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화면이 나오지 않는다고 와 보란다.
소리는 들리는데 화면이 까맣다.
자세히 보니 검은 화면에도 희미하게 리모컨 작동에 반응은 잘 되고 있었다.
또 목돈이 들어가나 마음을 졸이며 유튜브에 모니터 고장 현상을 찾아봤다.
마침 같은 현상을 검색했는데 고장원인은 백라이트였다.
12년을 모니터로 TV를 봐 온 터라 실패해도 부담이 없어
같은 기종의 백라이트를 3만 원에 주문하였다.
이미 단종된 부품이고 서비스센터에 연락하니 바뀐 번호라고 했다.
주문 도착 일자에 맞추어 모니터를 미리 분해해 놓았다.
도착한 백라이트와 비교해 보니 LED 렌즈가 조금 작았지만
일단 조립하여 전원을 켜니 다행히 잘 작동되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내 앞에 자랑스럽게 설치를 마치고 리모컨을 켰다.
아내의 첫마디가 왜 화질이 저러냐고 그런다.
단종되어 대체 부품을 사용해서 그렇다고 하고
화면조정을 해보았으나 별 차이가 없었다.
좀 더 사용하다가 화질이 좋은 TV로 바꾸어 주겠다며 달래줄 뿐이었다.
혼자 생각하기를 젊을 때야 취미로 교환이나 수리한다고 하지만
나이 육십 중반에 겁도 없이 이래도 되나 싶었다.
나이 들고 노인이고 어르신이 되어가는 지금도 이러는 것이 정상인가 싶기도 하다.
일상 가운데 가끔 옛날 버릇처럼 행동할 때가 많다.
운동이나 힘쓰는 일이나 만들기 작업에 집중할 때면 나이를 까먹고 습관처럼 행동한다.
아직 젊었는지 그냥 사는 것인지 나이 감각을 못 느끼고 산다.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했는데 나이 먹어도 생각과 기질은 그대로다.
처음 믿음이 지금 그대로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언제 당신에게 이같이 하는 버릇이 있었더냐 그가 말하되 없었느니라[민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