가 암에 걸려 죽어간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후 다른 사건이 없었다면 나는 고인의 이름을 영원히 잊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건이란... 내과 1년 위인
친한 형님이.. 삼성 전자와 백혈병의 관계를 암시하는 글을 프레시안에 올리면서 병원이 발칵 뒤집힌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그 형님은 엄중한 경고 정도로 끝났지만 그 일로 저는 큰 충격을 받게 되었고... 반올림과 고 황유미란 이름을 다시
기억하게 됐습니다.
고인과 가족, 동지들이 이뤄낸 작은 승리, 아니 삼성이란 대기업을 상대로 이뤄낸 큰 승리에 기뻐했지만...
최근 또 하나의 약속이란 영화가 온갖 외압과 방해에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조차 없어질 것 같아 마음이 참 많이 아프고
안 좋네요. 너무 속상할 것 같아 차마 볼 용기는 없지만서두요...
하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못다 이룬 꿈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첫댓글 뭐라고 댓글을 달기가 힘드네요. 저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선배님 대단하시네요.. 위계가 꽉 잡힌 곳에서 저런 글 쓴다는 거 자체가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화학전공자로서 직업병이 아니라는 삼서성사의 공식 주장은 그저 콧방귀만 날 뿐이네요
반도체 산업이 클린하다고요?
그 바닥에어 쓰는 화공약품들은 별별게 다있답니다ㅡㅡ;;
주변에서 요즘은 다 기계가 해서 문제 없다느니 하더만... 그럴리가 없었군요.
반도체 업계가 얼마나 독한 약을 쓰는지 다 아는데 ㅡㅡ
ㅠㅠ...다음생이란게 있다면..더 행복한 삶을 누리길
가까운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안타깝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쩝.. 역시 세상은 좁군요. 참 슬픈 일입니다.
벤젠이 발암 물질이라 들었는데..
어느날 조용히 공지도 없이 벤젠성분이 있는 약품이 사라질때.. 이회사에 정이 떨어 졌슴다
착잡하네요.
크으.... 샘숭
또 하나의 마음 속 흉터.
인턴 레지던트 5년 간 대여섯분 정도가 그렇게 남았습니다. 성함까진 기억은 못해도 그분들이 겪던 아픔, 그 아픔을 제대로 치유해주지 못한 저에 대한 원망이 섞인 그런 감정이지요. 쩝.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따뜻한 댓글들 감사합니다.
부디 극랑왕생 하셨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