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복섬(Lombok Island)
20 태초의 모습 그대로인 롬복섬(Lombok Island)
아침에 배낭을 호텔에 맡겨두고 1일용 가방만 들고 롬복섬을 찾아간다. 차를 타고 한시간을 달려간 빠당바이(Padangbai)에서 페리를 타고 9시 30분에 항구를 떠난다.
날씨는 맑고 바다도 잔잔해서 배를 타고 여행을 하기에는 참으로 좋은 날이다. 객실에 타고 있는 섬 주민들과는 달리 갑판에 모여있는 관광객들은 모두 코가 큰 서양의 젊은이들이다. 거기에 코가 납작한 내 친구 몇 사람이 끼어 앉아서 잡담을 하면서 롬복섬 안내책자를 뒤적거리고 있다.
페리는 잔잔한 바다를 쉬지 않고 달려서 4시간 40분만인 오후 2시 10분에야 롬복섬 렘바르(Lembar)항에 도착했다. 렘바르는 방파제 하나 없는 작은 항구에 배 몇 척만 떠있을 뿐 우리일행 12명이 들어앉을 식당마저 없어서 빵과 바나나로 점심식사를 대신했다.
롬복섬(Lombok Island)은 면적이 4,725 km²에 주민이 253만 명이나 되는 비교적 큰 섬이다. 그러나 외부와의 교류가 많지 않아서 화려한 발리섬과는 달리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신비로운 섬이다.
섬의 중심지인 마따람(Mataram)에서 차를 멈추고 시장구경을 한다. 시장은 그 지방 사람들의 생활상을 아는데 가장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 시장에도 각종 과일과 채소가 다양했고 내가 보지 못한 과일과 생선도 많았다.
다음에 돌아본 그리고 화교들의 묘지는 무덤이 많고 호화로운데 놀랐다. 거기에는 한문으로 된 비석만 세워놓은 것도 있기는 했지만 커더런 봉분을 만들고 그 앞에 비석을 세워놓은 호화로운 묘지도 많았다.
오후 5시에 도착한 셍기기(Senggigi) 비치는 롬복섬 대표적인 휴양지이다. 호텔을 알아보려고 여행사에 들렸더니 직원이 한국 사람이냐고 묻는 게 아닌가. 그렇다고 했더니 안디(andi)라는 그 청년은 시화공단에서 7년 동안 선반일을 하다가 왔노라고 하면서 반가워한다. 그리고는 친절히 호텔을 안내해 주는 것이었으니, 이를 본 친구들이 우리나라 국력도 이만하면 제법이 아니냐면서 어깨를 어쓱한다.
하지만 세계 여행을 하다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미국과 일본 상품은 세계를 휩쓸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비자가 면제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니 말이다.
청년이 소개해준 비키트 셍기기(Bukit Senggigi)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보니 방갈로식 호텔이 좋기도 하거니와 전망도 그럴 수 없이 아름답다.
바닷가로 산책을 나섰다.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 한적한 해변 야자나무 숲속에 호텔들이 숨어있는데 널따란 정원에 갖가지 꽃이 만발한 모습이 참으로 좋았다. 어디 그뿐이던가, 한적한 바닷가에는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고 파도에 밀려온 크고 작은 산호초가 곳곳에 늘려있었으니, 그것을 본 나는 할말을 잊고말았다. 롬복섬은 신이 창조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셍기기 바닷가에 황혼이 깃든다. 쪽빛 하늘과 바다가 분홍빛으로 물들면서 꽃그림을 그린다. 거기에다 야자나무들이 늘어섰으니 천국처럼 아름답고 황홀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내가 천국에 온 것인가. 사람들이 롬복섬을 ‘호핑섬(Hoping Island)’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바닷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생선 요리로 저녁식사를 한다. 발리 술에다 롬복 생선요리를 먹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가. 더구나 이제는 이번 여행의 종착점에 도착했으니.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기념품 상점에 들려서 몇가지 선물을 샀다. 나이가 들고 보니 여행을 하면서 선물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알게 된다.
롬복섬 지도
빠당바이 페리 선착장
페리
페리
롬복섬
렘바르(Lembar)항
마따람(Mataram) 시장
중국인 묘지
중국인 묘지
세기기 해변
일행이 묶은 호텔
셍기기 해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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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브로모 화산의 정경이 대단하네요. 일본 구주에 있는 아소산 화산의 분출을 보았는데, 브로모 산이 더 웅장한 것 같습니다.
좋은 분 친구로 두셨네요. 사진을 입수할 수 없나요.
제가 부산의 강중구 회장님께 배인환 선생님의 뜻을 전해 드렸습니다. 배선생님 이메일도 알려드렸으니 아마도 사진을 보내주시리라 믿습니다. ※참고 : 강중구 회장님 이메일 ----> "산하" <sanha38@hanmail.net>
벌써 메일이 왔습니다. 이렇게 신경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메일만 보내겠습니다. 강중구 회장님도 좋은 분 같네요.
그 분도 따뜻하고 자상하신 분이라 생각합니다. 배인환 선생님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