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차 면접기 (롯데카드 상경계)

난 누구?.. 학점? 안좋고.. 토익? 안좋고.. 일본어? 당근 없고.. 학교? 뭐 그렇고.. 경력? 없고.. 연수? 안 갔다온 넘!! 그래도 운좋게 어찌어찌하여 2차까지 왔네.. 아싸루! 머리 쌔끈하게 깍고.. 아니 쌔끈하게 깍을려고 했는데 새로 생긴 미장원갔더니 앞머리 일자로 깍아놈.. 호섭이 머리.. (어라! 이거 불길한데) 누나가 차라리 삭발하랜다. 담에 지가 깍는댄다. 젤로 범벅을 해도 스탈 안나옴.. 할 수 없지.. 뭐 어짜피 얼굴로 승부볼려고 한것도 아닌데... 누가 그랬었지.. 난 목소리 깔면 좋다고 했으니께 함 깔아봐야지...;; (재섭을지도 모르는데..) 9시 20분 잠실역 도착 긴팔에 목까지 졸라매고 다녔더니 더워 죽겠드라... 샤롯데룸이 어딘지 살알짝 헤매다가 딱보니 면접생이 들어가길래 냅다 쫒아감.. 기를 죽일만한 샹들리에 같은 것은 없었지만 호텔인지라 깔끔한 느낌.. 지하 1층 음침한 조명에 대문만한 거울이 여기저기.. 통로를 지나자 확트인 대기실.. 분위기에 쌩뚱맞은 무지 큰 조 푯말... 가서 조용히 가서 앉았다. 음..어디보자..이 분들이 경쟁자분들인가??? 경쟁해야 할 처지이지만 같은 상황에 처한 동지애가 더 크게 느껴지는 이 모순되는 감정이란... 암튼 다들 잘나게 생기셨군...흠... 이런..된장..역쉬 난 목소리로 밀어붙어야지.. but! 진행자분 들어오셔서 출석 체크 하다가 요즘 목소리 크게 하는 사람은 우리가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네... ;; 음..그래? 전략을 바꿔야겠군.... 고등학교 때 배운 시한구절이 생각났다 "왜 사냐건 그냥 웃지요" 그래 기냥 웃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데... 웃으며 말하고.. 옆에분 말할때 웃으며 고개 끄덕이고.. 눈 마주치면 살짝 웃고.. 11:00 면접장소.. 정말 부스다. 취업 박람회장 같다. 우리조 여자 한분 남자둘..들어가서 인사 90도로 했다. 생각해보니까 내가 90도 인사가 처음아니면 무쟈게 오랜만인 것 같다. 자기소개.. 나 준비한거 읊었다. 1분 시간 잰다고 그러시더라.. 진짜 재지는 않았지만 그거땜에 말 빨라지고 버벅 댔다. 그거 끝나자 우리조 여자분에게 질문 집중된다.. 그때 나? 미친넘 처럼 히죽히죽.. 나한테 드뎌 질문왔다! (뭐냐 뭐냐.. 시사 전공 다 좋다..와라 나 준비했으.. 환율방향, 부동산 정책, 경제상황, 주가 다 외웠다.) "상사가 산에서 물고기 잡아오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잉? 난 "왜요?" 란 말이 왜 그때 생각이 났을까.. 물론 내 입으로 뛰어나오지 않게 잘 컨트롤 했다. "저 상사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훈련시킬 목적이라면 산 계곡에 가서라도 물고기를 잡아올 수 있지만..그렇지 않다면 대화를 통해 상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내 대답이다. 아!!!!! 허.접.하.다...... 쪽빨리다. 그리고 롯데 이미지에 대한 전체질문 빼고는 나한테는 더이상의 질문이 안왔다. 이론.. 얼마전 신문에 취업담당자들의 설문조사에서 관심있는 지원자들에게 질문을 많이 한다는 기사가 난 이후 질문갯수에 민감한 나를 비롯한 우리 구직자들... 명확한 기준은 알 수 없고 카더라 통신이 난무하는 면접... 아무리 개판을 쳐도 시험이란것을 봤으니 기대를 안한다는 것은 쌩 그짓말이고.. 발표때 까진 면접관님들의 표정 질문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붙을까 떨어질까 맘 졸이며 보내야겠지.. - 오늘 저와 같이 들어가셨던 분들, 인사는 못했지만 같이 긴장하며 대기했던 모든 롯데카드 지원자분들 다시 뵙길 바랍니다. 힘듦이 언제까지 계속되지는 않는다고 하죠. 크게 웃을 날을 위해 지금 웃는 습관을 들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