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조직신학은 교회의 목회자들이나 신학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상이 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신학생이나 목회자들조차 조직신학은 어려워 기피하고픈 분야라고 말하는 현실에서, 일반 신자들인 회중이 주체적으로 조직신학을 한다는 것은 다소 낯설고 어려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목회자와 일반 신자들을 이원화하는 것은 건강한 교회와 목회를 위해서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런 이원화된 신학교육의 병폐를 제거하고 신학교육의 독점화를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학의 독점을 방지한다는 것은 그것을 평준화한다는 의미다. 이는 조직신학이 특정 계층의 독점물이 되어서는 안 되며, 모든 그리스도인은 어떤 의미에서든 조직신학자여야 한다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의 신자들은 신앙과 신학의 자립심을 기르기 위해서 일정기간 신학의 ‘이유식’(離乳食)을 해야 한다. 어린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유식을 해야 하듯이, 누구든지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양육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제도적으로나 신학적으로 ‘폐쇄된 체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유식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 점에서 토론식 신앙교육은 성숙하고 주체적인 신앙과 신학을 함양하는 탁월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