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2001년도 상반기 극영화 시나리오공모사업에는 지난 6.25(월)-6.29
(금), 5일간 총 387편의 작품이 접수되었으며, 예비심사 9인, 결정심사 5
인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사를 진행하였습니다.
o 예비심사는 지난 7.6(금) - 7.19(목)까지(13일간) 진행되었으며,
총9인의 심사위원을 3인 3개조로 나누어 심사하되 작품별로 A,B,C,D,E 5
등급으로 평가하되 각 조별로 심사위원 각자가 B등급 이상으로 평가한 작
품을 대상으로 총 42편의 작품을 선정하여 결정심사에 회부하였습니다.
o 결정심사는 지난 7.25(수)-7.28(금)까지 총5인의 심사위원이 예비심
사 통과작품 42편을 대상으로 정독후 토론과 투표를 거쳐 최종 입상작 3편
을 선정하였습니다.
입상작 선정은 대상의 경우 5인의 심사위원이 기표제 방식으로 1편씩
을 적어내어 이들 작품에 대한 토론을 거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보도블
록 밑에는 바다가 있다](기승태 작)를 대상수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우수작 2편의 선정은 심사위원 각자가 3편씩의 우수작 후보작품을 기
표하여, 심사위원중 과반수이상 득표 작품을 우수작으로 결정하는 방식에
서 후보대상으로 [껍질 (김규향 작)],[개들의 전쟁 (조병옥 작)],[버라이
어티쇼-장트리오 리싸이틀 (김상돈 작)],[병자씨를 위한 클라리넷 협주곡
제2악장 (이경아 작)],[안전범죄 (박성훈 작)],[쌍화점 (유지형 작)],
[햇살속으로 래프팅하고 싶다 (유갑열 작)],[앵그리 영맨 (민병선 작)] 8
작품의 후보작중 3표를 얻은 [껍질]을 1차 우수작으로 결정하였으며 나머
지 7작품중 2표씩을 얻은 [개들의 전쟁],[안전범죄],[앵그리 영맨],[햇살
속으로 래프팅하고 싶다],[병자씨를 위한 클라리넷 협주곡 제2악장] 5작품
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하여 이중 심사운영세칙에 따라 과반수 이상 득표
작인 [개들의 전쟁]을 우수작 수상작으로 추가결정하였습니다.
o 금번 사업의 심사를 하면서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조금 거칠더라도 사
회적,문화적 비젼을 제시하는 작품이 잘 보이지 않았고 치열한 작가 정신
이 엿보이는 작품이 별로 눈에 띄지 않은 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
다. 또한 현재 제작되는 한국영화의 경향을 반영하듯 응모작들의 장르 자
체가 너무 협소한 점과 비슷한 성향의 작품들이 많이 출품된 것등을 아쉬운
점으로 지적하면서 참가하신 심사위원 모두가 하반기 시행에는 좀더 독창적
이고 치열한 작가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이 응모되기를 희망하였습니
다.
4. 심사총평(심사위원 송길한, 박철수, 안동규, 신승수, 김대우)
이번 공모의 본심은 평창동의 한 호텔 커피 라운지에서 처음 심사위원
들이 모였을 때부터 사뭇 긴장된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십 삼
일간이라는 예심기간을 거치며 본심에 올라온, 그야말로 정예중의 정예 40
여 편이 심사위원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어느 한 작품도 소홀
히 할 수 없는 상황, 그야말로 부담스러운 심사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
었고 심사 마지막 부분, 당선작을 결정할 때에도 격렬한 토론이 오갈 것
이 불 보듯 뻔했다.
그런데 다섯명의 심사위원들은 대상작으로 '보도블럭 밑에는 바다가 있
다'라는 작품을 선정하는 데에 의외로 만장일치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 작
품은 자신이 감원대상이라는 것을 알게된 한 건실한 은행원과 대출을 받아
야 하는 조폭의 중간보스, 절대로 '시재'(이 단어가 궁금하면 주변의 은행
원에게 문의하시길)를 잃어서는 안되는 여직원이 펼쳐나가는 이야기이다.
코믹하면서도 건조하고, 그러면서도 현대인의 삶의 애환이 잔잔하게 녹아
있는 수작이다. 특히 여직원이 자신의 시재를 절대로 놓칠 수 없다면서 조
폭의 차를 뒤따라가는 장면은 읽는 사람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
는 시간을 제공하여 주었다. 물론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억지스러운 부분
이 눈에 띄고 인물의 '진심'이 좀더 구현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의 작가가 세상과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다들 동의
하였던 것이다.
우수작으로는 '개들의 전쟁'과 '껍질'을 선정하였다. '개들의 전쟁'은
사소한 예의범절을 둘러싼 삼류 양아치들의 해프닝을 그린 작품인데 작가
의 입담과 애드립처럼 던져지는 대사들이 어우러져 통쾌하게 읽혀 나간
다. 다 읽고 나면 어쩐지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느낌이라는 아쉬움도 있
었지만 워낙 재미있게 읽히는 터라 그것도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하고 기대
하는 심사위원들도 있었다. '껍질'은 심사위원들 간에 논란이 있었던 작품
이다. 네 명의 남녀가 돈과 섹스를 둘러싸고 얼키고 설키는 이야기인데
초반은 건조하면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일품이지만 중반에 들어서 사건이 개
입되면서 작위적으로 흐른 느낌이 없지 않다.
그 외에도 본심의 최종심에 오른 작품들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의 우열
을 가졌을 뿐이다. 인물들의 매력이 돋보였던 '햇살 속으로 래프팅하고 싶
다', 후반부의 약점을 가지긴 했지만 심사위원 중에 열렬팬을 확보했
던 '병자씨를 위한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 거칠지만 힘이 느껴졌던 '안
전범죄'와 '앵그리 영맨', 기획적 신선함이 돋보였던 '쌍화점'과 '버라이
어티 쑈-장 트리오 리싸이틀'등이 수상을 놓고 타투다가 수 차례의 투표
끝에 아깝게 탈락했음을 이 작품들의 작가들에게 전하고 싶다. 그리고 최
종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COMA' '내고향 우주' '내 영혼의 부엌' '같
은 자세' 'Driver's heaven' '스위트 파파' 같은 작품들이 주목을 끌었
음을 밝혀둔다.
심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삼복의 날씨에 달아오른 거리
를 내다보며 좋은 작가와 작품들을 뽑았다는 기쁨과 함께, 울리지 않는 전
화기를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을 탈락자들이 마음에 밟혔다. '당신의 작
품... 참 재미있었습니다.'
※ 2001년 상반기 영화진흥위원회 극영화 시나리오공모 입상작 시상식은
입상작 작가와 심사에 참여하신 심사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8월 14일(화)
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