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 높이는 ‘하브루타’ 교육법
모든 변화는 나를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674 읽음2020. 11. 13.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지지위지지 불지위불지 시지야)”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곧 앎이다_논어 위정편)
“γνῶθι σεαυτόν(그노시 씨아똔)”
(너 자신을 알라. 그리스 ‘델포이 신전’ 안의 기둥에 새겨져 있는 글귀로, 생전 소크라테스가 중요하게 여긴 말)
성적이 늘 상위권을 유지하는 아이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의 차이점이 뭘까? 혹자는 지능지수(IQ) 혹은 가정환경, 또는 사교육비 등을 이야기한다. 물론 위의 요소들 역시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많은 교육전문가는 ‘이것’ 때문이라고 말한다. 바로 ‘메타인지(meta-cognition)’다. 메타인지는 1976년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J. H. Flavell)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다. 쉽게 표현하자면 ‘나의 생각을 판단하는 능력’, ‘나의 능력에 대한 정확한 인지’라고 할 수 있다.
출처@Free-Photos
1
생각하는 부모가 똑똑한 아이를 만든다
메타인지 능력이 높은 아이들의 경우에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며 약점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간혹 이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문제에 대한 인지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나’에 대한 인지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문제는 무엇이며, 난 그것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가. 만일 능력이 부족하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가. 이런 생각이 바로 메타인지라 할 수 있다.
메타인지가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메타인지 능력이 낮은 아이들의 경우에는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지가 없다. 그저 선생님이나 학원에서 시키는 대로 공부할 뿐이다. 하지만 메타인지 능력이 뛰어난 학생의 경우엔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전략을 세운다.
출처@StockSnap
2
성적 상승한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했나?
메타인지 능력은 지능지수(IQ)와 달리 후천적인 노력으로도 향상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선천적 지능이 뛰어나지 못한 아이도 노력을 통해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메타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학습 피라미드(Learning pyramid)’가 대표적이다. 공부한 다음에 24시간 후에 남아 있는 비율을 피라미드로 나타낸 것이다. 이 피라미드를 보면 강의 듣기는 5%, 읽기는 10%, 시청각 교육은 20%, 시범이나 현장 견학은 30%의 효율성을 갖는다.
출처@ponce_photography
우리가 학교나 학원에서 교사가 강의를 통해 설명하는 교육은 5%에 불과하고, 학생들이 책상에 앉아 열심히 읽으면서 공부하는 것이 10%, 그렇게 강조해온 시청각 교육은 2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토론은 50%, 직접 해보는 것은 75%,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은 90%의 효율을 갖는다. 이것은 친구를 가르치는 것으로 1시간 공부한 사람과 동일한 효과를 얻으려면 읽기는 9시간, 강의는 18시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친구를 가르치는 공부는 강의를 듣는 공부보다 18배의 효율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이나 핀란드 교육이 우리보다 공부를 덜 하고도 성공하는 이유는 이런 공부의 효율성 때문이다. 우리는 강의와 설명을 듣고, 읽으면서 외우는 수업이 대부분이지만, 유대인이나 핀란드는 직접 해보고 친구와 토론하면서 서로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출처@jarmoluk
3
‘메타인지’를 높이는 하브루타 교육법
우리의 공부는 한 마디로 ‘듣고 외우고 시험 보고 잊어버리고’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이러한 우리 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생각하기를 가장 싫어하는 아이들로 만든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듣고 외우는 형태에서 벗어나 친구와 토론하고, 직접 체험하고, 질문과 토론을 통해 친구를 가르치는 ‘하브루타(Havruta)’식 교육법으로 바뀌어야 한다.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토론・논쟁하는 것’으로, 메타인지 능력을 높이는 유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다가오는 12월 3일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학이 미뤄지고, 언택트(untact) 온라인 수업이 실시됐으며, 학사 일정도 계속해서 조정되면서 올 수능 수험생 및 학부모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수능을 앞둔 시점에 효과적인 학습법을 생각해본다.
출처@27707
용어정리
하브루타(Havruta)
친구를 의미하는 히브리어인 하베르에서 유래한 용어로, 학생들끼리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토론 교육 방법이다.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를 공부할 때 주로 사용된다. 나이와 성별, 계급에 차이를 두지 않고 두 명씩 짝을 지어 공부하며 논쟁을 통해 진리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때 부모와 교사는 학생이 마음껏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학생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글 이규열 기자(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참고도서] 메타인지 공부법 | 서상훈・유현심 | 성안북스 / 메타인지 학습법 | 리사 손 | 21세기북스
※ 머니플러스 2020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지지위지지 불지위불지 시지야)”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곧 앎이다_논어 위정편)
“γνῶθι σεαυτόν(그노시 씨아똔)”
(너 자신을 알라. 그리스 ‘델포이 신전’ 안의 기둥에 새겨져 있는 글귀로, 생전 소크라테스가 중요하게 여긴 말)
성적이 늘 상위권을 유지하는 아이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의 차이점이 뭘까? 혹자는 지능지수(IQ) 혹은 가정환경, 또는 사교육비 등을 이야기한다. 물론 위의 요소들 역시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많은 교육전문가는 ‘이것’ 때문이라고 말한다. 바로 ‘메타인지(meta-cognition)’다. 메타인지는 1976년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J. H. Flavell)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다. 쉽게 표현하자면 ‘나의 생각을 판단하는 능력’, ‘나의 능력에 대한 정확한 인지’라고 할 수 있다.
출처@Free-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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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부모가 똑똑한 아이를 만든다
메타인지 능력이 높은 아이들의 경우에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며 약점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간혹 이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혼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문제에 대한 인지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나’에 대한 인지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문제는 무엇이며, 난 그것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가. 만일 능력이 부족하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가. 이런 생각이 바로 메타인지라 할 수 있다.
메타인지가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메타인지 능력이 낮은 아이들의 경우에는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지가 없다. 그저 선생님이나 학원에서 시키는 대로 공부할 뿐이다. 하지만 메타인지 능력이 뛰어난 학생의 경우엔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전략을 세운다.
출처@StockSn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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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상승한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했나?
메타인지 능력은 지능지수(IQ)와 달리 후천적인 노력으로도 향상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선천적 지능이 뛰어나지 못한 아이도 노력을 통해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메타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학습 피라미드(Learning pyramid)’가 대표적이다. 공부한 다음에 24시간 후에 남아 있는 비율을 피라미드로 나타낸 것이다. 이 피라미드를 보면 강의 듣기는 5%, 읽기는 10%, 시청각 교육은 20%, 시범이나 현장 견학은 30%의 효율성을 갖는다.
우리가 학교나 학원에서 교사가 강의를 통해 설명하는 교육은 5%에 불과하고, 학생들이 책상에 앉아 열심히 읽으면서 공부하는 것이 10%, 그렇게 강조해온 시청각 교육은 2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토론은 50%, 직접 해보는 것은 75%,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은 90%의 효율을 갖는다. 이것은 친구를 가르치는 것으로 1시간 공부한 사람과 동일한 효과를 얻으려면 읽기는 9시간, 강의는 18시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친구를 가르치는 공부는 강의를 듣는 공부보다 18배의 효율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이나 핀란드 교육이 우리보다 공부를 덜 하고도 성공하는 이유는 이런 공부의 효율성 때문이다. 우리는 강의와 설명을 듣고, 읽으면서 외우는 수업이 대부분이지만, 유대인이나 핀란드는 직접 해보고 친구와 토론하면서 서로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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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를 높이는 하브루타 교육법
우리의 공부는 한 마디로 ‘듣고 외우고 시험 보고 잊어버리고’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이러한 우리 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생각하기를 가장 싫어하는 아이들로 만든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듣고 외우는 형태에서 벗어나 친구와 토론하고, 직접 체험하고, 질문과 토론을 통해 친구를 가르치는 ‘하브루타(Havruta)’식 교육법으로 바뀌어야 한다.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토론・논쟁하는 것’으로, 메타인지 능력을 높이는 유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다가오는 12월 3일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학이 미뤄지고, 언택트(untact) 온라인 수업이 실시됐으며, 학사 일정도 계속해서 조정되면서 올 수능 수험생 및 학부모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수능을 앞둔 시점에 효과적인 학습법을 생각해본다.
용어정리
하브루타(Havruta)
친구를 의미하는 히브리어인 하베르에서 유래한 용어로, 학생들끼리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토론 교육 방법이다.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를 공부할 때 주로 사용된다. 나이와 성별, 계급에 차이를 두지 않고 두 명씩 짝을 지어 공부하며 논쟁을 통해 진리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때 부모와 교사는 학생이 마음껏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학생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글 이규열 기자(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참고도서] 메타인지 공부법 | 서상훈・유현심 | 성안북스 / 메타인지 학습법 | 리사 손 | 21세기북스
※ 머니플러스 2020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