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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고장 전남장흥
문화가 도시를 살린다. 문화를 제쳐놓고 관광을 얘기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전남 장흥은 축복받은 고장이다. 작품 속 단골배경지일 뿐만 아니라 한국 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여러 작가들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발자취는 세월을 뛰어넘어 장흥땅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소설 < 눈길 > 의 배경이자 이청준 선생의 생가가 있는 진목마을,한승원 문학산책로, 천관산 문학공원…. '느린 여행'이 대접받고 있는 이즈음 발걸음을 조금 늦추면 사색에 빠져 한 해를 정리하기에 더없이 좋다.
이청준 생가 오죽하면 시인 곽재구는 장흥을 두고 "열애처럼 쏟아지는 끈적한 소설의 비가 내리는 땅"이라고 했을까. 지식경제부가 전국 최초로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한 곳도 바로 이 땅이다. 문학여행은 회진면 진목리 갯나들 마을에 자리한 이청준 문학자리에서 시작한다. 이청준 선생의 문학정신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조성된 이곳은 넓적한 돌판 위에 너럭바위와 글 기둥이 사이좋게 서 있다. 이청준 선생이 직접 그렸다는 돌판 위의 문학지도가 눈길을 끈다. 고개를 들어 멀찌감치 바라본다. < 눈길 > < 선학동 나그네 > 의 무대가 됐던 득량만이 시원하다. 진목마을에는 생가가 남아 있다. 아담하고 소담스런 집에는 사진과 유물이 다소곳하게 놓여 있고 마당 한쪽에 놓인 장독대가 정겹다. 용산면 남포마을은 영화 < 축제 > 의 배경. 고즈넉한 해변마을인 남포는 소나무 몇 그루를 이고 있는 소등섬이 운치를 더해준다. 썰물 때 육지와 이어지는 섬은 정월 대보름날 당 제사를 모신다. 달빛 아래 자태가 특히 아름답다. 바닷바람에 코끝이 알싸한 이즈음 소등섬은 석화구이가 제철이다.
한승원 문학산책로 안양면은 < 아제아제 바라아제 > 등 생명력 넘치는 문학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한승원의 문학터전이다. 율산마을에 '해산토굴'이라는 집필실을 마련한 그는 현재까지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여닫이해변 앞 '한승원 문학 산책로'도 필수코스. '마르지 않는 문학의 샘'이자 '창작의 고향'인 바다를 따라 그의 글이 새겨진 비석이 줄줄이 이어진다.
여닫이해변
천관산 기암과 억새 천관은 '하나님의 면류관'이라는 뜻. 산자락이 품은 기암괴석의 모양새가 꼭 '왕관' 같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정상인 연대봉에 오르면 다도해가 한눈에 펼쳐진다. 날씨만 도와주면 한라산도 볼 수 있다. 가을 억새가 장관인 천관산에도 문학이 꿈틀댄다. 산 중턱 탑산사 아래 문학공원에는 이청준, 박범신,양귀자 등 문인들의 주옥같은 글을 바위에 새겨놓은 비석을 층층이 세웠다. 작가들의 육필 원고와 메시지를 담은 15m 높이의 문탑이 명물로 꼽힌다. 공원 아래에는 장흥 출신 문인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작품을 전시해 놓은 천관문학관을 만들었다. 문학여행 후에는 문화여행을 나설 차례. 장흥 토요시장은 한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한우거리와 할머니장터, 신나는 공연이 펼쳐져 연일 만원이다. 우드랜드는 산책하기에 좋다. 편백나무가 숲을 이뤄 삼림욕과 더불어 사색에 빠질 수 있다. 매생이마을은 바다에 늘어선 대나무말뚝이 장관. 11월~3월 사이에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마을에선 이달부터 내년 3월 초까지 매생이를 채취한다. 이외에 반월 장수풍뎅이마을과 우산 지렁이 정보화마을,탐진강의 생태계를 엿볼 수 있는 물문화관, 천년고찰 보림사 등에도 이야깃거리가 지천이다.
우드랜드 편백숲 △ 찾아가는 길: (기차)서울-광주(KTX 하루 9회), 서울-목포(KTX 하루 8회). 광주와 목포에서 장흥까지는 버스로 이동. 한국철도공사 1544-7788/(버스)서울-장흥(오전 8시50분, 오후 3시40분·4시50분). 장흥터미널 (061)863-9036 제암산, 방촌문화마을, 장천재계곡, 동학농민혁명기념탑, 천문과학관, 정남진해양낚시공원, 유치자연휴양림, 천관산자연휴양림 등 바다하우스(키조개와 바지락 회무침, 061-862-1021), 신녹원관(한정식, 061-863-6622), 귀보아구찜(아구찜, 061-863-5974), 취락식당(키조개등심구이, 061-863-2584), 천관마루(표고전골요리, 061-867-2366) 등 장평면 우산리(010-2788-7074)에서는 지렁이 생태체험을, 유치면 반월리 장수풍뎅이마을(010-3110-6145)에서는 장수풍뎅이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우드랜드에서는 나무를 활용한 목공예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옥섬워터파크(061-862-2100), 우드랜드(061-864-0063), 유치자연휴양림(061-863-6350),천관산 자연휴양림(061-867-6974), 진송관광호텔(061-864-7775), 해오름펜션(061-862-7343)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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