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옆에서 바라다보니
최근 3년간 팀을 이끌다 떠난
전 감독 권정화씨의 힘이 큰 것 같습니다.
그는 모교 대구상고에서 감독을 하다
학원 내 모종의 사건으로 모교를 떠나
경주고에 와서 3년간 몸을 담았던 사람입니다.
그는 경주고에 부임하자마자
야구부 숙소에 자신의 거처를 차리고
선수들과 숙식을 같이 하며
호랑이같이 선수들을 독려하며
스파르타훈련을 시킨 사람입니다.
당시에 선수들은 집단 가출을 자주 했었습니다.
감독의 혹독한 훈련 때문이었습니다.
대통령배 때 우수선수였던 김승권은
1,2년 내내 야구부를 떠나
가출, 금품갈취 등으로 학교 내에서 문제아 선수였습니다.
권감독 밑에서 견딜 수가 없었던 거지요.
올 해 초에 권감독은 떠나고
경주중 감독이었던 이동수 감독이 사령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다녔던 서울의 H대학은 야구의 명문이었습니다.
대학야구를 거의 다 평정하다시피 했지요.
그러던 어느 해 춘계대학야구리그
최종 결승에서 영남대와 맞붙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H대학의 승리를 점 쳤지요.
당시 그 팀에는 유명한
정순명, 권백행, 김유동, 천보성, 김정수, 장효조, 오대석, 김한근, 이만수, 김시진, 김용남 같은 선수들이 있었죠.
결국 H대학은 영남대의 무명선수들에게 지고 말았죠.
그 때 영남대에는 당시 별 이름없던
권정화가 3번 김재박이 4번에 버티고 있었고
투수도 김재박이었습니다.
결승타는 권정화가 쳤습니다.
나는 그래서 권정화를 기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