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내수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자동차에 붙는 특별소비세에 탄력세율을 붙여 세율을 낮췄다. 자동차 판매의 증가가 여타 여러 가지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세금을 내려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돋구기 위한 '고육책' 이다.
국산 자동차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말은 이미 옛 이야기. 우리 나라 자동차들도 세계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할 정도로 품질과 성능이 월등해 졌다. 그러나 '남의 떡이 커보인다' 는 말처럼 왠지 '외제차' 가 좋아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제차는 비싸다. 물론 최첨단기술을 듬뿍 담아낸 뛰어난 '명차' 는 성격이 다르겠지만 국산차와 성능이 비슷한 외제차라도 가격은 비싸다. 이유는 부과되는 세금의 액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들은 아무리 비싸봐야 1억원이 넘는 것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수입자동차의 가격은 최저 3000만원부터 최고 몇 억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운송비 등과 관세를 납부하게되고 또 국내 수입업체의 마진까지 붙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차량 가격의 절반 가까이 세금이 붙을 수도 있다. 순수 자동차 가격이 1300만원이고 운송비와 보험료를 포함해 관세 과세표준이 1500만원인 1800cc급 외제차를 수입업체에서 국내에 들여왔다고 가정해 보자.
관세의 과세표준이 1500만원이라면 여기에 8%의 관세, 120만원이 붙는다. 관세를 포함한 1620만원의 가격에 10%의 특별소비세(일시적 탄력세율 적용 배제) 162만원이 추가된다. 특소세의 30%인 48만6000원의 교육세도 포함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 가격을 다 합친 가격에 10%의 부가가치세를 더하면 세금의 총합계는 621만6600원. 1500만원에 이를 더하면 통관을 거쳐 국내에 반입된 차량의 가격은 2121만6600원으로 '껑충' 뛰어 있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가격은 국내에서의 소비자가격이 아닌 단순히 수입업체가 사들여오는 가격에 불과한 것. 여기에 업체마진이 붙는데 통상적으로 수입자동차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되는 차량보다 이문(마진)을 훨씬 크게 남긴다.
수입업체에서 300만원의 마진을 붙였다고 가정하면 생산지에서 단돈 1300만원에 생산된 자동차가 바다를 건너 국내에 들어오면 가격은 무려 2500만원 가까이 되는 것이다. 자동차 구입시 취득세와 등록세, 판매하면서 한번 더 붙는 10%의 부가가치세도 빼놓을 수 없는 부담요소.
따라서 유난히 좋은 성능을 발휘하는 명차중의 명차가 아니라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비슷한 성능의 국산차를 사는 것이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다. "가격이 비싸니까 좋을 것" 이라고 생각해 수입차를 사는 것은 국가에 봉사(?)하는 일만 된다. 그렇다고 국가에서 '모범납세자' 로 선정해 주지도 않는다.
최근 몇 년간 경기침체로 나라 경제가 허덕이고 있다. 이러한 때에 외제차 보다는 국산차를 구입하는 것이 나라 경제도 살리고 가정 경제도 살리는 지름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