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의 빗자루병(Witches' -broom of flowering cherry)은 벚나무의 가장 중요한 병으로서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는데, 특히 벚나무의 명소인 진해에서 오래 전부터 많이 발생하여 그 피해가 크다. 필자는 금년 봄에 서울대학교 정문 옆에서 올라가는 관악산 등산로주변에 이 병이 많이 번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벚나무의 빗자루병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널리 발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 병으로 전국의 많은 벚나무 명소가 황폐된 바 있으며, 녹화수의 가장 중요한 병으로 꼽히고 있다. 이 병은 여러 종류의 벚나무에 발생하지만 이 중에서 특히 왕벚나무에서 피해가 크며, 어린 나무와 큰 나무에 모두 발생한다.
병징
가지의 일부가 부풀어오르고, 이곳에서 잔가지가 불규칙하게 무더기로 자라 나와 마치 빗자루나 커다란 까치둥지모양을 띤다. 발병 당년에는 잔가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지만 1∼2년이 지나면 잔가지수가 크게 불어나서 뚜렷한 빗자루모양을 이룬다. 건전한 가지에서 꽃이 필 때 병든 가지(병집)에서는 꽃이 피지 않고 작은 잎들만 빽빽하게 자라 나온다. 병든 가지에서는 매년 잎만 피다가 보통 4∼5년이 지나면 가지전체가 말라죽는다. 4월 하순쯤에 병든 가지의 잎은 가장자리부터 갈색 내지 흑갈색으로 변하면서 말라죽으며, 잎 뒷면에는 회백색의 가루 같은 것(병원균의 자낭충)이 나타난다. 잔가지가 밀생한 병든 가지를 그대로 두면, 병든 가지는 해마다 커지면서 나무 전체로 퍼지기 때문에 나무는 점차 쇠약해지고 마침내 죽게된다.
병원균과 병환
벚나무의 빗자루병은 더 Taphrina wiesneri라고 하는 자낭균에 속하는 곰팡이가 일으키는 전염병이다. 일반적으로 빗자루병이라고 하면 대추나무빗자루병의 경우처럼 모두 '미코플라스마'균이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빗자루명의 원인에는 '미코플라스마' 말고도 곰팡이(진균)에 의한 것, 유전적인 돌연변이에 의한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병원균의 전염경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자세히 밝혀져 있지 않다.
방제
겨울철에 병든 가지를 아래쪽의 부풀은 부분을 포함하여 잘라내어 소각한다. 잘라낸 자리에는 지오판도포제(톱신 엠 페스트)를 발라서 줄기마름병균이나 재질썩음병균 등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