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마법은 강인한 체력부터 시작된다
한 선수가 90분동안 200번의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체력. 격하게 움직였더라도 30초 이내로 회복해서 또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회복력. 상대보다도 강하게 움직일 수 있는 순간 폭발력. 히딩크가 강조하는 체력의 비결이다.
2002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제주도 서귀포에서 "한국대표팀의 체력수준은 과거 내가 맡았던 레알 마드리드, 발렌시아, 네덜란드 대표팀을 넘어섰다"고 말할 때 곧이 곧대로 믿은 이는 많지 않았다. 단순한 체력이 아닌 축구에 필요한 실용적인 체력이야말로 히딩크 마법의 출발점이다. 여기에다 강인한 정신력이 뒷받침된다면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두렵지 않은 법이다.
④스타들을 괴롭혀라
히딩크 역시 미디어가 키운 스타들을 싫어한다. 그의 마법은 한 손에 스타들을 휘어잡았을 때야 가능하다. 아인트호벤 감독 시절 브라질의 특급스타 호마리우와 펼친 '시계 사건'은 널리 알려져있다. 호마리우는 히딩크 감독의 시계의 초침까지 맞춰두고 팀미팅때마다 정시가 돼서야 나타났다.
이를 알아챈 히딩크 감독은 자신의 시계를 1분 앞당겨놓은 후 지각한 그를 호되게 나무라고 벌금형과 발베이크와의 다음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루마니아의 스테아우아 부큐레슈티전에 그를 내보내자 약이 바짝 오른 그는 15분동안 3골을 뽑아냈다.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아 유로 96에 출전할 당시 히딩크 감독은 대회 도중 미디어 앞에서 자신을 욕한 에드가 다비즈를 쫓아냈다. 대표팀에 복귀하고픈 다비즈의 속을 부글부글 끓이다 히딩크 감독은 98프랑스월드컵이 다가와서야 그를 복귀시켰다. 팀규율에 관한 12개항의 각서에 사인하는 조건이었다. 벤치에서 시작한 다비즈는 프랑스월드컵 유고와의 8강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냈다.
안정환도 마찬가지다. 2002년 3월 튀니지와의 원정평가전을 0-0으로 마친 후 히딩크 감독은 안정환에 대해 독설을 내뱉었다. 그나마 안정환이 낫다고 생각하던 필자를 비롯한 현장 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당시 히딩크의 표현대로라면 안정환이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안정환은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히딩크에게 '언제 안정환을 엔트리에 넣기로 결심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웃음을 보이더니 "튀니지전이었다"고 답했다. 러시아대표팀을 맡아서도 지각한 세르게이 이그나세비치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등 그의 지도 스타일은 변함이 없다.
⑤꼼수는 없다. 공평함이 최고의 무기
혹시나 히딩크가 펼치는 마법이 잔머리나 쓰는 꼼수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베벨링과의 인터뷰에서 히딩크가 밝힌 내용이다.
"절대 속임수를 쓰면 안됩니다.게임을 평가할 때 개인적으로 하든 여러명 단위로 하든 감독은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의 잘못을 지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렵더라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잘하는 선수들은 대개 영향력이 강합니다. 그 힘에 대응하는 힘, 좋게 말해서 더 상위의 힘이 있어야 합니다. 감독이 그들을 제어하는 역할을 해야해요. 그렇지 않으면 감독은 곤란에 빠지게 됩니다. 수동적 저항이 나타날 수도 있지요.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유발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팀워크가 깨져 팀은 분열되고 선수들의 자발성도 사라져버리죠. 그러면 경기에서 지게 됩니다."
⑥후반에 강한 마법, 역전승의 짜릿함
히딩크 마법은 후반에 강하다. 역전승이 많은 까닭이다. 그는 한국을 맡을 당시 "98프랑스월드컵에 나선 네덜란드처럼 후반에 강한 팀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한국이 2002한일월드컵서 터트린 8골 중 전반에 뽑아낸 골은 2골에 불과하다. 6골이 모두 후반 이후에 터져나왔다.
그의 마법은 선제골을 잃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점골과 역전골을 뽑아내는 최고의 드라마다. 2002한일월드컵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이 그랬다. 독일월드컵 호주-일본전에서는 선제골을 잃은 후 8분만에 3골을 몰아치며 3-1로 역전했다. 그것도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경기 후 "한국의 명예 시민으로서 일본을 꺾었다"는 그의 립서비스에 한국 사람들은 무척이나 기뻐했다.
지난해 10월 18일. 히딩크는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잉글랜드의 루니에게 선제골을 내주고도 2골을 터트리며 2-1로 역전했다. 24년만의 잉글랜드의 유럽선수권 본선 진출 탈락이라는 뉴스보다도 히딩크 매직이 더욱 관심을 모았다. 후반 종료 직전 판 니스텔로이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러시아. 흐름상 네덜란드의 우세가 점쳐졌음에도 러시아는 연장전에서 2골을 뽑으며 3-1로 이겼다. 히딩크 마법의 저력이었다.
⑦뼈저린 패배 속에서 배운다
한국을 맡을 당시 프랑스와 체코에 0-5로 패했을 때도 그는 당당했다. 유로 2008 8강전에서는 네덜란드를 꺾을 수 있었던데는 지난해 2월 암스테르담 맞대결에서 1-4로 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번의 실패에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만든다.
'히딩크 마법'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 이후부터다. 그는 스페인전 하루 전 비공개훈련 때 승부차기 훈련을 실시했고, 다음날 경기에서 적중했다. 한국은 단 한 명의 실축도 없이 5-3으로 스페인을 격침시켰다.
그의 승부차기 비공개훈련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아인트호벤 감독이던 2005년 4월 14일 프랑스 올랭피크 리옹과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원정 8강 1차전에서 1-1로 비긴 후 홈2차전을 앞두고 승부차기를 준비했다. 이날 양팀은 1-1로 비겨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에인트호벤은 4-2로 승리했다.
호주를 맡았던 2005년 11월 16일. 우루과이와의 독일월드컵 플레이오프 원정 1차전서 0-1로 패한 후 홈2차전을 맞았다. 히딩크는 이때도 승부차기 훈련을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브레시아노의 선제골로 1-0으로 승리했고, 승부차기에서 호주는 4-2로 이겼다.
히딩크의 승부차기 비법 역시 패배에서 얻은 교훈이다. 네덜란드를 맡았던 유로 96 당시 프랑스와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셰도로프의 실축으로 5-4로 패했다. 98프랑스월드컵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서도 1-1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돌입했지만 2-4로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히딩크에게 실패는 거름이다. -끝-
http://news.naver.com/sports/new/euro2008/newsRead.nhn?oid=241&aid=0001952153
첫댓글 이젠 정말 기적이 아니라 실력
현실인거 아는데, 왠지 기자 이름 보니까 내일 "사실 기적으로 밝혀져" 라고 기사뜰거같다
원창이형 기사에는 사람들이 쳐다보지도않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회수 엄청차이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