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12월, 뉴욕에 있는 김환기는 오랜 친구 김광섭으로부터 연하장과 소포를 받는다. 소포에는 투병 중에 발표한 <저녁에>가 있었다. 시를 읽은 김환기는 화실에서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가지고 와 종이 한복판에 푸르른 색을 칠하고 그 위에 시를 쓰고 위아래에 점을 그렸다. 데생 이후 작품의 주제를 확정한 그는 2m가 넘는 속틀을 직접 짜고, 무명(cotton) 캔버스를 맨 후 밤하늘을 닮은 짙은 청색물감을 전면에 칠한다.
'저녁이면 검푸른 색이 되는 고향 바다, 어스름이 내리면 검푸른 색이 되는 뉴욕의 밤하늘, 그 위에 친구들도 그리고 그리움도 그리고 슬픔도 그리고 기쁨도 그렸다. 푸른 바탕에 흰 네모 점을 그리고 그 안에 그리운 얼굴들을 생각하며 검푸른 점을 찍었다. 점 하나는 사람이며 섬이고 총총한 밤하늘의 별이었다.'* 그리하여 두 달 만에 완성한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환기는 이 작품으로 제1회 한국미술대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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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렬,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유리창, 2013.
첫댓글 김환기 선생님은 사랑하는 친구 김광섭의 시 <저녁에>를 읽고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완성합니다.
저녁이면 검푸른 색이 되는 고향 바다와 어스름이 내리면 검푸른 색이 되는 뉴욕의 밤하늘을 화폭에 담고, 그 위에 친구들도 그리고 그리움도 그리고 슬픔도 그리고 기쁨도 그렸습니다. 그 안에 그리운 얼굴들을 생각하며 검푸른 점을 찍었습니다. 점 하나는 사람이며 섬이고 총총한 밤하늘의 별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그리움을 어디에 무엇으로 표현하시겠습니까?
시도 어렵지만,
그림은 더 어렵습니다...
그만큼 느낌이 무뎌진 것이겠지요!!
그래도 설명을 들으면,
느낌들이 살아나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선생님과의 만남은
또 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꽃 한송이의 향기에 감동하시는 모습,
그 향기에 들떠 하시는 모습은
늘 새롭습니다.
그런데 그림파일에서
아무리 찾아도 별이 안 보여요
다 점인 것 같아요 *_*
목사님^^ 늘 감사합니다.^^
그림 파일 속 네모에는 다양한 형태의 점이 있습니다.
그 점을 통하여 김환기 선생님은 슬픔 기쁨 그리움 별을 담았습니다.
그러기에 실제 별 모양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별보다 더 아스라한 그리움의 별이 담겨 있답니다!
요즘 제 시선을 사로잡는 꽃과 향기는 분꽃입니다.
하나의 씨앗에서 움 튼 분꽃이 날마다 날마다 피어납니다.
찬 바람이 부는데도 온몸 가득 피어납니다.
힘껏 피어나는 분꽃을 보며, 날마다 감동합니다.
덕분에 저도 오늘을 힘껏 살아갑니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언제쯤 그림이나
시를 보면서,
'탁~~~'
'우아~~~;
이런 느낌을 느낄 수 있을지...
선생님이 계셔서 다행이에요...
아주 어렸을 때,
'분꽃'을 보았던 기억이 있어요.
특히, 까맣고 조그만 씨가 생각납니다.
그 감동을 마음에 꾹꾹 눌러
저장해 놓으셨다가
천천히 풀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