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5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시 부문 수상작
“나는 생각해. 살아가는 모든 것들에게는 마음이 있다고.”
엉뚱하고 재기발랄한 동시집, 『달걀귀신』
문성해 시인의 동시집 『달걀귀신』은 총 65편, 전체 4부로 나뉘어져 있다. 『달걀귀신』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적인 사물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관찰력과 말놀이가 결합하여 자연스럽게 시적 의미로 가 닿는다는 점이다. 때로는 웃음이 킥킥 새어 나오고, 때로는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는 각양각색의 동시에 송선옥 그림 작가의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그림이 더해져 동시집의 매력이 배가된다.
목차
제1부 옥수수가 있는 마당
주인이 누굴까? · 8
받아쓰기 · 10
곶감 · 11
옥수수가 있는 마당 · 12
나쁜 비, 착한 비 · 14
노루잠 · 15
계란 한 판 · 16
열대야 · 18
나비 · 20
뭐가 될래? · 22
꼭꼭 숨어라, 불량 나뭇잎 · 23
해와 달 · 24
나무에 붙들린 연 · 26
사막 · 27
첫눈 · 28
겨울 동화 · 30
제2부 뒤집힌 거북이
가을 숲에서 · 34
일러 줄까? 말까? · 36
아쿠아맨 · 37
시베리아허스키 · 38
납작만두 · 39
메롱메롱 배롱나무 · 40
마 · 41
벼룩 · 42
벼룩의 말장난 · 43
숨은소리찾기 · 44
모닥불 · 45
트럭이 달려간다 · 46
무얼 먹고 사나? · 48
개조심 · 50
양배추 · 52
고양이와 동그라미 · 53
뒤집힌 거북이 · 54
제3부 누구 편을 들어야 하나요?
따라가면 나온다 · 58
코끼리를 그릴 때는 · 60
노래가 가장 쉬워 · 61
수박 반 개 · 62
할머니 시집 올 때 · 64
이유 알아? · 66
분무기 · 67
쌀벌레 · 68
비누 · 71
누구 편을 들어야 하나요? · 72
친척들 같다 · 74
바쁘다 바빠 · 76
성적표 · 77
가시는 틀렸다 · 78
복어에게 · 79
달걀귀신 · 80
제4부 지각 대장
쉬잇! · 84
봄 · 85
까치밥 달 · 86
박쥐네 마을 · 88
따로따로 · 90
통조림 공장 · 92
뒷바퀴의 반란 · 94
거북이네 학교 · 95
버섯 · 96
앵두 · 97
지각 대장 · 98
위험한 청소부 · 100
사과가 빨간 건 · 102
기차를 타면 · 103
진눈깨비는 억울해 · 104
겨울나라 개미들의 기도 · 106
시인의 말 · 108
출판사 리뷰
“나는 생각해. 살아가는 모든 것들에게는 마음이 있다고.”
엉뚱하고 재기발랄한 동시집, 《달걀귀신》
문성해 시인의 동시집 《달걀귀신》은 총 65편, 전체 4부로 나뉘어져 있다. 제1부 ‘옥수수가 있는 마당’에는 곶감, 옥수수 등 우리에게 익숙한 식재료부터 눈, 비 같은 자연 현상까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을 주제로 한 시들을 모았다. 그중 수록작 〈나비〉는 말놀이와 함께 참신한 발상과 제재에 대한 새로운 동심적 해석이 인상 깊은 시이다.
가랑비 / 보슬비 / 여우비 / 작달비처럼 // 나비도 / 처음엔 비의 종류였대 // 어느 날 / 꽃향기에 취한 이슬비 한 방울이 / 그만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남아 / 나비가 된 거래 // 그래서 이슬비만 오면 / 자기가 아직도 비인 줄 알고 / 날아다니는 거래 // 나 비야. / 나도 비야, 하고 - 〈나비〉
제2부 ‘뒤집힌 거북이’에는 시인 특유의 재치와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시를 모았다. 이번 제5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시 부문의 대표 시인 〈일러 줄까? 말까?〉는 아기자기한 풍경에 천진한 호기심을 더한 뒤 반전으로 마무리된다. 목욕 중인 참새들에게 비밀을 일러 줄지 말지 고민하는 아이의 마음은 읽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소나기 그치자, // 참새들이 뱅그르르 / 웅덩이를 둘러싸고 / 물을 마신다 // 일러 줄까? / 말까? // 이 물은 아까 / 저 참새들이 / 파닥파닥, / 목욕한 물이란 걸 - 〈일러 줄까? 말까?〉
제3부 ‘누구 편을 들어야 하나요?’에는 가족, 학교 등 아이들과 밀접한 생활을 다루는 시를 모았다. 표제작인 〈달걀귀신〉은 일상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재미나게 풀어낸 시로, 문 밖에서 기다리는 아이가 문 안의 상황을 상상하는 모습을 위트 있게 표현했다.
우리 집 화장실에는 달걀귀신이 산다 / 변기 속에 들어 있다가 / 스르르 올라와서 // 아빠가 들어오면 신문을 읽어 주고 / 엄마가 들어오면 책을 읽어 주고 / 언니가 들어오면 걸그룹 노래를 들려준다 / 내가 들어가면 만화책도 읽어 준다 // 달걀귀신은 밤새 외로웠다고 / 혼자 두고 가지 말라고 / 우리를 오래오래 붙잡아 둔다 // 화장실에만 들어가면 / 아빠도 엄마도 언니도 / 나오지 않는다 // 아빠, 빨리 좀 나와 / 똥 쌀 것 같단 말야!
- 〈달걀귀신〉
제4부 ‘지각 대장’에는 작가 특유의 엉뚱한 시선과 자유로운 상상력이 십분 발휘된 시를 모았다. 〈뒷바퀴의 반란〉에 등장하는 바퀴는 자전거 바퀴일까, 롤러스케이트 바퀴일까, 아니면 수레바퀴일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한다면 익숙한 사물이 작동하는 방식도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난 오늘부터 내 맘대로 할 거야 / 누가 뭐라 해도 난 안 달릴 거야 / 안 달린다고! // 앞바퀴 너, / 내 말 잘 알아들었지? // 야, 너 내 말 안 듣고 어디 가? / 난 안 달릴 거라고! / 안 달린대도! // 어! / 어! / 네가 가니까 나도 자꾸 따라가잖아! // 에이, 모르겠다 / 오늘도 신나게 달리는 거야 - 〈뒷바퀴의 반란〉
《달걀귀신》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적인 사물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관찰력과 말놀이가 결합하여 자연스럽게 시적 의미로 가 닿는다는 점이다. 때로는 웃음이 킥킥 새어 나오고, 때로는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는 각양각색의 동시에 송선옥 그림 작가의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그림이 더해져 동시집의 매력이 배가된다.
작가의 말
난 생각해
살아가는 모든 것들에게는 마음이 있다고
마음은 변덕이 많아서 이 세계를 쓰러져 누워 있게도 하고
벌떡 일어나서 춤추게도 한다고,
(…)
그리고 나는 또 생각해
뭔가를 느끼는 마음이 있어서 생겨난 게 바로 시라고
땅의 저 깊은 바닥에서부터 하늘로 우주까지
닿아 있는 이 마음이야말로
가장 큰 마음, 위대한 마음이 아닐까 하고
그러므로 생각하고 생각해
작은 풀 한 포기 개미 한 마리까지 닿아 있는 시의 마음은
바로 하느님의 마음이라고
개미의 기쁜 마음이 때로는 산을 흔들 수도 있다고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폭풍을 몰고 오는 것이라고
여기에 담긴 마음의 이야기들이
너의 마음에게로 건너가는 징검돌이 되었으면 좋겠어
- 2023년, 문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