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6~7일.
바찾사 회원분들과 함께 제주 방주호 갈치 출조에 나섰다.
김포공항에 도착해 미래주차에 차량을 맡긴후 티웨이항공 발권 부스로 가니
이미 다른 분들은 발권은 마친 상태.
오후 3시발 항공기에 몸을 싣고 부푼꿈을 키워가는 우리.
구름을 뚫고 솟구쳐오른 비행기는 우리에게 멋진 구름바다의 장관을 선사한다.
기내에서 제공해주는 커피 한잔 마시다보니 곧 제주에 창륙할 시간.
핸드폰에 방주호 선주님 사모님 전화번호가 바로 찍힌다.
사모님의 친절함 가득한 얼굴이 더오르며 미소가 저절로^^
해가 짧아진 관계로 식사는 생략하고 마트에 들어 김밥/전/계란말이 등을
사가지고 도두항에 도착하니 선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제비뽑기 결과 우리 8명은 선수의 좌현 1번부터 선미 중간 자리까지 배정.
1번은 나=세비지, 2번은 홍바리형, 3번은 미달이친구, 4번은 첫눈에 어머니,
5번은 첫눈에, 6번은 불참, 7번은 준우, 8번은 은갈메기형.
1시간을 넘게 달리는 것으로 보아 방주호 출조중 가장 먼 포인트로 이동하는거 같았다.
모든 갈치배들을 지나쳐 오늘의 포인트에 도착, 집어등이 점등되고 풍이 내려간다.
최근 모친상을 당하신 선주님과 사무장님이 동승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선장님께서 '어르신'이라 부르시는 분과 사진 촬영 등 궃은 일을 도와주시는 분이
동승하여 조사님들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해 주셨다.
일단, 육지에서 별도로 준비해온 10단 채비와 특수 바늘로 공략을 해본다.
하지만...아직은 갈치낚시가 익숙치 않은 것인지 바늘 고르는 것이 여의치 않아
입수 2~3회 만에 채비줄을 잘라 8단 채비로 운영해본다.
최초 집어 수심은 (내 전동닐 기준으로)약 60~70m 수준.
첫 입수부터 깔끔한 은갈치가 서너마리씩 올라와 준다.
사이즈는 2.5~3.5지 수준.
평균적으로 바늘 8개중 4~5마리씩 올라와주니 100수는 무난히 넘길 분위기.
그렇게 열낚하는데...파도 때문인지 멀미가 슬금슬금 올라온다--;
이젠 파도에 자신이 생겨 멀미약이나 키미테를 붙이지 않았는데...
역시 자만은 금물인 것이다.
저녁 10시경...고등어회와 김치찌게 등으로 준비된 저녁식사 시간.
하지만, 나는 일찌감치 저녁 먹는 것을 포기한 상태였다.
이번에는 배에서 꼭 고등어회/갈치회 먹으려고 했는데...이번에도 불가능 상태--;
그때까지 낚은 갈치는 40~50수 정도.
더 버티다가는 이날 낚시를 망칠거 같아 선실로 들어가 잠시 눈을 붙여본다.
밝은 불빛, 배의 흔들림 등으로 쉽게 잠이 오지를 않는다.
깜빡 눈만 붙이고나면 멀미가 사라질텐데...
그렇게 뒤척이다가 잠시 잠이 든거 같은데 '미달이'가 부르는 소리.
갈치 씨알 커지고 있으니 낚시하라고 깨우는 것이었다.
어느정도 컨디션이 회복된거 같아 다시 1번 내 자리로 복귀.
고맙게도...미달이동생이 자기 것과 내 낚시를 번갈아가며 관리해준 덕에
쿨러에는 갈치가 20~30수 정도 추가되어 있었다.
(잠시 생각해본다. 내가 미달이 입장이었다면...그렇게까지는 해주지 못했을텐데^^;)
다시 낚시 시작한 시간이 대략 12시 정도인거 같다. 2시간 정도 선실에 있었던 것이다.
자는 사이 수심층이 조금 깊어졌는지, 70~80m권에서 꾸준히 갈치는 올라오고 있었다.
아쉽게도 씨알은 더이상 커지지 않았지만, 마리수 조황으로는 만족할만한 상황.
그렇게 한번에 3~7마리를 올리면서 만선의 꿈을 키워나간다.
새벽 3시...선장님의 방송. 너무 멀리 나왔기에 들어가는 시간 감안할때
새벽 3시40분~50분까지만 낚시하자고 하신다.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갈치 한참 더 잡을 수 있을거 같은데...아쉬움은 남지만,
뭐든게 아쉬울때 멈추는 것이 좋은거 같다^^
도두항 포구에 도착해서 짐 정리하면서 갈치배들 조황과 시세를 알아본다.
2~3지급 10kg 한상자에 15만원, 4~5지급 한상자는 30만원이란다.
은갈치가 아니라 금갈치라 할만하다.
(요즘은 "다이아치"라고 한다고^^)
짧게나마 샤워하고, 아침식사하고, 화물청사에 가서 화물 부치고(10상자 380kg),
여객청사 가서 발권하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
다른분들은 면세점 가시고, 나는 어머니께 가져다드릴 귤한상자 산후 잠시 대기의자에서 취침.
비행기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 김포공항 도착할때즘 깨어난다.
제주 갈치 낚시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 타이밍.
전날 오후에 집에서 나와 다음날 오전에 집에 들어갈 수 있으니 말이다^^
8명 모두 화물청사에 들러 쿨러 찾고, 짧지만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일산 본가에 도착하니 어머니께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잡아온 물괴기(갈치 125마리 + 삼치 7마리 + 고등어 5마리)를 보여드리니
아주 많이 잡았다고 좋아하신다.
초등학교6학년때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응원을 해주시는 어머니.
내 낚시인생의 가장 큰 후원자!^^
동네 아주머니들이 한두분 모여든다. 갈치가 너무 좋단다.
좀 팔면 안되냐고들 하신다...그냥 주기도 그렇고, 팔기도 그렇고.
결국, 10마리에 2만원씩 70마리를 팔았다.
70마리 모두 손질해 드렸는데...본의아니게 어물전 장사치가 된 느낌^^;
남은 55마리와 삼치/고등어까지 드시기 좋게 손질해 드린후,
어머니와 함께 차를 타고 텃밭으로 간다.
지난 9월 아버지께서 돌아가신후 내가 조금더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인 셈이다.
알타리무우, 대파, 배추, 조선무우, 갓 등 김장용 채소들이 무럭무럭 잘 크고 있었다.
난...해산물과 채소들이 너무너무 좋다. 놈들은 왜이리 맛난건지...^^*
▼ 제주 출조때마다 하늘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곳엔 또다른 바다, 즉 구름바다가 황홀경을 연출해준다.
▼ 겨울로 다가서기에 바다가 조금은 거칠어지고 있었다. 포인트 이동중, 만선을 꿈꾸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러운 고등회와 김치찌게. 멀미 덕분에 한점도 먹어보지 못한게 영 아쉽다^^;
▼ 낚시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4지급 잡아 올린다. 점점 분위기는 고조되고...
▼ 갈치로만 1타 6피. 녀석들은 반짝이는 때깔...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움!
▼ 내 조황이다. 갈치 125 + 삼치 7 + 고등어 5 = 137마리. 갈치 씨알은 2.5~3.5지 수준.
▼ 4~5지급은 3마리였다. 어머니께서는 고등어/삼치도 참 좋아하셨다.
▼ 4~5지급만 따로 손질해 본다. 어머니께서 갈치구이로 드실 수 있도록.
▼ 2~3지급 약 50마리. 어머니/형님/누님댁과 이번 겨울에 나누어 먹기에 충분한 양인듯.
▼ 삼치는 조림으로 먹기 좋게 손질해 본다.
▼ 고등어는 자반용으로.
▼ 갈치 손질후 어머니와 함께 텃밭에 나가본다. 자연은 모두 아름답고 평화롭기만 하다.
▼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심어주셨던 김장배추들. 이젠 남은 우리의 몫이 될것이다.
▼ 조선무우도 제법 알이 차가고 있었다. 난 과일 보다도 생 무우 깎아먹는걸 좋아한다.
▼ 파릇파릇, 길죽길죽 대파.
▼ 가을 노지 상추는 억세기에 비닐하우스를 쳐주면 야들야들하게 오래 먹을 수 있다.
▼ 김장김치에 빼질 수 없는 보조재료인 갓. 채소라기 보다는 화초 같다는^^
▼ 아버지 장례식 마친 후 어머니랑 둘이서 파종했던 알타리무우. 세월의 흐름은 참 빠른거 같다.
첫댓글 얼마전에 애사가 있으셨군요..어르신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항상 이리 재밌는 조행기를 써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언젠가 좋은기회에 보답할때가 있을겁니다.
한참 커가고있는 삼치를 맛있게 먹을수있는 방법을 시간날때 올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음식점운영 25년차라서 아는게 꽤 있거든요~~ㅋ
언제나 즐낚하시고 건강하세요~~ㅎ
동해/서해/남해 나름 여러 배들을 타고 있지만, 방주호에 애착이 많이 갑니다.
아마도 사람도, 바다도 좋아서 그런거 같습니다.
한번 뵐 기회가 왔으면 좋겠는데...제가 계속 다니다보면 그런날도 오겠지요.
항상 많은 노력 보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텃밭을보면 아버님 생각이 많이 나시겠어요 저도 돌아가신 시어머님 사랑을 너무많이 받아서 어머님이 너무너무보고싶어요텃밭이 너무 멋있고깔끔하네요 어머님의성격을 알수있을거같아요 제가 많이 잡으셨어요? 하면 못잡으셔도 항상 먹을만큼 잡았습니다라고 말씀해주시니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다시뵈올때까지 건강하세요
사모님이시군요^^
정말 먹을만치 잡곤 하기에 그리 말씀드린 것인데요.
항상 친절함 가득한 미소 선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주 감귤 맛이 좋아지면 알려주세요.
과일을 유난히 좋아하시는 어머니께 제대로된 감귤 맛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멋진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멀미에 고생 하셨군요.... 그 고통을 당하지 못한 사람은 알 수 가 없지요...
어머님께서 좋아 하시니 앞으로 갈치 낚시 하시는데 큰 어려움이 없으시겠어요..ㅎㅎ
어제 조항에 비하면 세비지님은 대박입니다..ㅋㅋ [왜 그리 전 어복이 없는지...ㅋㅋ]
텃밭의 야채들... 훗날 노후에 꿈꾸는 풍경이네요..
저도 봄에 부친께서 돌아가셨는데 저는 많은 후회와 눈물만 남더라구요...
어르신께서 좋은 곳에서 편히 쉬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골드님...변변치 못한 조행기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들어 체력이 떨어졌는지 멀미 기운이 종종 생겨나더라구요.
계속 다니다보면 많이 잡는 날도 오지 않을까 합니다^^
인연이 닿아 직접 뵐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눈물이 핑도네여
인생사가 다 그런거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후회되는 인생이 되면 좋을거 같구요.
어려서부터 물고기잡이를 좋아했었는데...이해심 많은 부모님 덕분에 제인생에 있어
가장 즐거운 취미꺼리가 된 낚시...힘 닿을때까지 다녀보려고 합니다^^
가슴짠~한 여운이남는 조행기네요.잘 읽었습니다.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갈치가 다시 잘나오고 있다니 다행이구요^^
1년전의 조행기를 잘 보았습니다.
초보 입문자입니다.
12월 초에 방주호에 승선하여 처음으로 갈치낚시의 맛을 볼려고 합니다.
큰일을 치루신지 1년이 지났군요.
이제는 모든것이 안정되고,
모친께서도 건강하시길~~~.
지난 주말 방주호 다녀왔더니 댓글을 주셨네요^^
처음이라 모르시는 부분도 있겠지만 크게 어려운 것은 없으니 즐낚하시고 이왕이면 대박도 기원해봅니다.
겨울로 접어드는 제주바다인지라 멀미대책이 최우선이라 생각되구요.
세심한 배려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어머니께서는 더욱 건강하고 즐겁게 잘지내고 계십니다.
주말에 잡은 갈치/삼치/줄삼치/한치 모두 어머니댁에 가져가서 손질해드리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