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17(화) 색다른 투어 cafe의 아침편지
내 자리에서 찾은 행복
올해 열두 살 난 소년 가장 수기를 읽었지요.
이 소년은 10년 전 뺑소니 교통 사고를 당한 아버지의
병시중을 혼자 들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사고가 난 후 곧바로 집을 나가 버렸고,
할아버지도 3년 전에 위암으로 돌아가시면서 병원비
1백만원을 이 소년한테 짐 지워 놓았다는군요.
이 소년의 하루 일과는 이렇습니다.
새벽 4시, 사발 시계의 소리에 일어나서 신문 보급소행,
배달을 마치고 7시쯤에 돌아와서 밥을 지어 서둘러
아버지와 밥을 먹고 아버지 점심상을 봐둔 다음에 학교로,...
이 소년의 점심은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준비해 준
도시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소년은 점심 도시락에 좀 다른 반찬이 있으면
몰래 덜어내 비닐봉지에 싸서 책가방 속에 넣어 가지고
집으로 옵니다.
이 소년이 집에 돌아와서 하는 첫번째 일은 하반신이
마비된 아버지의 욕창 소독과 대소변 처리이며, 3일에
한 번씩은 관장도 시킨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아버지가 누워서 해 놓은 신발 밑창을 오리는
일거리를 공장에 가져다 주고 새로 받아온 다음,
빨래하고, 청소하고, 저녁밥을 짓는다고 합니다.
소년은 이제 할아버지가 죽으면서
남겨 놓은 새마을금고의 1백만원 빚도 두 번만 넣으면
끝난다고 좋아합니다.
이 소년의 하루 가운데 가장 즐거운 시간은 저녁 식사
시간이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남겨 온 반찬, 이웃집 아줌마가 담가 준 김치,
그리고 콩나물국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아버지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소년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이렇게 기도를 한다고 합니다.
"하느님 저에게 이 순간의 행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증금 30만원에 월 4만원씩의 사글세방에 사는 이 소년
가장의 수기는 놀랍게도 이런 글귀로 끝을 맺었습니다.
"이제는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갈 용기가 있다.
만일 풍족한 생활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했다면
지금의 이 작은 행복은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작은 행복에 만족할 수 있는 것은
지나온 날들이 나에게 괴로움과 힘을 함께 주었기 때문입니다."
- 정채봉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중에서 -
작가 정채봉
* 출생 ~ 사망: 1946.11.03-2001.01.09
* 출생지 : 전라남도 승주
* 데뷔 : 1973.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꽃다발'로 등단
1946년 11월 3일 전남 승주 출생. 광양에서 성장하였다. 광양농고를 거쳐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샘터 편집국장으로 오랫동안 근무했다 1983년 동화 「물에서 나온 새」로 대한민국문학상 우수상, 1986년 동화집 『오세암』으로 제14회 새싹 문화상을 각각 수상하였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꽃다발」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성인동화 장르를 개척한 작가로, 1983년 동화 『물에서 나온 새』를 발표한 이래, 11권의 동화와 7권의 생각하는 동화, 11권의 에세이집과 시집을 발표하였다. 특히 1980년대 이후에 발표한 『물에서 나온 새』(1983),『오세암』(1984), 『생각하는 동화』(1991) 시리즈 7권 등은 대중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침체된 한국의 아동문학을 부흥 발전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작품에는 동화 『초승달과 밤배』(1987), 『모래알 한가운데』(1989), 『느낌표를 찾아서』(1991), 『입 속에서 나온 동백꽃 세 송이』(1997), 『눈동자 속으로 흐르는 강물』(1997), 『푸른 수평선은 왜 멀어지는가』(2000), 『그대 뒷모습』(2001) 등이 있다. 정채봉의 동화는 대상으로서의 독자층을 아동에 한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어휘나 문장 자체로서는 웬만한 어린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지만 그 내용은 상당히 심오한 세계를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다.
실제로 그의 동화는 어린이보다도 어른이나 청소년층에서 오히려 환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화든 소설이든 그의 작품이 갖는 절대적 강점은 대부분이 환상적인 사건을 추리문학적 구성으로 전개하여 매우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정채봉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면서 동화가 소설보다 저급한 것이라는 편견을 과감히 거부하며 화해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주는 전문적인 글쓰기의 영역에 동화 장르를 편입시켜 그 가능성을 확대하였다.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오세암」(1986), 「성 유대철」 등은 종교적 진리에 결합된 참된 삶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정채봉 선생은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꽃다발"로 등단, 2001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오세암" "초승달과 밤배" "물에서 나온 새" 등 서정적인 동화를 많이 남겼다. 동화작가 故 정채봉(1946-2001) 선생의 3주기 추모모임(2004년 1월 9일)이 서울 한식당 삼청각에서 열렸는데, 이날 모임에는 작가 박완서.조정래. 유경환.류시화씨를 비롯해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 가수 노영심씨 등 지인및 유족 30여 명이 참석했다.행사는 이해인 수녀의 추모시 낭송, 법정 스님의 말씀, 유족 대표로 아들 승태씨의 감사의 말 순으로 조촐하게 진행됐다. 샘터사는 이날 추모모임에 맞춰 정채봉 명상 잠언집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를 발간했다. 특히 "이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없다."라는 정채봉 작가의 잠언집은 작가 추모 3주기 기념으로 지금은 절판된 "느낌표를 찾아서", '모래알 한 가운데', '내마음의 고삐' 등 세권의 책에 담긴 내용을 한권으로 묽은 책의 개정판이다.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
‘애늙은이’라는 별명을 가진 '굴뚝새'가 오늘도 굴뚝 위에 앉아서 시름에 젖어 있다.
<어미 참새>가 <아기 참새>를 데리고 굴뚝 위로 날아가면서 말했다.
“걱정은 결코 위험을 제거한 적이 없다.”
“그리고 걱정은 결코 먹이를 그냥 가져다 준 적이 없으며,
눈물을 그치게 한 적도 없다.”
아기 참새가 말참견을 하였다.
“엄마, 걱정을 그럼 어떻게 해결하여야 하나요?”
“네 날개로, 제 발로 풀어야지.
(굴뚝새 처럼) 어디 저렇게 한나절 내내 걱정할 틈이 있겠느냐?”
어미 참새가 창공으로 더 높이 날며 말했다.
“걱정은 결코 두려움을 없애 준 적이 없어.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지.”
이때, 아래에서 총소리가 울렸다.
굴뚝 위에 앉아서 걱정에 잠겼던 굴뚝새가 땅으로 뚝 떨어지고 있었다.
-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중의 또다른 詩 -
아침 출근 길에는 약난 흐린 날씨가였으나 잠시 후 곧 햇볕이 쨍쨍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금년들어 가장 무더운 날이었습니다. 영상 30도를 넘는 날씨라고 신문방송에는 예고했는데, 일기 예보가 딱 맞았습니다.
2주전 泰國 Bangkok 여행중에는 섭씨 38도였지만 습도가 없어서 견딜만 했는데 우리나라에선 30도 이상의 날씨였으나 습도가 있어서인지 더 무더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간밤에 아들녀석이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처음으로 야근을 한다면서 귀가치 않아 걱정했는데, 아침에 가족 카카오로 발표할 작품 때문에 밤을 지세웠으나 쌩쌩하다는 연락을 받곤 안도했지요.
점심시간 전에 충정로 근처에 있는 유명한 중화요리 전문점 루이를 방문했습니다. 중화요리의 대가중에 한분인 여경옥 씨가 운영하는 식당인데, 워낙 유명한 분이라 약속을 할 수 없어 그냥 식당을 방문하여 마주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방문했지요. 화교 주방장협회 회장이라서 1급 요리사를 추천 받고 싶어서 위 식당을 방문했던 것입니다.
헌데 아니나 다를까? 쥔장께서는 여러곳에 식당을 원영하고 있고 또 대기업 식품부의 임원으로 재직중이라 만날 수 없었지요. 작은 요리와 짜장면을 먹곤 편지 한장에 질의할 내용과 추천을 부탁하는 인사말을 남겨두고 나왔습니다. 밖으로 나왔더니 하여간 낮시간 무지 무지 무더웠습니다.
이런 무더운날이지만 오늘은 한성 동우회 멤버들의 번개팅이 약속되어 있어서 퇴근 후에는 전자상가 뒷편 늘 우리가 모이던 '대월식당' 특별룸으로 달려갔지요. 어느덧 20여년이 흐르는 동안 늘 한번도 빠짐없이 만나던 원우회 동기들입니다. 비록 나이차이는 많이 나지만 이 조직에 낀 것만으로도 저는 행운아입니다. 오늘도 거하게 한잔하고 1711호 시내버스로 야심한 밤 귀가했습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젊은 지성들 틈에 낄 수 있는 것 그 자체가 행복이 아닐까요? 젊은 정기를 받은 탓인지 조금도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 오늘의 일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