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때, 세계에도 내노라 할 정도의 경기장이 여럿 만들어져서 한국축구의 인프라는 발전했다라고 하는데, 과연 그럴지 의문입니다. 이 점을 현 FA컵 운영방식을 통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서, 인프라를 경기장뿐만 아니라, 팬들(서포터로 바꿔도 되겠죠?)의 관심도 인프라에 포함시킵니다.
우선, FA컵 경기가 열리는 곳인데, 홈&어웨이가 아닌, 중립경기로 진행됩니다. 각 클럽(이른바, K3팀. 전 2종클럽)이 임차할 수 있는, 정식 경기장이 없기 때문에 중립경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리고 FA컵 본선이 되면, 중고교의 지역 축구대회의 판박이가 됩니다. 거의 모든 경기가 열흘 안에 다 치뤄지는 것이죠. 물론, 중립지역 경기. FA컵대회도 8강정도 가면, 아마추어-K2 클럽은 전부 녹아웃되니까 8강이후는 홈&어웨이로 치룰법도 한데, 그게 안되는 것이죠. 시기적인 문제도 있겠습니다만, 이건 옮기려면 옮길 수도 있는 문제지요.
요컨데, 아마추어끼리의 경기든, 본선에서 프로와의 경기든, 홈&어웨이를 만족시킬만한 구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게 안되니까 계속 중립지역 경기만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만약에 한국도 수 많은 소형구장(5천석 미만의 좌석을 가진 경기장)을 건설한다면, 아마추어 클럽간의 경기정도는 홈&어웨이로 가질 수 있겠죠. 아마추어 클럽-K(K2)클럽간의 경기야 중립지역에서 한다고 해도 말이죠. (그것은 K리그의 일정이 현재와 같다는 점에서입니다. 컵대회가 다시 폐지되고, FA컵을 3월에 치룬다면 또 모르겠습니다.)
팬은 또 어떻습니까? 일반인도 대개는 축구는 유흥의 다음단계에 놓인 문제, 다만 A매치는 열심히 관전하며 A매치가 지면 바로 축구협회를 욕하는 정도가 되지는 않을까요? 그런 형편에 아마추어 클럽 서포터가 생긴다? 꿈에서나 바랄 일 같습니다.
아마추어 클럽은 서포터가 필요없다? 팬 없는 축구경기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아마클럽이라도 서포터가 있어야 관중이 몰려들고, 관중이 몰려들어야 좋은 선수가 나오고, 좋은 선수가 올라가고 올라가서 더 좋은 국대도 만들 수 있겠죠. 팬이 필요한 것은 굳이 K리그에 국한된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여기서, 다른 나라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프랑스의 칼레의 기적은 차치하고, 독일의 경우, DFB포칼은 약소팀 홈경기가 최우선입니다. 대개 2부 혹은 아마추어 클럽팀과 1부팀(혹은 아마추어 클럽과 2부팀)이 맞붙는 식으로 본선이 이루어집니다. 물론, 이런 아마추어 클럽 홈에서 진행한다는 것은 아마추어 클럽도 임대지만 당당히 홈 구장을 갖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죠.
본선 1라운드는 어웨이 경기만 갖지만, 그것도 약한 팀을 위한 배려가 되겠지요. (그런 점에서, 사회주의 성향을 받은 흔적이 나타납니다.)
즉, 지자체도 꾸준히 풀뿌리 축구를 위해 투자해주고, 지역 주민들도 클럽에 관심을 가지기에 저런 정도는 가능합니다. 괜히 올 시즌에 아헨이 잘 한 게 아니죠. (물론, 아헨의 UEFA컵 홈경기는 쾰른의 홈구장을 임대해서 치뤘다고는 하지만요.)
물론, 이것은 축구협회의 문제는 아닙니다. 축구협회 자기 돈으로 인조잔디/천연잔디 축구장을 어렷 건립할 수 없으니까요. 축구협회에 제기할 수 있는 문제라면, 건립하게 할 의지가 있냐없냐겠지만, 이것에 목숨을 걸 수 없는 노릇이지요. 이것은 지자체(장)가 축구라는 종목을 어떻게 보느냐, 주민은 축구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문제가 되겠습니다.
지자체나 지자체장은 중소 규모의 건립은 아예 생각도 안한다, 다만 지자체장 선거때가 되면 얼굴 알리기 용으로 지역 프로팀에 관심을 갖는다(그것도 K2는 거들떠도 안보죠.), 이것이 지자체가 축구를 보는 관점입니다.
대형구장 있으면 뭘합니까? 풀뿌리 축구를 위한 인프라가 허접해서 프로축구-아마축구가 따로 노는데. 게다가 일제시대 거치면서 일본의 강압통치로 웬만한 풀뿌리 클럽들 여럿 아작내버렸고, 박정희/전두환 거치면서 역시 풀뿌리 클럽의 성장도 없었고, 그로 인해 풀뿌리 축구를 위한 소규모 인프라 투자도 제대로 안했는데... 게다가 클럽에 대한, 저 클럽은 내 고향의 클럽이니까 경기가 있으념 가서 응원해야지 하는 연고의식도 부족하고...
이런 점에서는 아직 한국축구는 갈 길이 멉니다.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노력을 잘 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K리그에 잘 연결만 시킨다면, 월드컵 우승도 남의 이야기만은 아닐 겁니다.
첫댓글 옳소!!프로랑 아마랑 따로노는게 정말 개낭패-_-
진짜 우리나라는 너무 급속하게 발전되서 모든게 다 부족하고 문제가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