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웃기게
기꺼해야 백 년,
봄비에 젖은 발자국처럼
왔다가 사라질 이름 하나.
그런데도 우리는
바람 한 줄기에도 깃발을 세우며
말한다.
"여기 내가 있었다."
기쁨으로 쓰고,
눈물로 지우고,
다시 외로움으로 덧쓰는
한 편의 긴 이야기.
나는 존재한다.
상처 난 무릎으로.
잠 못 이루는 밤으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그러나 산은
그 말을 듣고도 말이 없고,
강물은
그 사연을 싣고도 머물지 않는다.
문득 돌아보니
존재란,
증명해야 하는 무엇이 아니라
잠시 빌려 입은 저녁노을 같은 것.
그러니 오늘은
너무 심각하게 울지 말고,
너무 장엄하게 절망하지도 말자.
어차피 우리는
우주가 잠깐 꾸어 간 농담 한 줄.
꽃은 피다가 웃고,
새는 날다가 웃고,
달은 이지러지며 웃는다.
이야기를 써야 한다면
조금은 가볍게.
사라질 것을 안다면
조금은 따뜻하게.
마지막 장에 이르러
모든 문장이 흩어질 때,
그때 남는 것은
위대한 진리도,
불멸의 이름도 아니다.
다만
"참, 이상한 꿈이었네."
하며
허허 웃는
한 줄기 맑은 바람.
*드라마 [무자모싸]에 나오는 황진만 시인이 동생에게 하는 말:
모든 스토리는 ‘나는 존재한다’는 아우성이다. 이렇게 아프게 존재해. 이렇게 슬프게 존재해. 이렇게 우울하게 존재해. 이렇게 웃기게 존재해. 기꺼해야 백 년. 백 년이면 다 사라지는데. 사라지는 것이 진정 존재했던 것인가? 그런데 이 놈을 잠재우기 위해 정신 없이 스토리를 써대지. 살아 있는 한 스토리를 써야 한다면 이왕이면 웃기게. 난 그렇게 못 살았지만. 넌 웃기게.
첫댓글 날 마 다 좋 은 날꽃 한 송이 빌려 들고바람 결에 빙그르르, 웃음의 각도를 맞춘다가벼운 양손으로 왔으니갈 때도 플러그를 뽑듯 가볍게 지워질 것.봄날의 하룻밤 꿈이 남긴 희미한발자국을 따라 걷는 길...피어난 꽃은 사르르, 로딩을 끝내고파랑새는 가치 높은 멜로디만 남긴 채 날아간다그 무겁던 활자의 경전들은어느 클라우드 속으로 숨어버렸을까.?바람이 스윽, 공간을 터치하면나도 가볍게 링크되어 하 하 하 우리 삶이라는 데이터도 결국 바람처럼 가볍게 흐르는 한 줄의 미소일 뿐...마 하 반 야 바 라밀 ^^~
첫댓글 날 마 다 좋 은 날
꽃 한 송이 빌려 들고
바람 결에 빙그르르,
웃음의 각도를 맞춘다
가벼운 양손으로 왔으니
갈 때도 플러그를 뽑듯
가볍게 지워질 것.
봄날의 하룻밤 꿈이 남긴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걷는 길...
피어난 꽃은 사르르, 로딩을 끝내고
파랑새는 가치 높은 멜로디만 남긴 채 날아간다
그 무겁던 활자의 경전들은
어느 클라우드 속으로 숨어버렸을까.?
바람이 스윽, 공간을 터치하면
나도 가볍게 링크되어 하 하 하
우리 삶이라는 데이터도 결국 바람처럼
가볍게 흐르는 한 줄의 미소일 뿐...
마 하 반 야 바 라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