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424894756C2FCD812)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가져간 아스널 선수들, 사진=외질 인스타그램)
근 10년 동안 이렇게 재미있는 프리미어리그 순위싸움이 있었나 싶다.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까지 치러진 가운데 현재 순위는 1위 레스터 시티부터 토트넘, 아스널, 맨시티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두 경쟁에 중요했던 26라운드 경기. 아스널과 레스터 시티의 승리팀은 아스널이었다.
칼럼을 쓰기에 앞서, 드디어 나도 아프리카 티비를 방송하기로 했다. 지난주는 시험방송이었고 앞으로 다가올 주말부터 개국 방송을 진행하여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축구 해설위원이 되기 위한 발버둥(?)을 시작한다. 시청자는 지인이 전부였지만 그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앞으로 이를 계기로 열심히 한번 해볼란다. 메이저 해설위원이 되기까지 노력해보겠다. 채널은 '상식축구'를 검색하면 나온다. 주로 깊은 밤이 아닌, 9시, 10시 정도 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니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아스널과 레스터 시티의 경기. 아프리카 티비 시험방송을 통해 중계를 하면서 경기를 관람했는데 양 팀 모두 상대팀에 대한 공략법을 알고 있었다. 물론, 레스터 시티 오른쪽 풀백인 심슨의 퇴장으로 인해 아스널이 뒤늦게 레스터 시티를 공략하면서 2:1 승리를 가져갔다. 운 좋은 승리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3AB53956C2FD4A02)
(경기 이후 심슨의 퇴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레스터 시티 라니에리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스트일레븐)
이 경기 이후 레스터 시티 라니에리 감독은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심슨의 두 번째 경고를 받은 장면은 경고까지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억울했던 판정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이번 경기 판정 자체가 양 팀 모두에게 불만이었을 것이다. 레스터 시티 선수들이 페널티 박스에서 수비를 하고 있을 때 손에 맞는 장면이 많이 나왔지만 심판은 그에 대해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경기 시작 전부터 현지 언론에서는 이번 경기가 치고 박는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 보도가 많이 흘러나왔다. 지난 3경기 동안 전반 초반 20분 만에 3골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서로 1위 자리를 두고 다투는 경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 탐색전을 많이 가져가고 조심스러운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전반 역시 내 예상대로 흘러갔다. 내 자랑은 아니지만. 어쨌든, 전반 막판 제이미 바디의 페널티킥 유도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골을 성공시키며 우위를 차지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레스터 시티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레스터 시티의 전술은 강팀을 상대로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그런 작전이었다. 상대 수비진을 높은 위치에서 압박하면서 빌드업을 방해하는 전술이었다. 아스널은 패스 위주의 전술을 구사하는 팀이기 때문에 패스 공간만 저지한다면 레스터 시티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마레즈, 바디가 빠른 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비 라인을 올려 상대 볼을 뺏고 역습을 가져가는 형태로 바디와 마레즈의 발을 향해 긴 패스를 넣어주면 골키퍼와 1:1상황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89A3656C2FD630F)
(지루와의 커넥션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던 아스널의 시오 월콧,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인터풋볼)
아스널은 레스터 시티를 좀 더 쉽게 공략할 수 있었는데 그것을 빨리 찾지 못해 괜히 힘든 경기를 치렀다. 전반에 몇 차례 나오긴 했지만, 레스터 수비 뒷공간으로 높은 패스를 시도했을 때 레스터 수비진들이 그 볼을 처리하지 못하고 계속 헤딩을 내주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특히, 지루의 헤딩 성공률이 상당히 높았다. 그래서 전반부터 지루의 헤딩, 양 측면 수비의 뒤 공간 높은 패스 전략을 활용했다면 더욱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심슨 퇴장 이후, 아스널은 제대로 레스터 시티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방송으로 나도 말했지만, 계속 왼쪽, 오른쪽으로 공격을 시도하면 레스터 시티 선수들은 지치게 되고, 초반부터 양 측면 뒤 공간의 수비가 약했기 때문에 더욱 레스터 선수들을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해야 했다. 아스널은 이대로 공격을 했고 지루의 헤딩 패스가 월콧의 쇄도로 이어져 골을 성공시켰고, 경기 막판 외질의 프리킥이 돌아온 웰백의 버저비터 헤딩골로 승리를 따냈다.
충분히 쉽게 경기를 운영해 나갈 수 있었는데 너무 외질과 산체스에게 볼을 집중시킨 것이 화를 불러올 뻔 했다. 물론 산체스는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3경기동안 4골을 터르렸고 지난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선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그래서 산체스에게 볼을 집중시켰을 것이지만 레스터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서 외질과 산체스를 집중적으로 압박하면서 그들의 플레이를 침묵시켰다. 그렇다면 돌파구는 어디냐.외질과 산체스가 아닌 다른 선수다. 어차피 두 선수에게 수비가 집중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은 공간이 많이 빈다는 뜻이다. 그럼 그 선수들을 활용하면 경기가 더 쉽게 풀린다는 것이다. 지루, 월콧, 체임벌린 다 좋은 공격수인데 왜 이들을 이용하지 않는 건가. 경기가 아쉬울 뻔 했으나 뒤늦게 대처를 잘한 벵거 감독이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236A3656C2FD3C22)
(2015-2016 시즌 첫 경기, 첫 골을 만든, 오랜만에 부상에서 돌아온 대니 웰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양 팀 모두 해결책을 알고 있었지만 심슨의 억울한 퇴장이 아스널의 승리를 도와줬다. 심슨만 퇴장당하지 않았더라면 레스터가 이길 수도 있었다. 사실, 경기 전 양 감독의 인터뷰에서 라니에리는 '우리는 부담감이 전혀 없다. 어차피 우승후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져도 잃을 것이 없다.'라고 했고 벵거는 '어떻게든 이길 것이다.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라고 했다. 이 경기에 임하는 마음의 무게 자체가 달랐다. 이렇게 볼 때 오히려 레스터가 여유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는 아스널 선수들 보다 우위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프리미어리그 종료까지 12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승점은 레스터 53점, 토트넘과 아스널 모두 51점. 4위인 맨시티는 47점이다. 주춤거리는 레스터이지만 다음 경기부터 쉬운 상대들이 이어지고 토트넘과 아스널, 맨시티는 유럽 리그 경기가 남아있어 레스터 보다는 리그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태이다.리그 우승에 유리한 건 레스터 시티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레스터 시티가 우승할 확률은 5000-1로 엘비스 프레슬리가 살아있을 확률과 같다고 도박사들은 점쳤다. 과연 레스터 시티가 엘비스 프레슬리를 살려낼 지. 아직 끝나지 않았다.
http://blog.naver.com/sang495 相式으로 常識을 뒤엎다 -상훈이식 축구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