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초등학교 황룡분교(전신 황룡북초등학교)가 올해 9명의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황룡분교는 1934년 월평공립초등학교 부설 아곡 간이학교로 시작하여 통안분교, 와우분교, 추암분교를 두기도 했으며, 1999년 황룡분교로 격하되는 등 74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폐교가 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통폐합된 농어촌학교가 전국 2266개나 된다. 본교가 분교가 되고 다시 2~3년 후 폐교의 운명을 맞게 되는데, 도시에 있는 학교보다 농어촌 학교가 통폐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해가 바뀔 때마다 통폐합 대상에 해당하는 학교가 50%에 이른다고 한다.
전남은 최근 6년간(2001~2006년) 무려 78개 학교가 폐교가 되어 전국에서 제일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장성군은 1990년 황룡초교 와우분교를 시작으로 현재 21개 학교가 폐교되었다. 이중 15개 학교는 매각되었으며, 자체활용 2개교, 임대 2개교, 매각예정은 월평초 황룡분교까지 3개교이며, 올 9월에 폐교가 되는 약수초등학교 북상분교까지 합하면 4개교가 된다.
장성교육청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군내 폐교는 다른 지자체의 폐교에 비해 그나마 매각과 재활용이 순조롭다고 한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장성교육청의 자료를 보면 2000년부터 매각된 15개중 12개교가 개인에게 매각됐으며 서삼초교 대덕분교(과학수사연구소서부분소)와 황룡초교 와우분교(국방부 군사시설), 북이초교 만무분교(백양사농협 버섯종균배양소), 남면 서초등학교(한마음영농조합) 4곳만이 공공의 성격을 띠고 활용하고 있다.
교육문화시설, 주민복지, 농업생산, 사회복지시설로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 우선 매각·임대 대상이 되다보니 일단 청소년수련원, 사원연수원 등으로 매각한 후, 매입목적에 맞는 시설공사를 하지 않고 10여년 동안 방치하고 있는 폐교도 4개교나 된다.
또한 폐교에 관해 우선 적용되던 ‘계약당시 사업 목적 외 사용 불허’인 ‘지방재정법’ 제75조가 2006년부터 삭제돼 기존에 사업목적을 제시해 폐교를 매입했던 개인들도 굳이 계약 당시 사업목적을 고수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관내도 전국적으로 포화상태인 청소년수련장, 연수원 등으로 매입된 곳이 8곳이나 되어 사업목적을 변경해도 제제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 앞으로 주민들과의 마찰도 예상되고 있다.
또 안평초교(1995년 폐교)나 장성북초교(1997년 폐교)처럼 10년이 지나도 매각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실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상태에서 건물, 나무 한그루까지 포함시키고 있고, 주변 땅 값과 비교해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것이 하나의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교육청관계자는 “마을주민들이 자기 땅을 기부하고 돌을 쌓고 해서 만들어진 것이 시골학교이다. 아무리 개인이 샀다고 해도 폐교 자체는 개인 소유가 아니라 사회적 공간이기 때문에 사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폐교 매각을 지자체가 나서서 매입해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열악한 지방재정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폐교의 활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폐교활용에 관한 관련법을 개정하여 폐교의 재산을 지자체로 조건없이 이관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교육청도 그렇고 지자체도 그렇고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를 해서 폐교가 지역내에서 발전적이고 희망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