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군 제317 항공수송단 예하 제39 수송비행대대 소속의 C-130J-30 전술수송기
2015년, 해당 수송기는 아프간주둔 미군의 작전지원을 위해 제455 원정비행단 예하 제774 원정수송비행대에 임시 배치되었다.
호출부호는 토크62.
토크62는 2015년 10월 1일,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 - 잘랄라바드 군공항 - 카불 공항 - 칸다하르 국제공항을 왕복하는
물자 수송임무를 부여받았으며 현지시간 오후 11시 13분에 잘랄라바드 군공항에 도착하여 물자 하역작업을 시작했다.
기장 피어스 대위와 부기장 골든 대위는
각각 비행시간 1,193시간(C-130 비행시간 943시간)과 2,750시간(C-130 비행시간 338시간)의 숙련된 파일럿이었다.
11시 19분, 화물 적재를 담당하는 로드마스터가 기장에게 승강타의 조작을 부탁한다.
C-130은 조종간이 중립 상태에 놓이면 꼬리날개의 승강타가 약 15도 정도 내려오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높이가 높은 화물을 적재하는데 방해가 되기때문.
기장은 로드마스터의 요청을 받아들여 직접 손으로 조종간을 당겨 승강타를 올렸다.
이는 오후 11시 26분까지 약 7분간 지속되었으며, 오랜시간 조종간을 당겨 피로함을 느끼던 기장은 한 가지 묘수를 내는데...
바로 조종간 뒤에 야간투시경 상자를 끼워두는 것. 기장의 묘수에 부기장 역시 감탄하며 서로 웃으며 잡담을 나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0월 2일 0시 2분. 약 18톤의 화물이 기체에 적재되었다.
기장과 부기장은 이후 이륙절차에 들어갔으며 0시 15분 24초, 기체는 이륙활주에 들어갔다.
0시 15분 50초, 토크 62는 지정된 이륙속도에 도달하기도 전에 멋대로 이륙을 개시한다.
기장과 부기장은 이때 이상함을 느끼고 이를 해결하려하나, 기수는 내려오지 않았다.
결국 이륙 11초 후인 0시 16분 1초엔 기수가 23도까지 치솟았고 기체는 실속상태에 빠진다.
기장은 조종간을 힘껏 밀어 하강을 통해 속도를 올리려했으나 기수는 점점 올라갈 뿐이었으며,
16분 7초엔 무려 42도까지 기수각이 올라갔다.
결국 균형을 잃은 기체는 오른쪽으로 75도 기울었고, 16분 15초엔 기수각 -28도로 본격적인 추락이 시작되고 말았다.
이륙 28초 후인 0시 16분 18초. 토크 62는 잘랄라바드 군공항 감시탑에 약 200km/h의 속도로 격돌했다.
승무원 11명(미군 6명, 민간인5명)과 감시탑의 아프간군 3명 중 2명이 현장에서 사망하였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아프간군 1명도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당시 상황을 재현한 것. 야투경을 착용한 상태에서는 조종간과 뒤에 끼워둔 야투경상자가 구분되지 않는다)
사고 원인은 화물 적재시에 조종간 뒤에 끼워놓았던 야간투시경 상자로,
기장과 부기장이 이를 잊어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행한것.
거기다 불행하게도 두 명다 야간투시경을 착용하여 시야가 좁아진 상태로,
이륙시는 물론 기체이상 발생시에도 이것을 발견하지 못한것이 결정적인 사고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첫댓글 무식하고 불편하고 필요 없는 절차 들은 사고가 나면 항상 그 피곤함과 필요 없어 보이는 절차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교훈을 또 여기서 보게 되네요.
항상 그래요. 예외는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