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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왈패집단 원문보기 글쓴이: 신천무용단-향이
대장부 허랑하야 부귀와 공명 하직허고 삼척동 일필려로 승지강산구경헐 제, 진시황 고국제와 만리장성 아방궁, 한무제 승로반 선인장, 봉황대 황금대,오초당월오초송 고로 두루 구경허고 강산이 기진하되 호흥이 상첨하야 옥난간에 높이 올라 인호상이자작 후의 한단침 돋우 베고 상주호접 잠이들어, 꿈도 또한 생시같이 우수를 높이 들어 소상반죽 눌러 짚고 만갖 청산 들어가니 산양수세도 좋거니와 초목무성이 아름답다. 칭칭 절벽상엔 낙화를지리를 허고, 고금영웅 문장열사 은일화탕 절대가인 변복 야복으로 헌화허여, 좌상의 ?은 선인 누구누구 모았더냐. 천하장사 풍우영무, 사군무량 고요직설, 만고충신 용방비간, 지절 높은 백이수제, 검무일수 항적이며, 추풍강동 장한이, 오호범주 범상군, 기주한던 유령이며, 애월하던 태백선상.
해 설
장부한은 부귀와 공명을 버리고 명승지를 구경하며 옛날의 여러 사람을 만나 노닐다가 깨어보니 꿈이라는 내용의 노래이다. 수많은 인물을 장황하게 늘여놓아 황당한 느낌마져 드는데, 그럴수럴소록 현실적인 삶의 비애는 더욱 짙은 빛을 띤다.
2. 호 남 가
함평천지 늙은 몸이 광주 고향을 보려 하고 제주어선 빌어 타고 해남으로 건너갈 제 흥양에 돋은 해는 보성에 비쳐 있고,고산의 아침 안개 영암을 둘러 있다. 태인하신 우리 성군 예악을 장흥하니 삼태육경의 순천심이요 방백수령의 진안군이라. 고창성에 홀로 앉아 나주 풍경 바라보니 만장운봉은 높이 솟아 층층한 익산이요, 백리담양 흐르는 물은 굽이굽이 만경인데 용담의 맑은 물은 이 아니 용안처며 능주의 붉은 꽃은 곳곳마다 금산인가.
남원에 봄이 들어 각색 화초 무장하니 나무나무 임실이요, 가지가지 옥과로다. 풍속은 화순이요, 인심은 함양인데 이초는 무주하고 서기는 영광이라. 창평한 좋은 세상 무안을 일삼으니 사농공상 낙안이요, 부자 형제 동복이라. 강진의 상고선은 진도로 건너갈 제 금구의 금을 일어 쌓아노니 김제로다.
농사하는 옥구 백성 임피사의 둘러입고 정읍의 정전법은 납세인심 순창이요, 고부청청양류색은 광양 춘색이 새로왔다. 곡성의 숨은 선비 구례도 하려니와 흥덕을 일삼으니 부안 제가 이 아니냐.
우리 호남의 굳은 법성 전주백성 거느리고 장성을 멀리 쌓고 장수로 돌아들어 여산석에 칼을 갈아 남평루에 꽂았으니, 대장부의 할 일이 이 외에 또 있는가.
해 설
이 <호남가>는 이서구의 작이라고 한다. 호남이라 하면 지금의 전라 남북도를 말한다. 이는 고장 이름을 따서 문장식으로 멋지게 엮은 노래인데, 호남의 자랑을 늘어놓은 것이다.
첫머리가 함평으로부터 시작하여 제두로 넘어가는데, 예전에는 제주도가 전라도에 속했던 까닭이다.
광주 나주 해남 보성 흥양 고산 영암 태인 고창 순천 진안 운봉 익산 담양 만경 용담 용안 능주 금산 남원 임실 옥과 화순 무장 함열 무주 영광 창평 무안 낙안 동복 강진 진도 금구 김제 임피 정읍 순창 광양 곡성 구례 흥덕 부안 법성 전주 장성 장수 여산 남원 등 각 고을을 풍경이나 사적을 들추어 문장으로 멋지게 엮은 노래로 퍽 재미있다.
3. 편 시 춘
아서라 세상사 가소롭다. 군불견 동원도리편시춘 창가소부야 웃들 마라. 대장부 평생 사업 건연히 지나가니 동류수 굽이굽이 물결은 바삐바삐 백천이 동도해라 하시에 부서귀아. 우산에 지는 해는 제 경공의 눈물이요 분수 추풍곡은 한무제의 설움이라.
피 죽죽 저 두견아 성성제혈 한을 마라. 기천년 미귀혼이 너도 또한 슬프련만 천고상심 우리 인생 봄마다 수심이라. 낙양성동 낙화 소식 공자 왕손 처량하구나. 청춘 꿈을 놀라 깨니 백발설움 더욱 깊다. 오릉금시 은안백마 당시행락 내련마는 장안청루 소년들은 저 혼잔 듯 자랑한다.
창강에 배를 띄워 풍월을 가득 싣고 범범중류 내려가니 백구비거 뿐이로다. 어디서 비파 소리 곡종 인불견 수봉청하니 소상고적이 방불하구나. 음풍이 노호하여 탁랑이 배공이라 잔나비 우는 곳에 만고상사 꿈을 깨니 동정호 저기로다.
저 건너 성낸 조수 절강일시 분명하구나, 은은한 옛 사당은 상산사 형적인가. 일호주 진토록 만고사가 암암이라. 유영이 기주한들 분상토에 술이 오랴. 아마도 우리 인생 춘몽과 같으오니 한잔 먹고 즐겨 보세.
해 설
이 편시춘은 가장 성창되는 단가 중의 하나다. 전에는 사설이 분명치 않고 오자와 낙서가 많아서 부르면서도 무슨 뜻인지 몰랐으나 가사를 정리하여 올바르게 고쳐 놓았다.
이 노래의 내용은 세월이 덧없음을 비관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군불견 동원도리편시춘」이 주제이다.
인생의 젊음이란 허황하여 어느 겨를에 백발이 되고 만다는 한탄조의 소재로서,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 것이다
4. 죽 장 망 혜
죽장망혜 단표자로 천리강산 들어가니 폭포도 장히 좋다마는 여산이 여기로다.
비류직하 삼천척은 옛말삼아 들었더니 의시은하낙구천은 과연 허언이 아니로다.
그 물에 유두하여 진금 씻은 후로 석경의 좁은 길로 인도한 곳 내려가니 저익은 밭을 갈고 사호 선생 바둑을 둔다. 기산을 넘어들어 영수로 내려가니 허유는 어찌하여 팔 걷고 귀를 씻고, 소부는 무삼 일로 소 고삐를 거사렸노. 창랑가 반기듣고 소리 좇아 내려가니 엄릉탄 여울물에 고기 낚는 어옹들은 양의 갖옷을 떨뜨리고 벗을 줄을 모르는구나. 오호라 세인기군평 미재라. 군평역기세라 황산곡 돌아드니 죽림칠현이 모였구나. 영척은 소를 타고 맹호연 나귀 타고 여동빈은 사슴 타고 두목지를 보이랴고 백낙천변 내려가니 장건의 승사로다.
맹동야 넓은 들에 와룡강변 내려가니 과연 선생 계시는데 학창의 흑대 띠고 팔진도 축지법 흉장만갑하여 두고 초당에 앉아 조을며 대몽시만 읊는구나. 물외협경 다 버리고 탄탄대로 다시 찾아 문수에 배를 타고 이천으로 흘러저어 명도에게 길을 물어 염계로 내려가서 회암에 들어가니 성리대전 가례책을 좌우에 벌여 놓고 사서삼경 예기 춘추수 집주를 내계시니 호걸지풍이요 성현지학이로다.
고래천지기천년이요. 금성옥신 여기로다. 강산풍경 매양보니 풍월이나 하여 보자. 음영완보석양천에 촌려로 돌아오니 청풍은 서래하고 명월은 만경이라
강산풍경이러하니 금지할 이 뉘 있으리. 어화 벗님네야, 빈천을 한치 말고 자락하며 지내 보세.
해 설
이 <죽장망혜>는 흔히 많이 불리는 단가이다.
세상 영욕 다 버리고 간단한 몸단장으로 강산풍경을 찾아 탐승하는 것을 엮었다. 중국 고대의 요순 시절에서부터 거슬러 내려와 면면 수천년에 달하는 인물들을 나열했는데, 제왕.은사.호걸.학자.문사.명장들을 다채롭게 엮어 놓았다.
5. 초 한 가
원문에 월흑하니 수운이 적막하다. 초패왕은 초를장차 잃단 말가. 역발산도 쓸데없고 기개세도 할 일 없다. 칼 잪고 일어나니 사면이 초가로다. 우혜우혜 내약하오. 낸들 너를 어이하리, 삼보에 주저하고 오보에 체읍하니 삼군이 흩어지고 마음이 산랑하다. 평생에 원하기를 금고를 울리면서 강동으로 가쟀더니 불의에 패망하니 어찌 낯을 들고 부모님을 다시 뵈며, 초강백성 어이 보리.
백대 영웅 호걸들아, 초한승부 들어 보소. 걸인지용 부질없고 순민심이 으뜸이라. 한패공의 백만대병 구리산하 십면매복 대진을 둘러치고 초패왕을 잡으렬제, 천하 병마 도원수는 걸식표모 한신이라. 대장단 높이 올라 천하 제후 호령할제 형양성고 험한 길과 팽성도 오백리에 거리거리 복병이요, 두루두루 매복이라. 모계 많은 이좌거는 초패왕을 유인하고 산 잘놓는 장자방은 계명산 추야월에 옥통소를 슬피 불어 팔천 제자 흩을 적에 그 노래에 하였으되,
구추삼경 깊은 밤에 하늘이 높고 달이 밝다. 청천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 객의 수심을 돋우는 듯, 변방만리 사지 중에 정벌하는 저군사야, 너의 패왕 세곤하여 전쟁하면 죽을 테라 철갑을 굳이 입고 날랜칼을 빼어드니 천금같이 중한 몸이 전장검혼이 되겠구나. 호생오사하는 마음 사람마다 있건마는 너희들은 어찌하여 죽기를 저리 즐기느냐. 너의 당상 학발양친 어느 누구라 위로하며 홍안처자들은 한산낙엽 찬바람에 새옷 지어 넣어 두고 오늘이나 소식 올까 내일이나 편지 올까, 옥같이 고운 얼굴 망부하는 갚은 간장 썩은 눈물 밤낮으로 흘리면서 이마 위에 손을 얹고 나가던 길 바라보며 망부석이 되단 말가. 남산하의 좋은 발은 어느 장부 갈아 주며, 태호정 빚은 술은 뉘로 하여 맛을 보리. 어린 자식 철없이 젖달라 짖어울고 철 안 자식 애비 불러 밤낮 없이 슬피 우니 어미 간장 다 녹는다. 우리 낭군 떠날 적에 중문에서 손을 잡고 눈물 짓고 이른 말이, 청춘홍안 두고 가니 명년 구월 돌아오마. 금석 같이 맺은 언약 방촌간에 깊이 새겨 잊지 마자 했건마는 원앙금 앵무침에 전전반측 생각할 제 팔년풍진 다 지나고 죽었는가 살았는가 적막사창 빈 방 안에 너의 부모 장탄식을 뉘로 하여 위로 하리. 부모같이 중한 이는 천지간에 없건마는 낭군그려 설운 마음 차마 진정 못 할지라, 오작교상 견우직녀 일년일도 보건마는 우리는 무슨 죄로 좋은 연분 그리는고, 초진중에 제대토록 있었느냐. 천명귀어 한왕하니 가련하다. 초패왕은 어디로 가단 말가. 팔년 풍진 대공업이 속절 없이 되리로다.
해 설
이 <초한가>는 항우 초패왕과 유방 한패공이 서로 싸워 항우가 지고 유방이 한 고조가 되어 4백년 한나라의 기초를 세운 것을 노래한 것이다.
항우는 힘은 세었으나 인심을 잃었고 유방은 민심을 순하게 하여 마침내는 초나라 군사를 물리쳤다. 패왕은 대패하여 끝내는 오강에서 자문하고 말았다. 여기에는 파초대원수 한신과 천하 재사 장자방의 공이 컸다.
<초한가>는 서도창에서 자세하게 해설했으므로 세부적인 것은 그곳의 해설을 참조하기 바란다.
6. 월 령 가(달거리)
하사월 초파일 남풍지훈혜하고 해오민지온혜로다. 삼각산 제일봉에 봉황 앉아 춤을 추고 한강수 깊은 물에 하도용마 나단 말가. 백공상화 경성가를 오늘이야 알리로다. 요지일월 순지건곤 태평성대 이 아닌가. 만사 인간 저문 날에 소년 행락 얼마하리. 타기황앵 아희들아 막교지상 원치 마라. 황금 갑옷떨쳐입고 세류영 넘어들어 환우성하는 소리 겨우 든 잠 깨어 보니 장안만호 등을 달아 산호만세 부르는데, 그 달 그믐 다 보내고.
오월 단오일 천중지가절이요 일지지 창의하여 창창한 수풀 속에 백설이 자랐구나. 시재시재 성언이요, 산량자치 나는구나. 광풍제월 넓은 천지 연비어약 노는구나. 백구야 날지 마라 너 잡을 내 아니다 성상이 버리시니 너를 좇아 예 왔노라. 강상에 터를 닦아 구목위소한 연후에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넉넉할까. 일촌간장 맺힌 설움 부모님 생각뿐이로다. 옥창앵도 붉었으니 원정부지 이별이라 송백수양 푸른 가지 높다랗게 그네매고 녹의홍상 미인들은 오락가락 추천을 하는데 우리 벗님은 어듸로 가고 단오 시절을 모르는가. 그달 그믐 다 지내고.
유월이라 유두날 건곤은 유의하고 양신이 생겼에라. 홍로유금되었으니 나도 미리 피서하여 어디로 가잔 말가. 도연명 천추 후에 만고 강산 묻혔에라. 죽장 짚고 망혜 신어 천리 강산 들어가니 폭포도 장히 좋다.
여산이 여기로다. 비류직하삼천척은 옛말로 들었더니 의시은하낙구천은 과연 헛말 아니로다. 기산을 넘어 영수로 내려가니 허유는 어찌하여 팔 걷고 귀를 씻고 소부는 무삼 일로 소고삐를 거스렸노. 창랑일곡 반겨 듣고 소리 좇아 내려가니 엄릉탄 여울물에 고기 낚는 어옹 하나 양구는 무삼 일로 벗을 줄을 모르는고. 세인 기군평하니 미재라 군평 역기세라 황산곡 돌아드니 죽림칠현 모였에라.
영척은 소를 타고, 맹호연 나귀 타고 두목지 본 연후 백낙천 찾아가니 여동빈은 사슴 타고 장건은 승사로다. 와룡강상 초당중에 백우선 손에 쥐고 학창의 흑대로다. 팔진도 축지법과 손오병서를 흉중에 감추우고 초당에 조을며 대몽시를 읊는구나. 물외협경 다 버리고 탄탄대로 로 내려가 문수의 배를 타고 이천으로 흘러저어 명도께 길을 물어 염계로 내려가서 회암에 들어서니 성리대전 가례책을 좌우에 늘어 놓고 사서삼경 예기 춘추 집주를 내시니 호걸지풍이요 성현지학이로다.
고래천지 기천년고 금성옥진이 여기로다. 강상풍경 매양 보니 풍월이나 하여 보자. 음영완보로 석양천에 촌려로 돌아오니 청풍은 서래하고 명월은 만정이라 강상풍경 이러하듯 금지할 이 뉘 있으랴. 빈천을 한치마라, 그 달을 다 보내고.
칠월 칠석일 금풍삽이석기하고 옥우곽이쟁영이라. 유종원의 걸교문은 몰득탐정 송교래요, 주문공의 칠석부는 유승인간 거불회라. 추수공장천일색은 왕발의 문장이요, 계자천향운의표는
해 설
이 <달거리>는 서울에서 성창하는 거와는 다르다. 서울의 달거리는 정월부터 3월까지만 하고 다른 소리로 바뀌는데, 이 <달거리> 는 4월부터 시작하여 4월 관등절, 5월 단오절, 6월 유두절, 7월 칠석절, 8월 추석절, 9월 중양절, 10월, 동지절, 섣달의 순서로 재치있게 엮었다.
7.사시 풍경가
동군이 유덩하여 춘풍이 화창하니 청명가절이 아니냐, 경치도가려하다. 만첩산중은 취병을 둘렀는 듯 백화는 만발하여 광휘도 찬란하다. 채필을 높이 들어 명화를 그렸는 듯 충암절벽은 무심히도 개봉이라 만산홍록은 춘색을 띠어 있고 임하에 우는 새는 왕손이 느끼는 듯 물색이 처연하다.
창랑수 맑은 곳에 꽃 그림자 구름 맨 듯 연년춘초 설워함이 많고 많다. 광풍은 처처하여 낙화를 재촉는 듯 떨어지거니 피거니 난만코 어지럽다. 이화는 눈날리듯 화엽이 분분하여 어언간에 중춘색이 로구나.
요요 삼색도는 언제 왔다 돌아가나 춘풍도리를 훌훌히 보낸후에 화하승경을 목단으로 벗을 삼아 녹림이 의의한데 화왕벗을 자랑한다. 천리향풍 애애하여 화지에 둘러 있고 앵가는 영영하여 태평곡을 아뢰는 듯 쌍봉은 노래하고 호접은 춤을 춘다. 무신은 편편하여 향풍에 나부끼고 무가는 열열하여 화림에 얽혔에라. 옥제의 해당화는 조로를 머금어서 자약히 피었구나 부성한 작약꽃은 향기를 자랑하고 향기는 울울하여 반공에 가득하다.
황앵은 환우하며 화초간에 왕래하고 양류는 청청하여 바람을 못 이기어 유서를 흩날린다. 연 캐는 아희들아 창랑수 맑은곳에 부용일지 꺾어 내니 일진청풍 흥백이 분명하다. 녹파를 의지허여 옥배를 어루만져 연엽주 마신 후에 채련곡 읊으면서 귀거래사 생각하니 전원 어디메뇨. 동리국화 찾아볼까. 금풍이 소소하여 국화 난개하니 은일처사 높은 절개 고연히 보았에라. 추천낙월에 강풍은 처처하고 만산홍엽은 금수장을 이루었는데 죽은 듯 잠을 이뤄 매죽을 꿈에 보니 엊그제 붉은 단풍 오륙일설상 위에 매화 향기 아름답다.
창창 송죽은 납설을 띠어 있고 의의녹죽은 설상을 멸시하여 열사의 후신인가 절개도 견고하고 적설을 쓸고 취죽을 어루만져 세월이 신속함을 장탄하고 물색의 변태함은 창연이라 의의한 암석하에 설풍이 처량한데 옥수주렴이 처처에 걸렸으니 소담한 설경 중에 매향이 무르녹고 열렬한풍에 홍안성이 처량하다. 어느덧 설경을 지났구나 동풍이 담탕하니 삼춘가절 다시 온다. 허후 세상사 헛되도다. 인생이 부득항소년이니 아니 놀고 무엇하리.
해 설
이 <사시풍경가>는 <달거리>와 같이 4월달부터 시작되지 않고, 청명절부터 시작된다. 봄의 백화가 만발한 경치를 읊고, 여름철의 녹음방초승화시의 좋은 경치를 엮고, 가을의 단풍진 경색을 재치 있게 엮었으며, 겨울의 설경을 읊었다.
그런데 세월이 신속하여 어느덧 봄이 여름이 되고, 여름이 어느덧 가을이 되며 또한 겨울도 빨리 돌아오는 것이고,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인생도 늙어 간다고 하는 허무함을 엮은 노래이다.
8. 사철가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구나.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 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라 옛부터 일러 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삭풍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 단풍이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 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리어 은세계가 되고 보면은 월백설백천지백허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 가고 이 내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 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 내 한 말 들어보소 인간이 모두가 팔십을 산다고 해도 병든날고 잠든날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 살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 진수는 불여 생전에 일비주만도 못허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말어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어간다. 세월아 가지마라 가는 세월 어쩔거나. 늘어진 계수나무 끝 끝어리에다 대랑 매달아 놓고 국곡투식 허는 놈과. 부모 불효 허는 놈과 형제화목 못 허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 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아서 한 잔 더 먹소. 덜 먹게 허면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