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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접으며 *
성자聖者가 되고 싶었다
길이 저만큼 보였고
숨이 가빠졌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용기가
모자랐던지, 아니면
발목을 잡는 힘이 만만찮았던지
걸음은 날마다 비틀거렸고
길을 갈수록 멀어만 갔다
이제 반백半白이 되어
성자되는 꿈을 차분히 접어두고
아아, 나는 한 마리 순한
짐승이 되고 싶을 뿐이다
성자의 길도 버리고
의인의 길도 버리고
그냥 착한 아무개로 살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
언제고 이 가난한 꿈마저
고요히 접어
맑은 한 줄기 바람처럼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詩: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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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다녀왔습니다.
철새처럼 온 세상을 싸돌고 댕기다가
해마다 딱 한 번씩만 고향이라고 찾아오는 친구녀석이
때늦은 성묘를 가는데 함께 가자고 하더군요.
얕으막한 야산, 마른 풀의 가을향기는 숨이 턱턱 막히게 하더군요.
숲 풀 사이 벌겋게 상기되어 일으키는 단풍은
숨어 있던 빨갱이와 마주친 것처럼 긴장을 시켰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묘지 주변 잡목을 베어내는 친구 곁에서 빈둥거리다가
'생화학전에 이용되는 '질식작용제(포스겐 - Phosgen)'가 이런 마른 풀냄새가 난단다.'라고 했더니
군대에서 받은 화생방전 교육을 아직도 들먹일 수 있는 걸 보니
아직은 청춘이라고 추켜(?)줍니다.
한가한 시간, 그 좋은 풍경과 향기 속에서 하필이면
'살인가스'를 연상해 내다니... 쯧쯧(^^)
먼 나라 전쟁은 산 골짜구니를 찾은 선(善?)머슴의 정서까지 망치는군요.
'Bella Cioa(벨라차오)'라는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이탈리아 파르티잔(Partizan-빨치산?)들의 노래라고 하더군요.
스페인 내전 때 의용군들이 부르기도 했다는 노래라고 합니다.
이 노래를 찾아 보았는데 많이 있군요.
귀에 익숙한 리듬의 곡들도 있지만 생소한 곡도 있군요.
가사 번역은 얼마나 정확한지 알 수 없습니다.
Bella ciao
Una mattina mi son svegliata
O bella ciao, o bella ciao, o bella ciao ciao ciao
Una mattina mi son svegliata Eo ho trovato l'invasor
O partigiano porta mi via .. O partigiano porta mi via
Che mi sento di morir E se io muoio da partigiano
E se io muoio da partigiano Tu mi devi seppellir
Mi seppellirai lassu in montagna .. Mi seppellirai lassu in montagna
Sotto l'ombra di un bel fior Cosi le genti che passeranno..
Cosi le genti che passeranno Mi diranno che bel fior
E questo e il fiore del partigiano ..
E questo e il fiore del partigiano Morto per la liberta.
안녕 내사랑
이 아침 나는 일어나 오 내 사랑 안녕,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 안녕
이 아침 나는 일어나 침략하는 적을 맞으러 가야한다네
오 빨치산이 나를 멀리 데려가네
내 사랑 안녕, 안녕, 안녕
내가 빨치산과 함께 죽거든 그대 나를 묻어주오
아름다운 꽃 그늘이 진 산악지대에 그대 나를 묻어주오
지나가는 이들이 말하겠지
오 아름다운 꽃이여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붉은 꽃이여
허천나게 쥐어 박히며 죽을둥 살둥 모르는 이들은
정서타령이나 하며 배부른 소릴 하는 머슴마가 곱지 않겠군요.
Bella Ciao(Canciones de la Guerra Civil Espanola)
Bella Ciao(Zebda)
Bella Ciao(Savage Rose)
Bella Ciao(Yves mont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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