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 강상돈
내 생애 몇 번이나 돛을 달고 출항했나
만선의 꿈은 아직도 버리지 못하여
오늘은 난바다에서 부표 하나 띄워본다
별들도 이쯤이면 제 할 일 다 했는지
깜빡인 불빛 따라 나도 몸을 기울이면
집어등 이불을 펴고 바다 위에 눕는다
포구는 저렇게 나를 받아들이는데
그 누가 가슴에다 별 하나를 놓았을까
만선기 달고 온 배가 고동소리 우렁차다
ㅡ시조집『느릿느릿 뚜벅뚜벅』(열림문화,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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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까지만해도 금징어로 불릴만큼 귀했던 동해 오징어가
새해들어 대풍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어제 저녁 '6시 내고향'을 통해 묵호항에서의 출항과 입항을 지켜보았네요
울릉도에서 잠시 살아 본 바에 따르면 어부들의 바람은 늘 같았습니다
'용왕님이 주시는 만큼 감사하며 받는다'고 늘 되뇌는 일상이었지요
며칠전에 문우 한 분이 두번째 시집을 출간하셨고, 기쁨을 같이 나누었습니다
기념회는 새봄이 오면 하기로 하였지만 두툼한 양장표지를 보니 만선 같은 기쁨입니다
곳곳에 커피향이 물씬 풍기는 작품들이니 금세 향기가 퍼지겠지요^*^
모든 출항은 기다림을 채우고 망망대해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합니다
만선 깃발 펄럭이며 돌아올 고깃배를 기다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