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대통령이라면(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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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다른 업무 즉 남미 순방 때문에 잠시 국내에 산재한 업무에 차질이 왔다. 오늘은 그동안 추진하지 못한 남북 관계 특히‘두 국가론’에 대해 보다 심층적 접근을 좀 해야겠다. 그전 이런 고사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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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강동 진출과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주를 점령해야만 했다. 그런데 서주에 유비와 여포가 협력관계로 버티고 있는 것은 큰 장애물이었다. 따라서 조조의 입장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유비와 여포를 갈라놓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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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자신의 천하통일을 위하여 세력이 커져가는 유비, 여포, 원술 등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계략을 모사 순욱에게 물었다. 순욱은 먼저 황제가 유비에게 칙령으로 벼슬을 내렸다며 미끼를 던진다. 이른바 ‘이호경식지계(二虎競食之計: 두 마리 호랑이가 먹이를 위해 서로 싸우게 하는 계책)’라는 이간책(間策)을 썼으나 유비는 속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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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순욱은‘구호탄랑지계(驅虎呑狼之計: 호랑이를 몰아 이리를 잡게 하는 계략)’로 유비와 여포를 이간질 시키는데 먼저 제3자인 원술을 개입시키는 전략이다. 순욱은 조조에게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유비가 원술을 치겠다는 표문을 황제에게 올렸다는 거짓 밀서를 원술에게 보내는 것이다. 그 밀서를 보면 원술은 노할 것이고 거짓 밀서에 속은 원술이 선제공격을 하면 둘은 싸우게 될 것이다. 이때 여포는 반드시 다른 마음을 먹고 유비가 없는 서주를 공격하게 될 것이라는 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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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리하여 조조는 먼저 사신을 원술에게 보내어 유비의 거짓 표문을 올린 밀서를 보여준다. 이어서 황제의 조서를 유비에게 보내 원술을 공격하도록 조칙을 내렸다. 예상한 대로 조조의 이런 이간책에 속은 원술은 흥분하여 10만 대군을 이끌고 서주를 공격하기 위해 변방으로 쳐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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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 역시 원술을 상대하기 위해 서주를 장비에게 맡기고 출정했다. 이때 유비는 장비에게 서주 방어를 위해 술 마시지 말고, 성질부리지 말기, 부하를 때리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고 떠났지만 장비는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해 여포에게 큰 낭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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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유비가 원술과 싸우기 위해 출전하면서 장비에게 맡겼던 서주성을 여포에게 뺏겼다. 조조의 2차 이간책‘구호탄랑지계’에 속은 유비는 원술과의 전투에서 군사 태반을 잃었다. 또한 유비는 서주 자사 도겸으로부터 넘겨받은 땅이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자신의 본거지인 서주까지 여포에게 잃고 말았다. 유비가 한 곤고(困苦)해 진 것은 조조의 이와 같은 이간책에 휘둘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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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대거 일본으로 옮길 수도
https://www.chosun.com/opinion/chosun_column/2024/11/22/CIIDNR2QGJFTHOYC7BMIKN5H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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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니 트럼프가 자신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우리를 압박하려는 모양이다. 도대체 어째서 미국은 새로운 대통령의 새로운 정부만 들어서면, 혈맹으로 맺어진 동맹에 자꾸 흠집을 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특히 트럼프 1기가 그랬고 이제 2기에 들어서며 아주 요절을 낼 듯 미리 겁박(劫迫)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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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런 식의 유명무실한 대응이나 논의는 늘 그래 왔지만 있으나 마나 한 수법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동북아의 어두운 구름을 걷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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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적인 북괴를 존경스러워 하는 부분이 딱 하나 있다. 소위 북괴의 생존전략인 등거리 외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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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동란의 휴식기 휴전 이후 70여 성상 동안 북괴의 가장 뚜렷한 외교 행각(行脚)은 소위 등거리 외교에 있다. 아주 간교하고 어쩌면 발랄(潑剌) 깜찍한 놈들이 살아남기 위한 최후.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등거리외교(等距離外交)라는 게 무엇인가? 한 나라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또 다른 나라에 같은 비중을 두면서 중립을 지향하는 외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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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는, 북괴는 중국과 러시아를 두고 나름 철저히 이용해 먹은 것이다. 일반 사람도 그러하지만 백날 좋은 이웃은 없는 것이다. 하물며 국경이 갈린 나라 끼리야... 즉 북괴는 두 나라를 저울질하며 가까이했다 멀리했다 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붙어먹으며 균형을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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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은 중국이 미국과 심리적 대치를 하고 있기에 중국에 기댈 게 없다. 우~러 전쟁을 빌미로 푸. 김 만남은 결국 두 사람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도 했지만 중국이 당장 김정은을 보듬어 안을 여력이 없는 것이다. 보듬어 안기 싫어서가 아니라 미국 없이는 중국도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외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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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푸틴과 김정은이 붙어먹으면 가장 섭섭해할 중국이다. 그동안 이웃집 아이 달래듯 하며 UN과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는 흉내라도 냈었는데‘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불온 세력들’이 만나 드러난 것 외에 무슨 작당을 할지 중국으로서도 불안하기만 할 것이다. 그 작당의 불꽃이 자칫 중국까지 번지지 말라는 법은 없고 벌써 그 부작용이 슬슬 일어 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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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했지만 ‘구호탄랑지계(驅虎呑狼之計: 호랑이를 몰아 이리를 잡게 하는 계략)’즉 중국을 자극하여 김정은과 이간(離間)하는 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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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무기 거래 대응만 해도 그렇다. 아직도 북핵을 논하며 북괴에게 경제제재로 풀어 보겠다는 것은 20년 전의 전법이다. 수백만이 아사(餓死)를 했지만 고난의 행군을 통하여 극복한 족속들이다. 배 좀 고프다고 부랑아 짓 안 할 북괴가 아니다. 그런데 그토록 경제제재를 했지만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원한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 역시 북괴 이상으로 UN이나 미국의 제재에 콧방귀를 뀌면서 버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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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군 파병과 북괴제 무기 러시아 수출을 문제 삼고, 그것으로“중. 북 갈라치기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현자들은 이렇게 말한다.“위기 뒤에 기회 온다” 그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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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 말은 우리의 외교도 미국에 일방적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트럼프식의 일방 독주는 용납 되어선 안 된다. 차제에 중국과 보다 긴밀해야 할 필요가있다. 이것이 이른바 등거리 외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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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트럼프의 재임 기간은 4년 뿐이라는 사실이다. 4년간 미국과 소원해 진다 하여 이 나라가 어찌 되지 않는다. 오히려 트럼프 4년 동안‘두 국가론’에 힘을 싣고 공고히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