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08월04일 17:35
◆치솟는 유가 어디까지◆
국내 정유사들이 상반기 막대한 순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이를 둘러싼 논란 이 일고 있다.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수익구조가 나빠지지 않고 오히려 사상 최고의 순익을 올 린 것은 정유사가 유가 인상분을 그대로 국내 소비자에게 떠넘긴 탓이라는 지 적이다.
정유사들은 원유 정제마진이 좋아져서 순익이 높아졌고 석유제품 내수가격을 수출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낮춰 잡았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크게 떨어 진다는 평가다.
◇정유사 상반기 `대박`=정유사들은 올 상반기 동안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SK(주)는 올 상반기 전체 매출규모가 7조9653억원에 달했고 7486억원의 영업이 익을 기록했다.
이를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규모는 11.5% 증가했고 영 업이익의 경우 466.3%나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다른 정유사들도 막대한 순익 을 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정유의 경우 상반기 동안 4600억원의 순익을 냈고, 에쓰오일은 5000억원, 현대오일뱅크는 2200억원의 순익을 낸 것으로 추 정되고 있다.
이러한 막대한 순익을 올린 덕분에 직원들의 호주머니도 두둑해졌다.
SK(주)와 에쓰오일은 각각 250%와 300%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정유사들은 원유 정제마진이 높아진 때문에 상반기 실적이 좋아졌다고 설명하 고 있다.
이영원 LG정유 부장은 "원유가격이 올라갈 때는 국제시장에서 제품 가격이 원 유가격 상승세보다 훨씬 높게 오른다"면서 "고유가 때문에 정제마진이 매우 좋 았다"고 설명한다.
휘발유나 경유 등 제품값이 더 올라 재미를 봤다는 얘기다.
전세계적으로 정유시설 증설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수급상의 문제도 석유제품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한다.
특히 정유사들의 대박 행진은 국내 정유사들뿐만 아니라 해외정유사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BP는 지난 2분기 순익이 작년 동기보다 23% 증가한 3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수노코의 경우 지난 2분기 순익이 2억1700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순익의 4배에 달했다.
◇소비자 가격 논란 확산=그러나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국내 석유제품 소비 자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일선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경유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부지역에서는 ℓ당 1000원에 육박했다.
휘발유가격 도 14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당연히 정유회사가 매기는 석유제품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가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이 고유가를 이유로 적정마진 이상의 이익을 가져가고 있 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정유사들이 가격이 오르기 전에 원유를 확보해 놓고도 막상 국내 에 공급할 때는 인상분을 반영해 가격을 결정함으로써 엄청난 마진을 챙기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최근 석유제품 수입사들이 잇달아 도산한 탓에 시장에 독과점 체제가 유 지되면서 정유사들이 소비자 가격을 낮출 필요가 없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전직 정유회사 직원이었던 A씨는 "대부분 정유사들의 국내 판매가격 산정방식 이 90년대 후반에 만들어졌다"면서 "30달러 이상 고유가를 예측해 만들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내수 마진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각 정유사는 석유제품 가격산정방식을 `영업비밀`이라면서 밝히지 않고 있다.
유영국 세종증권 연구원도 "현재까지 정유사들이 적정 마진을 얻고 있다"면서 도 "3~5월에는 내수마진이 수출마진보다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유사 관계자는 "내수 마진이 수출 마진보다 낮아 오히려 국내 소 비자들은 혜택을 보고 있다"고 강변한다.
수출비중이 50% 선으로 LG정유보다 2 배 이상 높은 에쓰오일의 순익이 훨씬 큰 것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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