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가끔씩 따끔거리는 목의 수술자국을 만지다가, 여름에 내게 총학생회장을 제안한 고운이를 시작으로, 그 모진 여름에 잡혀들어갔던 내 친구들,
올 한 해 서대장을 하면서 이름을 외워두었다가
연락하곤 했던 친구들....(그 녀석들의 전화번호부에는
제가 블랙리스트 1순위에 올라있는건 아닌지..)
라면 한 젓가락으로 홈페이지를 밤을 지새가면서
만들어주신 선배님, 오랜 수배생활을 견뎌가면서도
왕산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거금을 쾌척(?)해주신
선배님, 다른 것은 못믿겠고 아침에 그저 일찍 일어나는것
하나만으로도 지지를 보내준 친구들, 아무것도 모르고
왔다가 그 자리에서 선거운동원 가입서를 쓰고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한 장 내고 다음날부터 노란우비를
입기 시작한 새내기녀석들.....오로지 사람, 사람,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우리에게 가장 큰 희망은 내 곁의 사람입니다.
그 당연한 것을 어째서 그리도 자주 나는 잊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라고 박노해씨가 말하고 나서도
'그걸 왜 당신만 모르고 있었는가'라고 묻던 나였는데 말이죠...^^
청승이지만 집으로 돌아와서 새벽에 눈물을 찔끔거렸습니다.
혼자서 담배를 태우다가 말이죠.
내게는 너무도 소중한 기억입니다.
선거운동과정 자체가 말입니다.
어려움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힘을 모으는 것은
그 자체로 고귀한 기억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드물기 때문에 고귀한지도 모릅니다.
아픔도 있었습니다.
오랜만의 경선이라서 그랬는지, 미숙하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잡음도 많았고, 내부적으로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돌아보면 잊지 못할 기억입니다.
그러나 그 기억을, 그 소중한 기억을 일년이 지난후에도
간직하기 위해서, 아니 평생토록 간직하기 위해서는
일년동안 마음에다 깊이 품고 있어야겠습니다.
처음의 마음.
늘 그 마음만 있다면, 그 마음으로만 뛸 수 있다면
뭐가 두렵고, 뭐가 무섭겠습니까?
만나가면서 들었던 호된 비판과 질책, 그런것들도
소중하게 챙기면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는 이미 졸업한 내 친구들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표가 끝나고 새벽의 뒷풀이 자리에서 그런말을 했더랬습니다.
"왕산은, 왕산의 가치는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왕산을 사랑했고, 여전히 왕산을 못잊어 하는 사람들이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들이 휴학생이든, 졸업생이든, 제적생이든....
그런것은 부차적인 것이 아닌가?
왕산을 사랑하는 이 마음하나만으로도 우리는
너무도 서로를 벅찬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지 않은가?"
왕산을 더 사랑해야겠습니다.
그것이 선배들이 면면히 이어온 왕산의 우직한 전통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왕산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하시기를 바라고, 부탁드립니다. 사랑은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힘내시고, 준비 잘 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