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맞아.
씩씩거리며 우는 소리로 전화를 했더라니깐요.
누구냐구요?
결승서 패한 4반의 장한 골키퍼 우리 아들이지요.
퇴근도 하기 전 걸려온 전화 목소리는 인사도 생략하곤
누가 어떻고, 누가 반칙하고, 지들이 잘못해놓고 나더러 뭐래 등등~~
그랬구나, 알았어, 있다 보자, 원래 지면 그런 거야~~
대충 위로해 전화 끊고 나선 혼자 웃었답니다.
변변한 운동화 하나 없이 골문을 막느라
발톱에 피멍들고 발바닥이 아프다는 아이의 열성에
바로 전전날 동방마트 나가 축구화를 사주었거든요.
결승진출 기념으로...
그러니 새로 사준 축구화가 조금은 무색하게 되었네요.^^
그리곤 이내
코끝이 찡하도록 아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결승에 가기까지 많은 날들을 연습으로, 팀웍으로 다지며
무언가 끈끈한 연을 맺었을, 우정을 확인하고 하나됨을 누렸을
우리의 아들들이 넘넘 자랑스러웠습니다.
머리꼭대기서 흘러내리는, 코끝에 맺힌 땀방울이,
김나는 발에서 나는 발냄새까지 사랑스럽지 뭐예요.
이크, 누구 자랑은 팔불출이라는데
어울리지도 않는 아들 자랑 하고 있네요그려.
암튼
그날 저녁은 매운 버섯칼국수로 위로회를 푸짐히 했답니다.
미래의 일꾼들을 위하여
화이팅!!!
카페 게시글
길이 있어 떠납니다.
Re:2003 월드컵 낙수 - 골키퍼의 변
초생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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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
03.05.22 15:0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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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초생달님 직접 보셨으면 수비수들 지휘하느라 정신 없었을걸요.실력이 좀 딸리면 공격수에서 밀려 수비수로 정해지는 게 저희들기리의 자연스런 불문률 아니겠습니까.공이 가까이 올 때마다 빨리 들어와달라고 외치는 골키퍼 보기에 안타까웠는데. 어이 없게 골인되는 모습보곤 초생달님 눈물을 글썽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