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사 61:1)
15년간 소니픽쳐스와 월트디즈니에서 일하며 ‘아이언맨’ ‘어벤져스’ ‘겨울왕국’ 등 200여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배급했습니다. 영화 산업의 중심에서 활약하던 시절 하나님은 제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영화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합작회사의 해체와 한국지사 철수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이후 만난 작품이 ‘귀향’입니다. 이 영화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향한 하나님의 눈물과 상한 마음을 봤습니다. 영화 한 편이 한 사람의 아픔을 위로하는 것을 넘어 사회 인식까지 바꾸는 힘이 있다는 것도 경험했습니다. 기독 영화에 대한 부르심을 품게 된 순간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제가 영화로 무엇을 하길 원하십니까… 흥행이 최고의 가치인 영화계에서 하나님이 기뻐하는 영화를 하게 해주십시오.’ 당시 제게 와닿은 말씀이 이사야 61장 1~4절입니다.
이후 이 말씀은 제 인생과 창립한 영화사 커넥트픽쳐스의 사명이 됐습니다. 복음의 메시지가 담긴 영화로 상한 마음을 치유하고 포로된 자와 갇힌 자에게 자유와 놓임을 선포하며 무너진 삶을 세워 하나님께 영광 돌리라는 부르심이었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한 영화만 하겠다’는 제 결단에 주님은 응답하셨습니다. 2017년 창립작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로 일제강점기 가장 낮은 곳에서 예수의 사랑을 실천한 무명의 여성 선교사 삶을 세상에 전하게 하셨습니다. 이후 9년 동안 커넥트픽쳐스로 전한 영화 16편엔 우리 역사 속 하나님이 아파하는 ‘강도 만난 이들’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영화 ‘프리 철수 리’를 교도소 수형자와 마약중독자, 다문화 학생과 함께 보며 이들의 마음이 열리고 존엄이 회복되는 모습을 봤습니다. ‘교회오빠’로는 비기독교인이 주인공 부부의 순전한 믿음을 보며 하나님을 찾는 것도 봤습니다.
최근엔 자폐 아동과 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영화 ‘사랑이시라’를 세상에 내놨습니다. 상영회 곳곳에서 터져 나온 장애아동 가족의 신음 같은 울음을 접하며 이들의 영혼이 회복되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사야 61장 말씀이 지금도 살아 역사함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고립·은둔청년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으려 합니다. 이 영화가 청년을 넘어 그 가정과 사회의 회복에 영향을 끼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