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지산, 10여 년 전에도 겨울 눈산행을 했는 데 지난 14일 토요일도 파란풍선 님과 둘이
서 산악회를 따라 갔다 왔다.
민주지산은 겨울만 되면 눈산행을 위해 전국의 산꾼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난 오대산의 줄기이면서 대관령휴게소에서 오르는 선자령에 가고 싶었지만 우리의 영원한 오
빠야가 민주지산에 가고싶다고 하여 선자령은 다음에 가기로 했다.
관광버스가 8시에 출발하여 충북 영동의 민주지산 한천주차장에 도착하니 11시 30분.
여름에는 물한리계곡의 피서객으로 유명한 산.
부산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산악회에서도 2대가 왔고, 다른 산악회에서도 1대가 왔다.
토요일이라 등산객이 적어 오르기는 좋다.
주차장을 출발하여 임도 같은 잣나무 산길을 오르니 눈이 녹아 흐르기고 한다.
삼도봉을 오르는 갈림길에서 우리는 우측인 쪽새골로 오른다.
좌측인 미나미골은 삼도봉에서 하산시에 내려올 코스이다.
겨울산행은 위험부담도 있지만, 아이젠을 착용해야 하니까 무릎에 엄청 부담이 간다.
무릎을 조금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능선에 오를 때까지는 아이젠도 안 차고 걷는다.
오를 때는 조금만 주의를 하면 걱정이 없다.
그러나 하산시에는 필히 아이젠을 착용하여야만 미끄럼을 방지하며 안전사고를 미연에 막을
수가 있다.
아무리 산이 좋고, 눈산행이 좋다고 해도 내 생명보다, 건강보다 좋은 것은 없다.
아무리 애인이 예쁘고 귀여울지라도 내가 죽고나서는 무슨 소용이 있는가?
사람들은 산이 좋아서 다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건강을 위해서 다니는 것이다.
겨울산행은 위험하지만,눈산행에 대한 풍경은 말로 다 표현을 할 수가 없다.
설화가 만발한 겨울산에 오르면 세상이 이것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풍치
가 좋다.
먼저 오른 등산객들이 러셀을 해놓아 오르기는 싶다.
러셀이란 눈이 온 길을 먼저 가면서 치운 것을 말한다.
만약에 러셀이 안 되어 있다면 선두가 눈을 치우면서 올라야 하니까 엄청 고생을 한다.
10년 전에는 민박을 하고 아침 일찍 산행을 하니 남자들만 교대로 러셀을 하면서 올라 고생
을 한 기억이 새롭다.
부부동반으로 갔는 데 어찌 여자들한테 체력소모가 심한 일을 시킬 수가 있겠는가?
민주지산 정상 밑 능선에 오르니 오후 1시.
정상까지는 채 5분도 안 걸린다.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나무의자에 앉아 둘이서 점심을 먹는다.
오늘은 다행히도 날씨가 좋아 추위를 느낄 수가 없어 좋았다.
겨울산행에 특히 눈산행에 추우면 이래저래 고생을 한다.
점심을 먹을 때는 땀 때문에 등이 서늘하여 감기도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민주지산, 군인들이 훈련을 하다가 하나 뿐인 아까운 목숨을 바친 산이다 .
1998년 3월 28일부터 육군특전사 소속 흑룡부대가 계룡산, 민주지산,속리산,
백악산으로 "훈련의 꽃"이라는 천리행군을 하다가 4월 1일에 비와 폭설에 따른 영하 20도에
저체온증으로 6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당한 것이다.
9박 10일간의 천리행군을 얼마하지도 못하고 눈보라에 고귀한 목숨을 잃은 군인들을 생각하
면 마음이 무거운 산이다.
그대들에게 하늘에서라도 영광있으리.....
"아! 민주지산" 이라는 홍보영화는 강인한 군인정신을 담고 있다.
남자로서는 의무적으로 가야하는 군대, 잘만 갔다오면 체력과 마음이 한층 성숙하는 곳이 군
대이다.
파란풍선 님과 점심을 끝내고 지금부터는 능선이다.
말그대로 눈밭을 걷고 걸어야 한다.
끝없는 지평선처럼 눈밭을 걷는다는 것은 지겹기만 하지만 백설의 세계를 본다는 것은 겨울
의 낭만이 아닌가.
석기봉을 지나기 전에 마애불상도 보고, 석기봉을 오른다.
열렬한 불자인 파란풍선 님이 참배가 없어면 안 되고.....
오빠야 가정에도 행복과 사랑이......
우리집 가정에도 행복과 사랑이......
두 집 가정에 모두 건강과 웃음이.....로또 대박도 오고..ㅎㅎ
석기봉을 지나 삼도봉으로 향한다.
삼도봉(三道峰)--충북 영동, 경북 김천, 전북 무주가 만나는 봉우리라 삼도봉이라고 한다.
삼도를 상징하며 용이 여의주를 이고 있는 대리석 조각품이 명물이 된지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 삼도봉은 3군데가 있다.
지리산에도 있고,대덕산에도 있다.
지리산 삼도봉은 경남 하동, 전남 구례, 전북 남원에 걸쳐 있다.
대덕산 삼도봉은 경북 김천, 경남 거창, 전북 무주에 걸쳐 있으며 일명 초점산이라고도 한
다.
우리나라 삼도봉은 다 백두대간에 있지만 아직 못 가본 곳은 대덕산 삼도봉이다.
다음에 또 파란풍선 님과 함께 가야할 텐데.....
삼도봉을 지나면서는 바로 하산길이다.
미나미골은 길이 완만하여 위험한 곳은 없다.
4시가 되어 하산을 하니 우리가 꼴지이다.
오를 때부터 사진을 찍는다고 시간을 많이 지체한 것이다.
원래 등산이란 느긋하게 하면서 조망도 즐겨야 하는 것이지, 마라톤선수처럼 달리는 게 아니
다.
1등한다고 상품이 있는 게 아니고, 꽂지를 한다고 타박이 있는 게 아니다.
1등이나 꼴찌나 아무런 사고없이 올랐다가 내려오면 되는 것이다.
하산을 끝내니 5시 20여 분, 옆에 있는 부산동백산악회에 가서 컵라면과 맥주를 얻어먹고 저
녁을 해결했다.
등산학교 동기가 운영하는 산악회인 데 오늘은 제주도 한라산에 가고 없다.
동기는 없지만 파란풍선 님과 2번이나 같이 간 산악회라 라면을 먹어도 괜찮은 것이다.
5시 40여 분을 지나서 관광버스편으로 다시 부산으로 향하니 하루가 즐거웠다.
올 겨울들어 파란풍선 님과 같이 처음으로 눈산행을 하였다.
3년 전에 김천 수도산이 파란풍선 님은 눈꽃산행이 처음이라서 고생을 했는 데, 오늘은 어떨
까?
겨울산도 고생인 데, 눈산행은 더 고생이라는 것을....
오늘의 오빠야 체력으로는 다음에 다른 어느 눈산이라고 갈 수가 있으리라.
눈밭에서 6시간을 걸었으니....
오빠야,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다음에 또 눈보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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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풍선 님과 충북 영동에서 눈산행을
공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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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7
06.01.16 21:54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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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파란풍선 님, 고생 많았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좋은 데 갈까요?
영동까지 왔다 갔구먼........... 눈밭에서 우정도 나누고 건강도 지키고...........아주 좋아요.
산 대장 덕택에 올해 첫 눈산행을 무사히 가뿐하게(?) 끝냈다.사실 올라갈댄 오랫만에 등산을 한 탓에 조금 힘 들었는데.아름다운 눈 꽃 구경과 맑은 공기에 모든 피로가 사라지니 이 모든게 우리 산대장 덕택이라 항상 고마우이.
상규님~~~언제 오대산 줄기에 있는 선자령에 갈건가요~~?? 눈이 온 뒤에 풍선 오라버니랑 꽃님이랑 같이 가요~~~겨울이 가기전에 꽃님이가 멋진 설경을 꼭 찍고 싶으니까요~~~~~이제 소문도 없이 멋진 눈풍경이 있는 곳으로 두분만 가지마세요~~
파란풍선님과 산행대장님의 올해 첫 산행에 눈이 그들을 환하게 맞이했군요! 참 보기 좋습니다.
두사람의 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나이 묵어 가면서 친구 밖에 없다니까요..ㅎㅎ
눈 쌓인 겨울산에 두 젊은님 참 멋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