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의 산막이 옛길은
잘 알려지지 않은 길로서 근래에 개발된
강변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비로인해 마침 강물이 불어 물은 황톳 물로 넘쳐나지만
깊은 산중에 위치하여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증평소재지 - 외사리 마을- 사외랑마을 - 산막이 20킬로)
댐 상류가 물안개로 자욱하고 구름위의 산이 매혹적이다.
산막이 옛길은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이 여행의 출발지이다.
사오랑 마을에서 산막이 까지 강을 끼고 풍광 좋은 길 약 4킬로를 옛 사람들이 넘나들던 길이다. 예전에 희미하게 남은 이 길을 괴산군이 여행자들을 위해 친환경적으로 돌과 나무를 이용해 다듬어 놓아 옛날 길 그대로를 걸어보기는 어려웠지만 오솔길처럼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괴산 수력발전소와 괴산댐, 그리고 옛길이 절묘하게 어울려 걷는 동안 산수화를 연상케 하여 괴산군이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산막이의 쓰임은 옛날에 약초를 캐 살아가는 약초꾼이나 심마니들 그리고 나무를 해서 살아가는 나무 꾼, 버섯꾼들이 하루 만에 돌아오기 어려울 때 밤이 되면 잠시 쉬기도 하고 잠을 자기위해 간단한 막집을 만들어 이곳을 지나는 산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산막은 주인이 따로 없이 누구든 지나다가 필요하면 그곳에서 하루 쉬고 가면 되는 산사람을 배려한 집이라 볼 수 있다.
동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괴산 증평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내렸다.
요즈음 장마철이라서 우중이 아닐까 약간은 걱정이 됐지만 도착하여보니 날씨는 개였다. 주변이 산으로 쌓인 짜임새 있는 읍 소재지와 소재지를 벗어나니 동진천과 괴강이 주변을 흐르고 있다. 괴산지역을 흐르는 강이라서 괴강이라 했을까? 아마 그런 의미 같다.
증평읍에서 외사리 산막이 까지 약 사십 리 길을 천천히 걸어보기로 했다. 요즈음 옥수수가 익어가는 시절인가보다. 옥수수 밭에는 옥수수수염이 제법 크게 자라 발그스레하다. 증평의 찰옥수수는 충청지방에서는 잘 알려져 외지 주문이 많다고 한다. 저쪽 길가에 옥수수를 직접 쪄서 파는 큰 노점이 보인다.
우리는 가랑비도 피할 겸 막 쪄 나온 옥수수를 사서 한 입 물었다. 달콤하면서도 찰진 알갱이가 부서지면서 감칠맛이 난다. 방금 쪄낸 옥수수가 뜨거워 손을 댈 뻔했다. 주인아주머니가 친절하게도 덤으로 두 개를 더 주어 배낭에 넣었다가 나중에 먹기로 하였다.
삼거리 길에서 연풍 쪽으로 접어들어 괴강 큰 다리를 건너자 야외 방송이 울려 나온다. 댐 상류에 물이 불어나 낮은 다리는 넘칠 수 있으니 물 조심 하라는 방송이다.
간밤에 많은 비가 와서 지금은 수량이 넘칠 정도로 강물이 넘실거리고 물 구경나온 사람들도 있다.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앞산 중턱을 보니 안개구름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마음은 상쾌해지고 건너편 산이 손을 뻗으면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비 개인 아침의 산간 지역에 마을과 산은 수정처럼 깨끗하고 맑음 그 자체이다.
괴산은 남한강의 상류인 달천과 남으로 백두대간이 빚어 놓은 명산들, 그 속에서 화양동, 선유동, 쌍곡 계곡 등이 선경을 이루고 있다. 발 닿는 곳마다 명승지가 아닌 곳이 없어 괴산을 찾았다 떠나는 발길을 무겁게 하는 그런 곳이라고 지역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하고 있다.
비로인해 황토물이지만 산이 수려하다.
특히 괴산군은 산이 76%를 차지하고 있어 산세가 아름답고 또한 수려한 35개의 명산을 엄선하여 등산로를 개발하여 놓아 곳곳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두루 찾아 다녀 볼만한 곳이다.
일전에 화양동, 선유동을 친구들과 같이 찾아보았는데 경관이 좋아서 하루 종일 걸어본 적이 있다.
외사리 마을에 들어섰다. 괴산 수력 발전소가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댐과 함께 보인다. 수력발전소는 보통 산중에 떨어져 있어 찾기조차 힘들지만 이곳은 마을 안 일부분에 포함되어 있는 느낌이다. 1957년도에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 우리 손으로 만든 수력발전소라고 동네 사람들이 소개한다.
산막이 옛길을 달리 괴산 수력 발전소 내 올레 길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길이 댐 안에 있기 때문이다. 괴산댐은 그 규모가 소양댐이나 팔당댐처럼 크지 않고 그야말로 호수 같은 작은 댐으로 포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댐 오른편 산 밑으로 오솔길을 만들어 걷도록 하였다.
제주도 올레길 중 7코스를 걸어보면 자연스런 길을 만들기 어려운 곳에는 수입 목으로 통로같이 생긴 다리를 만들어 그 위를 걸으며 바닷가 풍광을 즐긴 기억이 난다. 산막이 길 또한 이처럼 만들어놓아 중간 중간 걷기 쉽도록 해 놓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자연 그대로 흙길 이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댐 상류의 호수를 감상하면서 걸어보도록 강변을 걷듯이 배려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댐안 호수의 물 구비가 산을 감고 크게 휘돌아서 운치를 더하는데 마침 물이 불어 물안개가 자욱이 수면위에 오른다. 그 위를 유람선이 물살을 가르고 산막이 쪽 상류로 유유히 떠간다. 구비를 돌아 깎아지른 절벽을 바라보니 강태공의 낚시질이 연상되듯 경관이 빼어났다. 이곳에는 2-3척의 배가 왕래하고 있었다.
매바위
길을 따라 산막이에 다다르면 작은 선착장에서 다시 댐을 향해 선유하며 주변을 조망할 수 있도록 유람선이 다닌다.
중간쯤에 호수 전망대가 나왔다. 많이 걷기도 했거니와 간식생각이 나던 터에 쉬어가기로 했다. 뒤따라온 다른 사람들도 이곳에 머무르며 가져온 음식을 꺼내 놓는다.
음성에서 온 다른 일행 중에 자기 고장 막걸리가 한때 청와대까지 들어갔다며 자랑을 하기에 한 잔 청하였다. 막걸리는 지역마다 맛이 다르고 특이하다. 물맛이 달라서일까? 약간씩 독특한 맛이 있다.
나는 가져온 서울 장수 생 막걸리를 내놓았더니 먹어보고서 괜찮단다. 혹시 발효 약품을 넣지 않느냐고 묻는다. 유산균이 많은 쌀 생 막걸리라고 설명했다. 막걸리 회사 직원은 아니지만 서울 지역 술을 새삼 홍보하고 있었다.
우리는 갔던 길을 되짚어 오면서 차분히 주변을 살펴보았다. 전 날 내린 비가 스며들어 산에 흐르는 물줄기는 제법 힘차고 맑은 물이 흐른다. 손도 씻고 발도 담그며 앉은뱅이 약수터의 물도 상큼하다. 번지점프 대처럼 만들어 놓은 고공 전망대위에 오르니 제법 수면위로 높아 아찔한 느낌이다.
산골 마을 인심은 아직도 훈훈하다. 산을 내려오는데 작은 트럭 한 대가 멈추더니 마을 주차장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짐칸에 올라서서 머리카락 휘날리며 맑은 공기가 온몸을 감싼다. 덕분에 마을까지 편히 내려왔다. 산을 좋아하는 이는 괴산지역 명산들을 둘러본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첫댓글
주 교장 님! 재미가 솔솔 하시네요. 조회수도 많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주 교장이 써 놓은 사진과 수필, 읽고 보는 우리도 재미있고 실감이 나는데 실지로 다녀본 그곳의 친구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부럽습니다.
다녀간 사람들이 많고, 마음이 좋아 댓글 많이 달아주는 더 넓은 곳으로 옮겨갑니다. 흐르는 음악과 함께. 어떤 음악을 삽입할까요? ☜~~저기 저 사진 좋은데요.
그리고 음악은 Happy손이 좋아하는 이정선 / 산사람으로 삽입했습니다. 학 카페는 ▒☞ 음악 사랑 ♡♥♬♬에 동문카페 도란도란에서 들어보세요.
수고하시는군요 손 님 ! 괜히 쑥스럽네. 재미있게 보아준다면 다행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