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2:11
모든 소망이 끊어지고 처참하게 버려질 때, 의지할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은 최악의 순간에, 원수들의 조롱과 비아냥만 가득할
때,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듯한 순간에, 생명이 끊어지지 않아 더욱 절망스러울 때, 유일한 길은 무엇인가, 복음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최근 들어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의식의 핵심이 감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시오는 전전두엽(논리적으로 생각을 관장하는 부분)과 감정 중추의 연결 부위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이 혼란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슬픔을 통한 하나님의 인식, 미치오 카쿠, 마음의 미래, 2015,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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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어마허는 감정의 신앙적인 가치를 인정한 신학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저서 ‘종교론’은 당시 계몽주의 사상에 심취해 있던 지성인들을 향해 종교적인 감정의 의미를 밝힌 책입니다. 그에게 신앙이란 하나님에 대한 절대 의존의 감정입니다. 이 사상은 바르트에 의해 혹독한 비판을 받고 한 풀 꺾였지만, 신앙에 있어서 감정의 의미는 아직까지 유효하며, 그것은 특별한 인공지능 시대라 여겨지는 오늘날에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화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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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 우위의 사회가 되면서 신앙은 화석화할 위험마저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시기일수록 감정의 신앙적인 위치와 가치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픔, 기쁨, 슬픔, 고통, 분노, 사랑 등의 감정은 그것들로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하나님을 더욱 깊게 인식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들이랍니다. 시인은 자신의 고통을 세 개의 기관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눈에서는 눈물이 마르고 창자는 끊어지고, 간이 땅에 쏟아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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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근동에서는 간을 감정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여겼습니다. 슬픔의 감정을 물처럼 땅에 쏟아놓고, 속이 부글부글 끓을 만큼 아픈 이유가 딸 백성이 패망하고 그로 인해 어린아이들이 성읍 길거리에서 기절했기 때문입니다. 굶주린 어린아이들이 어미 품에 죽어가면서 곡식과 포도주가 어디 있느냐고 묻습니다. 온 천하에 기쁨을 주고 복의 근원이 되어야 할 성읍이 불의한 자들에게 기쁨을 주는 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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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들은 ‘우리가 그를 삼켰다‘고 했지만 하나님께서 옛적에 경고하신 대로 이루신 것뿐입니다. 예언자들의 거짓되고 헛된 경고가
하나님의 말씀과 묵시를 가리고 백성들의 죄를 덮었습니다. 물론 백성들도 듣기 좋은 말만 찾아다녔습니다. 그래서 환란이 임박해도 거짓 안전 속에서 살았습니다. 하나님을 가장 사랑하지 않아도, 죄를 미워하지 않고 거룩하지 않아도 구원을 장담하는 거짓 복음, 값싼 복음에 속지 말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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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자는 남녀노소, 제사장과 선지자 백성 할 것 없이 주의 진노에서 피하거나 남은 자가 없고, 심지어 부모가 어린 자식을 양식으로 삼아야 하는 천인공노할 현실을 하나님께 상기시켰습니다. 무엇보다 그것을 원수가 아니라 ‘주께서’ 하셨음을 인정합니다.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니 파멸을 결심하셨듯이(2;8)회복도 결심해주시기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여호와의 본심인 줄 믿기 때문이지요(3:33). 환란이 원수가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왔으니 이제 살길은 하나님께 돌아가는 길뿐이질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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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망이 하나님께 만 있기에 손을 들고 간구하였는가?
나는 밤 초경에 일어나 네 마음을 주의 얼굴 앞에 물 쏟듯 하였는가?
나는 네 어린 자녀의 생명을 위하여 주를 향하여 손을 들었는가?
나는 고통의 참상에서 누구를 의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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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탄식(11-17)
a.창자가 끊어지는 고통:11-12
b.딸 시온이여 무엇으로 너를 위로할까:13-14
c.조롱하는 원수들:15-17
시인의 호소(18-19)
시온의 고통 저항 탄식(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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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내 눈이 눈물에 상하며 내 창자가 끓으며 내 간이 땅에 쏟아졌으니 이는 처녀 내
-백성이 패망하여 어린 자녀와 젖 먹는 아이들이 성읍 길거리에 혼미함이로다. 렘44:7
-12. 저희가 성읍 길거리에서 상한 자처럼 혼미하여 그 어미의 품에서 혼이 떠날 때에
-어미에게 이르기를 곡식과 포도주가 어디 있느뇨? 하도다.
-13. 처녀 예루살렘이여 내가 무엇으로 네게 증거하며 무엇으로 네게 비유할꼬? 처녀
-시온이여 내가 무엇으로 네게 비교하여 너를 위로할꼬? 너의 파괴됨이 바다 같이 크니
-누가 너를 고칠 소냐? 애1:12, 사37:22
-14. 네 선지자들이 네게 대하여 헛되고 어리석은 묵시를 보았으므로 네 죄악을 드러내어서
-네 사로잡힌 것을 돌이키지 못하였도다. 저희가 거짓 경고와 미혹케 할 것만 보았도다.
-15. 무릇 지나가는 자는 다 너를 향하여 박장하며 처녀 예루살렘을 향하여 비소하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기를 온전한 영광이라, 천하의 희락이라 일컫던 성이 이 성이냐 하며
-16. 너의 모든 원수는 너를 향하여 입을 벌리며 비소하고 이를 갈며 말하기를 우리가
-저를 삼켰도다. 우리가 바라던 날이 과연 이 날이라 우리가 얻기도 하고 보기도 하였다
-하도다. 시56:2
-17. 여호와께서 이미 정하신 일을 행하시고 옛날에 명하신 말씀을 다 이루셨음이여,
-긍휼히 여기지 아니하시고 훼파하사 원수로 너를 인하여 즐거워하게 하며 너의 대적의
-뿔로 높이 들리게 하셨도다.
-18. 저희 마음이 주를 향하여 부르짖기를 처녀 시온의 성곽아 너는 밤낮으로 눈물을
-강처럼 흘릴지어다. 스스로 쉬지 말고 네 눈동자로 쉬게 하지 말지어다. 렘14:17
-19. 밤 초경에 일어나 부르짖을지어다. 네 마음을 주의 얼굴 앞에 물 쏟듯 할지어다.
-각 길머리에서 주려 혼미한 네 어린 자녀의 생명을 위하여 주를 향하여 손을 들 지어다.
-하였도다. 애2:11, 사51:20, 나3:10
-20. 여호와여 감찰하소서. 뉘게 이같이 행하셨는지요? 여인들이 어찌 자기 열매 곧 손에
-받든 아이를 먹으오며 제사장들과 선지자들이 어찌 주의 성소에서 살육을 당하오리이까?
-출32:11, 애4:13
-21. 노유는 다 길바닥에 엎드러졌사오며 내 처녀들과 소년들이 칼에 죽었나이다.
-주께서 진노하신 날에 죽이시되 긍휼히 여기지 아니하시고 살육하셨나이다.
-22. 주께서 내 두려운 일을 사방에서 부르시기를 절기에 무리를 부름 같이 하였나이다.
-여호와께서 진노하신 날에 피하거나 남은 자가 없었나이다. 내 손에 받들어 기르는
-자를 내 원수가 다 멸하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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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위로할 수 없다_
거짓을 믿었다_
주께서 하신 일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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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정하신 일을 행하시고, 옛날에 명하신 말씀을 다 이루셨으며, 긍휼히 여기지 아니하시고 훼파하사 원수로 너를 인하여 즐거워하게 하며 너의 대적의 뿔로 높이 들리게 하셨던 주님, 상황이나 나를 믿고 살 때 더 이상 소망이 없음을 압니다. 또한 주께서 허락한 고통이오니 오직 주님만이 저를 용서하시고 싸매어 주실 수 있음을 믿습니다. 주께 눈물로 부르짖고, 믿음을 품고 부르짖나이다. 살려주옵소서.
2024.10.20.sun.C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