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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임직원이 인화단결해서 조화를 이루어야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물은 곧 머리요, 불은 가슴입니다. 따라서 수승화강은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의미로 대치시킬 수 있을 겁니다. 2006년에는 더욱 이성적인 판단으로 정도경영을 심화하고, 뜨거운 가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모으면 못할 게 없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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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술년 새해를 맞이한 지 사흘째 되는 날. 맞아야 할 매라면 일찌감치 맞겠다는 플랜트사업본부 정동락 전무님을 찾아뵈었다. 이 컬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면 오래도록 피하고 싶었다’는 그다. “해야 할 일에만 마음 쓰다 보니 여기까지 왔고, 대림에서 오래 있었던 만큼 이제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많았어요. 해서 리더스 다이어리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게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도 임원 명찰을 달고 말았으니, 어깨가 무겁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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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에 무엇을 하셨느냐는 질문에 그는 ‘평소와 같았다’고 답한다. 어둠이 채 걷히기 전인 5시에 일어나 집 근처 헬스클럽에서 한 시간여 운동을 했다. 다른 게 있다면 가족 -그에게는 성악을 전공한 장성한 두 딸이 있다- 과 함께 떡국을 먹었다는 것, 그리고 각자 새해 꿈과 바람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정도다. 하지만 어찌 이뿐일까? 외면의 일상은 다름이 없지만, 내면은 분명 달랐을 터. 플랜트사업본부는 수주와 매출, 이익목표를 모두 달성해서 비교적 즐거운 마음으로 한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서 올해 목표를 1조원으로 세웠으니, 그 부담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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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날 아침. 그는 ‘수승화강(水乘火降)’을 떠올렸다. ‘물은 위로, 불은 아래로’라는 말로, 본래 음양오행설에서 나온 용어다. 우주에서 태양의 따뜻함은 땅으로 내려가고 물은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 그렇게 되어야 우주가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에요. 모든 임직원이 인화단결해서 조화를 이루어야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물은 곧 머리요, 불은 가슴입니다. 따라서 수승화강은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의미로 대치시킬 수 있을 겁니다. 2006년에는 더욱 이성적인 판단으로 정도경영을 심화하고, 뜨거운 가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모으면 못할 게 없을 겁니다.” 자신은 물론, 모든 대림인이 수승화강을 가슴 깊이 새기는 한해가 되기를, 그는 기원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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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락 전무는 국내에 엔지니어링 분야가 도입되기 시작하던 1977년 대림엔지니어링 전기부에 입사했다. 4급 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14년만인 1991년, 엔지니어로서는 드물게 인사담당 임원, 관리본부장을 맡았으며, 국내사업본부장, 수주영업실장을 거쳐 2006년 현재, 플랜트사업본부 국내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모든 프로젝트가 쉽지 않지만 울산의 POLY-THF 1차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독일 BASF가 국내에서 전개한 첫 프로젝트로, 내로라 하는 4대 건설사가 경합한 결과 대림이 수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축배를 터뜨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차 프로젝트 수주에서는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손상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선 전략이 필요했다. 결국 그는 일정 부분의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최고의 품질로 울산 POLY-THF를 완공했다. 결과적으로 완성도에서 2차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쟁사를 누르고 최상의 평가를 받았고, 이후 진행된 BASF의 모든 프로젝트를 대림이 독차지할 수 있었다.
때로는 미래를 위해서 지금 당장의 이익과 욕심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때 크게 경험했다. 그리고 이 경험이 자신을 훌쩍 키웠다고, 그는 회고한다. 그 때문일까?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자신을 부단히 가꾸고 노력할 것을 강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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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대림인이 좀더 실력을 갖추어 누구나 ‘인재다운 인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뛰어난 직무지식만으로는 인재가 될 수 없습니다. 지식 못지 않게 팀워크 역시 중요하죠. 따라서 직무지식으로 대변되는 ‘종적인 실력’과 대인관계로 해석할 수 있는 ‘횡적인 실력’을 조화롭게 겸비한 사람이 인재다운 인재입니다. 대림인 누구나 종횡의 실력을 갖춘 참인재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새해 새날, 그가 전하는 ‘수승화강’은 어찌보면 참다운 인재가 되기 위한 필수요건인지도 모른다. 냉철한 이성과 뜨거운 가슴으로 매사를 처리하다 보면 분명,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훌쩍 커버린 스스로를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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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글 : 외부기고가 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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