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국대 선발과정에서 제가 느낀 정해성 코치에 대해서 하고 싶었던 말을 월드컵이 끝난 다음에는 할 수 없을 것 같아 지금 이렇게 적어봅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해외파 감독이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고 있었는데 이번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실로 오랜만에 국내파 감독이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이 되었습니다. 처음 허정무 감독님이 대표팀을 맡았을 때 혹시 과거 국내파 감독들이 그랬던 것처럼 학연이나 지연에 이끌려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까 많은 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습니다. 저 또한 그중 1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았던 박지성 선수의 능력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볼 정도로 뛰어났던 허정무 감독님의 지인지감에 대해서 저는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기 에 허정무 감독님은 더 이상 학연이나 지연에 이끌려 대표를 선발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무참히 깨져버렸습니다.
허정무감독님이 전남감독에서 물러나 현 대표팀 감독직에 오른 게 2007년 12월입니다.
감독직에 오른 허정무감독님은 대표팀 코치진 인선을 빠르게 진행하는데 수석코치에 정해성 전 제주감독(2007년 11월 제주감독직에서 자진사퇴하였음)을 콜키퍼코치에 김현태 당시 제주수석코치와 박태하 포항코치를 선임한 후, 비디오 분석관에 김세윤 당시 제주 비디오분석관을 뽑았습니다. 그리곤 2008년 1월 말경에 있을 칠레와의 평가전을 앞둔 2008년 1월 17일 허정무호 1기 대표팀 명단을 발표합니다.
포워드진에는 설기현, 정조국, 박주영선수가 선발되었는데 여기에 제주의 조진수 선수가 포함이 됩니다.
미드필드진에는 김남일, 김두현, 염기훈, 박지성, 이관우, 황지수 선수를 선발하면서 제주의 이동식, 구자철 선수를 선발합니다.
수비진에는 곽태휘, 곽희주, 황재원, 조성환, 강민수, 조원희, 이종민, 김치우, 이영표, 박원재 선수를 선발하면서 성남의 조용형선수를 함께 선발합니다.(조용형 선수는 선발 당시에는 성남이었으나 얼마 안 있어 제주로 이적했습니다.)
이와 같이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었는데 정해성코치와 직접적 인연이 있는 조진수, 이동식, 구자철, 조용형선수가 선발되었습니다. 포지션도 FW, MF, DF 다양하게 뽑혔습니다. (참고로 2007년도 제주팀은 리그 11위팀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어이가 없는 것은 칠레와의 평가전 이후 2008년 2월에 김치우 선수가 연습 중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서 제외 되자 김치우 선수의 대체자로 제주의 수비수 이상호 선수를 선발합니다. 울산의 공격수 이상호가 아니라 제주의 수비수 이상호를 말이죠. 김치우 선수의 후임자로 제주의 이상호 선수를 선발했다는 사실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아니 경악했다는 표현이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한 달 사이에 제주는 무려 5명의 현역 국가대표를 보유한 팀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정해성 코치님은 한 달 사이에 자신이 아끼는 제자들을 무려 5명이나 국가대표에 발탁하는 맹활약을 보여 주였던 것이죠.
아무리 감독과 코치가 자신들의 전술을 잘 소화해 낼 것 같은 선수를 좋아하고 평소 자신들이 기량이나 성격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선수를 선호한다고는 하지만 이것도 누구나가 인정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합리적 기준이나 객관적 근거에 기인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 없이 자신이 좋아하고 선호하는 선수를 무작정 뽑는 것을 우리는 학연이다 지연이다 하면서 비난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상황 정도 되면 이를 두고 객관적이고 합리적 기준에 의거하여 자신이 평소 잘 알던 선수들을 테스트한 것이라는 해명은 누가 보더라도 변명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정해성 코치님도 이런 선수들을 추천해서 뽑을 때 이 선수들이 모두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언합니다. 그렇다면 어차피 나중에 가서 탈락할 것 그저 자신이 아끼던 제자들의 축구이력에 단 하루라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그것도 월드컵 예선을 위한 국가대표였다는 화려한 경력을 심어주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동안 국내파 감독들이 범했던 인맥에 의한 선수선발의 우를 정해성 코치님이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정해성 코치님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하겠습니다. 저는 이 비난에 있어 허정무 감독님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봅니다. 선수선발의 권한에 있어 최소한 허정무 감독님이 정해성 코치님보다는 더 막강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해성 코치님의 이런 전횡을 막지 못하고 이에 동조한 허정무 감독님 또한 초창기 국가대표 선발에 있어 비난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겠습니다.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하루전날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기는 합니다만 대한민국 국내파 감독이 대표팀 감독에 선임되더라도 앞으로는 저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글을 적어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한국팀과 더불어 국내파 감독님의 선전을 기원해봅니다.
첫댓글 맨 마지막 줄처럼 지금은 응원이 필요할거같네요..물론 저때의 의심은 있지만..그런거는 지금 대회를 하루앞두고 있는시점에서 꺼낼 이야기는 아닌거같네요;;; 분명 저부분은 확실이 짚고넘어가야되지만;; 지금 시기상 이런글보다는 응원이 필요할 때인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구자철선수는 정해성코치 이전에 허정무감독님이 유심히 지켜본 선수인걸로 알고있습니다..
지금 이런 이야기가 거론될 시기가 아니지만... 내용에는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