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orever Friend -Charlie Landsborough
그저께 설비보전기사에 뜻하지 않게 합격하여 그날은 마치 구름위를 걷는듯
들뜬 기분으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어제는 기계설비협회에 회원등록을 하고
유지관리자격을 작성하기 위해 지난 경력을 떠올려 보았다.
MB정권 시절 천안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때 회사 사장이 간부근무지 공모제를
실시하여 자신이 근무하는곳에서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은 타지역으로 이동해야 하고
타지역도 선택받지 못할경우 마치 삼청교육대처럼 수개월 동안 가혹한 훈련을통한
정신개조를 강요당해야 했다. 나는 영월에서 10년을 근무하다 아내의 고향 충남에 왔기에
충남연고인 사람들 우선으로 선택을 하니 밀려날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경기본부에서 선택을 받고 집에서 가까운 평택으로 발령받을수 있었다
천안에서 평택까지 2년 3개월간 출퇴근해야 해서 아침 6시반에 집에서 나와 전철을 타고
평택역까지 가서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출근했는데 돌아보니 그시절이 봄날이었다
그후 다시 천안으로 컴백하였고 평택에서 함께 근무했던 간부 1명도 천안으로
와서 같은 부서에 근무하게 되었다. 이친구는 아산시 둔포면이 고향인데 사법고시
공부하다 나처럼 늦은 나이에 입사하였고 내가 만난 사람중 가장 진실한 사람이었다
그는 남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민원을 앞장서서 해결하고 직원들의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해결해 주는 보석같은 사람이었다. 나와 달리 초급간부시험도 한번에 합격하여
승승장구 할수 있는데 승진을 위한 활동도 하지 않고 쉬는 날엔 고향집에 가서
부모님의 농사일을 해주는 효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천안에서 함께 근무할때 이친구가 별안간 사표를 낸다는 소문을 듣고
조용히 불러얘기를 해보니 개인적으로 상당히 힘든 일이 있어 쉬고싶다는 것이다.
아직 초등학교에 다니는 애가 셋이나 있는데 차라리 몇개월 휴직하라고 권유했더니
휴직은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주니 싫다는 것이다
너의 휴직동안 내가 겸직하며 일을 대신해줄테니 걱정말라고 안심시키고
이친구는 3개월 휴직하고 복직하였다
어제 경력증명서를 작성하며 그의 일을 겸직했던 기억이 생각나 실로 오랜만에
전화해보니 아직 평택에 근무하고 있었고 내년에 퇴직한다고 한다
한참을 통화하고 자신이 퇴직전에 평택에 한번 오라는 얘기와 함께 통화를 끝냈다
저문강에 삽을 씻고
흐르는 것이 물 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에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리고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 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 가야 한다
- 정희성 -
첫댓글 역시 그산님이십니다.
동료를 맘 편히 쉬게 해주시려고 3개월이나 그 업무를 대신 해주시다니요.
직장은 엄밀히 말하면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인데
그 속에서도 인간미를 발휘하셨으니 존경스럽습니다.
평택, 서해대교 건너면 당진인 경기도의 끝,
그 다리 건너 서해안 어느 포구에든 가고 싶은 아침에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달항아리님 감사합니다. 평택에서 한부서에 같이 근무하면서 그친구의 성정을 잘알고 있었는데
천안에서도 한부서에 함께 근무하게 되었지요. 남을 잘도와주지만 자신의 일은 남에게 부탁안하는
아주 보기드문 사람입니다. 제가 겸직해주겠다는 부탁을 거절하더군요 ^^ 그래서 상사한테 얘기하고
휴직할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오늘 바닷가 잘다녀오셨는지요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늘
봄가을 아산으로 나감니다
천안도 어제는 대도시가 됫군요
반갑습니다. 천안은 이제 인구 70만이 넘는 대도시고
아산도 40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타국생활 잘지내시고 내년봄 행복한 고국나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
직장에서 만난 귀한 인연이
현재형이어서 좋습니다.
고운인연으로 이어졌으니
만나시면 참 반가우실듯요.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처음 만났어도 다시 볼 사람처럼 대하면
그게 좋은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직장동료야 오죽하겠습니까.
그산님
행복하시길요^^
제라님 반갑습니다
저보다 7살 아래지만 정말 배울점이 많은 친구입니다
늘 한결같고 조용하고 남을 도와주기 좋아하지만 자신의 일은 도움받지않으려는 사람이지요
그리고 자신의 자녀를 끔찍이도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옆에서 지켜보는 내내 흐뭇했습니다
제라님도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참 흐믓하고
좋으신 분들의 의리,
아름다우신 동료애...
배려...우정 입니다!
그산님의 섬세함
존경 스러워요..
수샨님 반갑습니다. 저와 2번 한부서에서 만났지만 나이차이도 있고
술도 안먹고 워낙 조용한 사람이라 개인적인 만남은 갖지 않았습니다
부족한 저를 칭찬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그산님의 건전함이 느껴집니다.
그 때나 요즘이나 남의 일을 자기일 인 양..
도와 주는 사람 보기 드문 일인데 ..
지남 커리어 잘 작성하시어..
어렵게 딴 자격증이 빛을 발했으면 좋겠습니다.
김포인님 감사합니다. 한부서에서 2번이나 같이 근무하였기에
그친구의 사람됨을 너무 잘알고 있었고 어린 자녀가 3명이나 있는데
대책없이 그만둔다 하여 휴직을 권고하였지요.
저는 전기기사가 있고 기계설비 관련기사까지 취득했기에
건강만 받쳐준다면 70대초반까지는 현업에서 일할생각입니다
댓글 감사드리고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
어찌 인생을 살아가시는 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글
흐뭇한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고운 마음 오래오래 간직하시며
내년에도 평안하고 즐거운 삶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반갑습니다. 사실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고 실천은 못하지만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늘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
가장 단순한게 가장 아름답다
요즘 인테리어에 적용되는 말이죠?
이야기가 아주 순수하면서도
등장인물인 두남자의 인격이 도드라져 보이네요
나는 어제 글에서 고딩동창 한늠을 완전
싸가지가 바가지인 늠으로 만들어버렸는데?
그렇다고 영판씨리 잡늠으로 살고있진 않아요
코로나로 짐작되는데 병원가서 검사, 치료도 안받고 판피린만 마시고 버팁니다
이상태면 내일 모임도 못갈듯해요
마음은 비오는 우리동네 시루봉 아닌 덕주봉 타고 있어요 ㅋㅋ
몸님 반갑습니다. 문장력이 부족하여 있는 그대로 서술형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항상 재밌고 유머가득하면서 의미있는 글을 쓰는 몸님에 비하면 한없이 부족합니다
그쪽 동네는 눈구경하기는 힘들겠네요. 비그치면 시루봉과 덕주봉 올라가보시기 바랍니다 !
대단하신 분들 ~ 정말 찐우정에 감동입니다.
그때 퇴직이. 아닌 휴직이였기에~~
지금도 근무를 하신다니 흐뭇합니다.
서초님 반갑습니다. 그때 그친구가 애 그만 두려했는지 워낙 과묵한 사람이라
얘기는 안하더군요. 저는 퇴직한지 6년이 지났지만 그친구는 내년에 퇴직한다 합니다.
댓글 감사드리며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
좋은사람 곁에 더 좋은사람이 함께 있으니 힘든세상 버틸 수 있겠죠. 개인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해 가는 세상에 두분의 찐 동료애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리진님 반갑습니다. 그친구와 함께 근무한 사람들은 모두 그친구의 진실됨을 칭찬합니다
요즘 보기 정말 드문 사람이지요. 그러기에 그친구의 퇴직을 말리고 겸직을 자원했습니다
댓글 감사드리며 행복한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연말에 훈훈한 미담입니다
두분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저길이 많이 낯익은데..
혹 평택고 앞인가요?
가을이오면님 반갑습니다. 사실 저보다 한참 후배고 술도 안먹고 워낙 조용한 사람이라
개인적인 만남을 갖지는 않았습니다. 사진은 회사앞 초등학교앞인데 벚꽃이 너무 예뻐 한장
찍어두었었지요. 늘 따뜻한 말씀 감사드리고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
노래 좋고요~ 저문강에 삽을 씻고
슬픔도 퍼다 버린다 시 도 좋아요
그산님의 살아 온길도 좋고요 삶의 이야기는 오늘도 이래저래 좋습니다.
운선작가님 반갑습니다
"저문강에 삽을 씻고"는 힘들때 가끔 들여다 보는 시입니다
내일 선자령 눈구경 가려했다가 발목이 회복안되어 취소했는데
충남에도 눈이 많이 온다하여 기대하고 있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