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담력훈련을 떠났다. 한 조가 된 범생이 승민이, 삐딱이 나영이, 투명인간 창수, 왕따 영호도 어쩔 수 없이 떠나야만 한다. 왜 담력을 길러야하는지 밝히지도 않은채 이야기는 느닷없이 시작하고 만다. 밑도 끝도 없이 이야기는 시작하였지만, 의외로 이야기는 액자식 구성을 띠며 '창수의 이야기', '영호의 이야기', 그리고 '나영이의 이야기'로 이어지며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한 조가 된 아이들의 별명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될 턱이 없는 조다. 범생이가 무조건 우리 조가 1등을 해야 한다며 설치더니 산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되었다. 그런 모습에 삐딱이는 투덜투덜거린다. 그 때, 낯선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한 눈에 보아도 무당인 것만 같은 그 할머니는 "쯧쯧, 어린 것한테 붙어서 무엇 하려고……."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핸드폰이 있느냐고 묻는다. 할머니는 선생님에게 연락을 취하고서, 지금 당장은 내가 할 일이 있어서 산을 내려갈 수가 없으니, 1시간 뒤에 아이들을 바래다 주겠다고 말을 하고서 전화를 끊는다. 아이들은 꼼짝없이 할머니와 1시간을 함께 있게 되었다. 으스스한 산 속에서 말이다.
할머니는 초에 불을 붙여놓고 절을 하면서 웅얼웅얼 거린다. 아이들은 그런 모습에 멀찌감치 떨어져 으스스한 기분을 만끽(?)한다. 으스스한 분위기에는 귀신이야기가 제격인 걸까? 아이들은 저마다 귀신을 본 경험담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먼저 투명인간 창수 이야기. 지난 여름 휴가 때 계곡으로 놀러 갔는데, 거기서 창수가 물놀이를 하다 물에 빠진다. 가족과 친척은 너무 멀어 미처 구하러 가지 못하던 그 때, 물 속에서 창수와 비슷한 또래 아이를 만난다. 그 아이도 자기처럼 외로워보이자 함께 놀자며 친구하자고 말한다. 그 때 그 아이가 창수의 다리를 꼭 끌어안더니 물 위로 떠받쳐준다. 그 뒤에야 놀라서 다가온 아빠와 이모부가 창수를 건져내어 부랴부랴 인공호흡을 하며 응급조치를 마쳤다. 그런 뒤에 119에 연락을 취해 구조요청을 했는데, 사고장소가 너무 외져서 쉽게 찾아올 수가 없었는데, 마침맞게 심마니인 듯한 할아버지가 마을사람들도 찾지 않는 위험한 이곳에 어찌 찾아왔느냐며 어른들을 마구 꾸짖는다. 그러면서 이곳 이름이 '아기못'이며 아이들이 많이 빠져 죽은 곳이라서 그렇게 부른다며, 목숨을 건진 것만해도 다행이라며 빨리 떠나라고 말한다.
다음은 왕따 영호 이야기. 방과후 늦은 시간 알림장을 학교에 놓고 온 것이 생각나서 불꺼진 학교에 찾아갔는데, 복도에서 이상한 아이와 마주쳤다. 나이도 영호보다 어린 듯 하고, 얼굴도 새하얀 것이 이상했지만 밤늦게 혼자 학교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왕따인 자신가 비슷한 처지인 것 같아서 함께 놀아주었다. '비사치기'란 옛 놀이였는데, 한참을 재미나게 놀다가 할머니가 영호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고 새로 사귄 친구랑 놀다가 그랬노라고 이야기를 한 사이에 그 아이는 사라지고 없었다. 다음 날에 그 아이를 찾으러 다녀지만 찾을 수가 없었노라고...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삐딱이 나영이 이야기다. 나영이에겐 엄마가 없다. 돌아가신 게 아니고 이혼하셨다. 나영이가 아주 어릴 적에 말이다. 그래서 고모랑 함께 살고 있는데, 삐딱한 성격이라 쉽게 투덜거리곤 한다. 한여름 무더위에 낮잠을 자고 있는데, 어디서 어린 아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문밖으로 나가보니 집앞 계단에 어린 여자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더란다. 그래서 집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말은 하지 않고 손으로 '저어~기'를 가리키더란다. 그래서 거기까지 바래다 주겠노라 했는데, '저어~기'에 도착하면, 또 '저어~기' 손짓을 하고, '저어~기'에 도착하면, 또다시 '저어~기'라고 손짓을 하는 통에 나영이는 지쳐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지칠 즈음, 꼬마아이가 '다 왔어."라고 말한다. 이곳이 어디냐고 물었는데, 나영이도 이곳이 낯설지만은 않다. 꼬마아이는 그제야 나영이의 손을 놓으며 "이별식을 해야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은 꺼낸다. 그러고 보니 나영이는 그 꼬마아이도 낯설지가 않다. 꼭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나영이의 이야기가 끝나고, 승민이는 다 거짓부렁이라며 구시렁대지만 꼭 귀신이 나올 것만 같아 무서운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때 할머니도 하던 일을 다 마쳤다며 아이들을 산 아래로 데려다 주겠노라고 한다. 길 잃은 아이들을 데려다 준 할머니는 돌아가시며 "이젠 나를 따라오시게"라는 말을 건넨다. 이 말을 범생이 승민이가 의아하게 듣고 되돌아가는 할머니를 유심히 바라보는데, 할머니 주위에 희미하게 꾸물거리는 세 그림자를 발견하고서는 깜짝 놀라고 만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난다. 저마다 지니고 있는 고민들을 '귀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풀어내는 구성이 참으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어릴 적에 동네마다 귀신이야기를 참으로 맛깔나게 읊으시던 분들이 꼭 있었다. 어린 마음에 귀신이 당장에라도 달려들 것 같아 엄마 품속에서만 듣던 그 이야기들을 다시 듣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로운 책이기도 했다. 더불어 요즘 아이들의 고민거리인 '왕따 문제'와 '가정불화 문제'를 귀신이야기와 잘 버무려 놓았기에 더욱 인상깊었다.
제목만 보아도 으스스한 동화책이다. <귀신새 우는 밤>. 정말 있는 새일까 싶었는데, 진짜로 있단다. 바로 '호랑지빠귀'라는 새가 '귀신을 부르는 새'로 오해를 받고 있는데, 아닌 게 아니라 한밤중에 '히이잌~' 또는 '삐이익~'하고 울면 영락없이 귀신이 나타날 법할 만큼 괴이한 울음소리를 지녔단다. 아래에 링크를 달아놓았으니 한 번 들어보시길^-^= 올여름엔 귀신하고나 놀아볼까나~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http://blog.daum.net/cwsky/6467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