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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선정도서 목록 |
<2013년 9월의 읽을 만한 책>
분야 |
도서명 |
저/역자 |
출판사 |
발행일 |
추천자 |
문학 |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
문학동네 |
2013.07.25 |
김미현 |
역사 |
스무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
이숲 |
예옥 |
2013.05.30 |
김기덕 |
철학 |
철학자 아빠의 인문육아 |
권영민 |
청림출판 (추수밭) |
2013.07.25 |
박인철 |
정치 사회 |
보수주의와 보수의 정치철학 |
양승태 엮음 |
이학사 |
2013.07.20 |
마인섭 |
경제 경영 |
애플스토어를 경험하라 |
카민 갤로 /조은경 |
두드림 |
2013.06.20 |
김은섭 |
과학 |
공기로 빵을 만든다고요? |
여인형 |
생각의힘 |
2013.07.15 |
김웅서 |
예술 |
아트 테러리스트 뱅크시, 그래피티로 세상에 저항하다 |
마틴 불/이승호 |
리스컴 |
2013.08.01 |
이주은 |
교양 |
모든 것은 빛난다 |
휴버트 드레이퍼스 외 /김동규 |
사월의책 |
2013.07.01 |
이현우 |
실용 |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어린이 책 200선 |
이주영 |
고래가숨쉬는 도서관 |
2013.06.30 |
이계성 |
아동 |
꼭두와 꽃가마 타고 |
이윤민 글, 그림 |
한림출판사 |
2013.07.01 |
오은영 이상희 |
<2013년 9월 청소년 권장도서>
분야 |
도서명 |
저/역자 |
출판사 |
발행일 |
대상 |
문학 |
달나라 소년 |
이언 브라운 /전미영 |
부키 |
2013.07.12 |
중·고 |
역사 |
세계사 7대 사건을 보다 |
정호일 외 |
리베르스쿨 |
2013.07.25 |
중·고 |
철학 |
철학 입문 |
롤란트 W. 헹케 외 /조병희 |
일월서각 (북비) |
2013.06.29 |
중·고 |
정치 사회 |
청소년, 정치의 주인이 되어 볼까? |
이효건 |
사계절 |
2013.07.10 |
초·중·고 |
경제 경영 |
내일을 위한 경제학 |
참사회 경제교육연구소 |
다시봄 |
2013.07.22 |
중·고 |
과학 |
생물학 미리보기 |
정부희 |
길벗스쿨 |
2013.07.10 |
초·중 |
예술 |
클래식 음악과의 만남(1, 2) |
닉 킴벌리 외 /김병화 |
포노 |
2013.07.15 |
고 |
교양 |
고전이 건네는 말(1, 2) |
수유너머R |
너머학교 |
2013.07.15 |
고 |
실용 |
드림 레시피 |
김수영 |
웅진씽크빅 (웅진지식하우스) |
2013.07.25 |
중·고 |
아동 |
광복군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태극기 이야기 |
신현배 |
가문비 (가문비어린이) |
2013.07.05 |
초 |
9월의 읽을 만한 책 추천사 |
문학 분야 |
김영하/문학동네
2013.07.25 발행/176쪽/10,000원
이 책에는 살인은 없고, 살인에 대한 기억만 있다. 그리고 살인을 기억하는 데 있어서의 불확정성과 불가해성만 있다. 이럴 때에는 살인에 대한 단죄나 폭력에 대한 성찰이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된다. 살인이 아닌 살인‘자’, 기억이 아닌 기억‘법’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행위가 아닌 인간, 객관이 아닌 주관이 문제될 때는 살인조차도 주제가 아닌 배경으로 작용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연쇄살인범을 치매에 걸리게 한다. 그리고 스스로 입양해 양녀로 삼은 마지막 살인 피해자의 자식을 죽이려고 하는 살인범을 등장시켜 주인공과 대치시킨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이런 전도된 상황을 통해 작가는 살인이 아닌 시간의 폭력성을 문제 삼는다.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16살에 가족한테 폭력을 일삼는 친아버지를 죽인 이후, 자신도 아버지가 죽은 나이인 45세가 될 때까지 30년 동안 꾸준히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은 교통사고로 뇌를 다친 후 살인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고, 그 이후에 “인생이 보내는 짓궂은 농담”처럼 치매에 걸린다. 그의 유일한 기억의 목적은 딸을 죽이려는 살인범으로부터 딸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런데 딸은 딸이 아니라 요양보호사이고, 살인범은 살인범이 아니라 형사이다. 모든 것이 기억과 다르다. 다시, 이 소설은 살인에 대한 소설이 아니라 혼돈과 두려움, 몰이해에 대한 소설임을 기억하자. 계획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열정은 허무하게 사라지고, 인생은 지나치게 부조리하다. 이런 거대한 악몽 속에서 주인공은 타인의 고통에서 자아의 고통으로, 육체보다 먼저 죽는 영혼의 고통으로 이동한다. 이런 이동을 조종하는 것이 바로 시간이다. “인간은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그렇지만 “기억을 모두 잃는다면 더는 인간이랄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 인간들은 끊임없이 기억하고 또 망각한다. 혹은 망각한 것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 그런 기억법을 통해 이 소설은 내가 기억하는 것이 과연 진짜 나인지, 나의 기억은 원래 나의 것인지를 질문하는 ‘살인자의 기억법’을 가르쳐 준다.
- 추천자 : 김미현(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역사 분야 |
이숲/예옥
2013.05.30 발행/360쪽/15,000원
서구의 식민주의가 절정에 달했던 19세기 말, 한국이 문호를 개방하자 은둔의 나라를 탐험하고 싶어 하는 서구인들이 한반도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이라는 생생한 현실 공간에서 서구인들은 한국인들을 관찰하고 체험했다. 그들은 본국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책을 썼고 이 책들로 인해 한국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과연 이 책들 속에서 한국인은 어떻게 묘사되었을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럽고 게으르고 미개한 한국인’의 이미지로 점철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전혀 다른 서술을 한 책도 많다. ‘자유분방하고 쾌활하며 호탕한 민족’ ‘상당히 지적이며 놀라운 이해력’ ‘일본인보다 일을 더 빨리 배우고 더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은 서술이 그것이다.
이 책은 당시 한국인을 관찰한 외국인의 다양한 시각을 재구성하였다. ‘한국인, 우리는 우리를 제대로 알고 있나?, ’100년 전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 ’오인된 역사, 이제 우리도 다시 볼 때다‘, ’편협한 눈으로는 진실을 보지 못한다‘, ’일본은 빼어난 화장술로 세계를 현혹했다‘, ’한국인을 향한 제언‘이라는 각장의 제목에서 보듯이, 필자는 100여년 전 한국에 와서 한국인의 잠재력을 알아본 사람들의 기록을 통하여 한국인의 ‘긍정성’ ‘선함’ ‘강인함’을 구구절절이 말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 묘사되는 한국인의 모습은 흔히 우리가 가장 치욕스럽게 생각하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의 일반적인 역사상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점에서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우리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이러한 ‘한국정신’이 면면히 유지되어 왔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 한류의 성공은 한국인이 가진 ‘개성’과 ‘열정’, ‘무서운 잠재력’의 발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추천자 : 김기덕(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철학 분야 |
철학자 아빠의 인문육아
권영민/청림출판 추수밭
2013.07.25 발행/272쪽/14,000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키워본 사람은 다 안다. 아무리 고고한 육아철학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아이를 키울 때 예측할 수 없는 돌발 상황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종종 무기력함을 경험한다. 이는 어린 아이와 합리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생각만치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아이를 키우면서 합리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감정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일반적인 태도로부터 벗어나 아기를 키우면서 경험하는 생생한 일들을 단순히 지나쳐 보내지 않고 철학적으로 냉철하게 분석하고 음미한다. 일상사를, 그것도 육아의 문제를 철학적이고 학문적인 틀로 탐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사소한 일들을 한편으로는 아이의 시선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아빠의 시선에서 가능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다양한 철학 이론과 접목시켜 재해석해본다. 가령 아이로 인해 발생하는 층간소음문제를 타자에 대한 윤리적 책임의 문제와 결부시켜 그 해결책을 생각해본다던지, 아이의 언뜻 이해할 수 없는 폭력적 행동에 대해 나름의 긍정적인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아이가 말을 조금씩 배워 가는 과정의 참된 의미에 대해서도 랑그와 파롤의 구분을 가지고 자신의 철학적 의견을 제시해보기도 한다. 저자의 기본 관점은 아이를 하나의 독립된 주체로 인정하고 아이 자신의 고유한 세계와 삶을 존중해주자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저자가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아이와 아빠간의 변증법적 종합이며, 이를 가능케 하는 매개는 사랑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책은 이처럼 육아철학이라는 신선한 주제를 갖고서 아이와 아빠의 존재 의미는 각각 무엇인지, 또 양자 간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떠해야 할지에 대해 철학적으로 규명하고 있는 보기 드문 시도라는 점에서 각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 추천자 : 박인철(경희대학교 철학과 교수)
정치사회 분야 |
보수주의와 보수의 정치철학
양승태 엮음/이학사
2013.07.20 발행/506쪽/28,000원
우리 정치는 자주 보수와 진보 단체들의 격돌로 엉망이 된다. 정당과 정치인 뿐 아니라 신문과 방송, 시민단체와 관료, 노조와 기업, 경찰과 군인, 심지어 학생과 교수들까지도 각 진영의 전사(戰士)가 되어 말과 행동을 절제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이 전쟁 같은 갈등은 “이념의 과잉 때문이 아니라 이념과 지성의 빈곤”에서 비롯된 것이다. 책의 저자들은 한국정치에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의 하나로 “한국보수 집단의 이념적 빈곤 또는 보수주의 이념 자체의 부재현상”에 주목하였다. 최근의 ‘뉴라이트 운동’ 등이 주도한 보수주의 이념화과정에서도 이념적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고 내적인 통일성과 진보이론과의 차별성도 부족하다고 진단하였다. 즉 “한국정치에서 보수 세력은 존재하되 그들 나름의 정책결정 혹은 사회적 가치배분의 준거로 삼을 보수주의라고 불릴 수 있는 이념은 없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한국 보수주의의 지성적 빈곤이 무엇을 의미하며 그 무(無) 이념성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를 정치사적, 정신사적, 사상사적 그리고 정치철학적 맥락에서 분석하였다. “진정으로 가치 있는 보수주의”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저자들은 해답을 찾기 위해 동서양 주요국에서의 보수주의를 비교역사와 비교사상의 시각에서 탐색하고, 한국 보수주의의 계보와 역사 그리고 최근의 발전을 추적하였다. “한국 보수주의의 이념화”는 기득권층의 세속적인 이익을 ‘보수’하는 조악한 의미가 아니라 “한국의 역사 속에서 발현한 사상과 문화, 전통과 관행 그리고 탁월한 인물들의 삶 속에서” 한국과 한국인들이 “무엇을 지킬 것인가”를 찾는데서 비롯될 것이라고 주문하였다. 이 책은 한국정치사상학회가 개최한 학술회의의 결과물을 수정・보완한 것이다.
- 추천자 : 마인섭(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경제경영 분야 |
카민 갤로/조은경/두드림
2013.06.20 발행/351쪽/14,800원
애플(Apple)이 14개국 394군데 운영 중인 애플스토어 매장은 단위면적당 세계 매출액 1위(6,050억 달러)를 자랑한다. 애플스토어의 최대 경쟁력은 ‘색다른 고객 경험’과 ‘혁신 상품’ 두 가지이다. ‘삶을 풍요롭게’라는 기업의 비전에 걸맞게, 자신의 매장을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완벽한 무대로 만들고자 했다. 외관, 인테리어, 테이블과 의자, 얼룩 하나 없는 유리벽, 제품 아이디어부터 제작, 판매 과정까지 완벽해서 고객들이 ‘최고의 고객 경험’을 하게 된다. 평범한 거래를 짜릿한 감탄의 순간으로 바꿔놓을 줄 아는 일등공신은 애플스토어의 직원들이다. 아쉽게도 한국에는 애플 마크를 빌린 리셀러숍(re-seller shop)만 있을 뿐 ‘진짜’ 애플스토어가 없다. 그 점에서 저널리스트이자 스티브 잡스 전문가로 불리는 카민 갤로가 쓴 이 책은 진짜 애플스토어의 서비스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평범한 거래를 짜릿한 감탄의 순간으로 바꿔놓을 줄 아는 애플 직원들과 애플 서비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스토어가 제공하는 독특한 고객 서비스는 애플의 고유물이 아니라 모방의 산물이라는 점. 당시 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최고의 고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최고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라는 특명을 내렸는데, ‘최상의 롤모델’로 낙점된 기업은 뜻밖에 호텔 기업인 리츠칼튼이었다. 애플스토어의 기술자들이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창구인 ‘천재들의 바’(genius bar)는 리츠칼튼의 컨시어지(concierge·개별 고객에 대한 종합 서비스 창구) 데스크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애플스토어가 어떤 곳인지, 애플의 서비스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알게 된다면 ‘고객감동을 이끄는 서비스’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애플이 리츠칼튼에게 배운 것처럼 여러분의 업무에 있어서도 적용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추천자 : 김은섭(경제/경영 북 칼럼니스트)
과학 분야 |
공기로 빵을 만든다고요?
여인형/생각의힘
2013.07.15 발행/156쪽/12,000원
공갈빵이라는 것이 있다. 먹음직스러울 만큼 크지만, 속은 텅텅 비어 공기로만 채워져 있던 추억의 그 빵. 먹을 것이 늘 부족했던 옛날에는 속이 비어있더라도 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르던 빵이다. 책 제목 『공기로 빵을 만든다고요?』를 보고 친근감이 들었던 이유이다. 그러나 이 책은 공갈빵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요리책이 아니고, 암모니아 합성의 공적으로 노벨 화학상을 받은 과학자 프리츠 하버(Fritz Haber, 1868~1934)를 다룬 교양과학서이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 가운데는 아인슈타인이나 퀴리부인처럼 잘 알려진 경우도 있지만, 하버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하버가 아인슈타인이나 퀴리부인에 비해 인류에게 영향을 적게 미친 것은 아니다. 하버는 긍정적으로 뿐만 아니라 부정적으로도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버는 공기에서 암모니아를 만드는 법을 알아내었다. 이렇게 만든 암모니아는 비료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비료는 대량의 농작물을 키워 결과적으로 인류를 굶주림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암모니아는 전쟁 중에 살상무기를 만드는 데도 사용되어 많은 인명을 앗아가기도 하였다. 과학자의 연구 결과가 활용하기에 따라 칼의 양면성을 가질 수 있음을 하버의 경우에서 잘 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화학자 하버의 일생은 물론 그의 업적이 인류를 위해 유용하게 쓰인 밝은 면과 악용된 어두운 면을 모두 보여준다. 그리고 하버가 화학자로서 이룩해 놓은 업적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이 책을 쓰기 위해 바쁜 출장 일정 중에 틈을 내 하버연구소를 직접 방문하기도 한 저자의 열정이 돋보인다. 화학분야 교양과학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모처럼 과학자의 전기를 읽으며 화학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 추천자 : 김웅서(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에술 분야 |
그래피티로 세상에 저항하다
마틴 불/이승호/리스컴
2013.08.01 발행/180쪽/12,000원
사진작가가 뱅크시(Banksy)의 거리미술을 4년간 기록하듯 찍어 마치 미술 여행가이드처럼 기획하였다. 뱅크시는 영국박물관에 몰래 숨어 들어가서 원시인이 쇼핑카트를 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자신의 작품을 8일 동안 도둑 전시해서 유명세를 탄 그래피티 예술가이다. 벽에 낙서하듯 작업하는 그래피티는 그림을 그려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에 가장 충실한 미술장르이다. 인류 최초의 미술도 바로 동굴벽화가 아니던가. 단지 옛 벽화와 오늘날 그래피티의 차이점이라면, 후자는 건물의 소유주나 공공기관의 허락을 받지 않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래피티는 지저분하고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구석진 곳에서 종종 만나게 된다. 어둡고 소외된 곳에서 웃음과 희망을 주며 때로는 신랄한 사회풍자적인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이 그래피티의 특징이다.
저자는 세 개의 여행 코스로 나누어 꼭 보아야 할 그래피티 작품을 소개하고, 각 코스마다 지도와 함께 작품의 특징과 감상 포인트 등을 알려준다. 그래피티 이미지는 독립적으로 의미를 품고 있다기보다는 그것이 그려진 벽이 어떤 환경과 상황에 있는지에 의존한다. 이미지가 놓인 맥락을 알지 못하면 읽어내는 재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저자는 작품의 개별 설명은 물론, 그 이미지가 훼손되어 거리에서 사라지는 시간의 궤적까지 친절하게 해설해준다. 그곳의 그림들에 관심을 가졌던 할리우드 유명 연예인들, 어떤 작품은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 한 나머지 경매에 올라가기도 했다는 둥, 작품에 얽힌 숨은 이야기들도 알 수 있다. 게다가 여행의 동선까지 배려해주어서, 독자들은 하나의 미술전시를 보는 기분은 물론, 런던의 색다른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 것이다.
- 추천자 : 이주은(성신여대 교육대학원 교수)
교양 분야 |
휴버트 드레이퍼스 외/김동규/사월의책
2013.07.01 발행/424쪽/16,000원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이 책의 공저자인 미국의 두 철학 교수에 따르면 우리시대는 허무주의 시대다. 데카르트 이후 근대 계몽주의에 따르면 인간은 자족적인 주체다. 오직 나 혼자만이 나의 행동에 책임이 있으며, 칸트에 따르면 이 책임의 자각이 성숙함의 표지다. 근대의 주체는 중세의 신을 대신하여 세상의 주재자가 되었다. 이러한 관념은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위험하다.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는 선택의 짐을 우리는 떠안고 고통스러워한다. 하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와는 전혀 다른 세계상이 나타난다. 호메로스의 세계에서 인간의 모든 성취는 자신의 공이 아니라 신의 특별한 선물이다. 우리를 끌어당기는 외부의 힘에 우리가 열려 있고 항상 감사할 때 우리는 탁월성에 도달한다. 바로 다신주의적 세계관이다. 다신주의는 허무주의나 일신론적 광신주의와는 다른 길, 다른 지혜로 우리를 인도한다.
이 책의 탁월한 통찰은 서양사에서 일신주의가 어떻게 필연적으로 허무주의를 배태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보여준 데 있다. 저자들의 대안이 현대적 다신주의다. 이 다신주의로의 여정을 다룬 책의 부제가 ‘허무와 무기력의 시대, 서양 고전에서 삶의 의미 되찾기’라고 붙여졌는데,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부터 단테의 <신곡>, 멜빌의 <모비딕>까지 3천년에 이르는 서양 고전에서 사색의 실마리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서양 고전에서 삶의 의미 되찾기’란 말이 허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정도 소개는 밋밋하다고 여겨질 만큼 책은 특출한 영감과 통찰로 가득 차 있다. 거의 모든 페이지가 빛난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니다. 경이와 감사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 추천자 : 이현우(인터넷 서평꾼)
실용 분야 |
이주영/고래가숨쉬는도서관
2013.06.30 발행/484쪽/25,000원
우리 아이 초중등학교 시절에 좋은 책을 읽히고 싶은데 무슨 책을 골라야 할지 막막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요즘에도 비슷한 심정을 느끼는 학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은 초ㆍ중ㆍ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바로 그런 고민을 덜어줄 만한 역작이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로 어린이독서문화운동을 주도하며 '한국어린이 문학협의회 회장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다 교장으로 퇴임했다. 생생한 교실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읽고 교감하며 아이들의 지적ㆍ정서적 성장을 이끌었던 책들을 모았다. 소개된 책들은 유행을 탄 어린이책이 아니라 오랜 세월 사랑을 받은, 즉 유행의 부침을 이기고 검증된 양서들이다.
『단군신화』(이형구), 『이원수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순신』(이원수), 『강아지똥』(권정생) 등 우리나라의 전통과 자연, 역사뿐 아니라 세계사, 문학 등 주제의 폭과 내용이 다양한 책이 소개된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고등학생이 수준에 맞춰 읽을 수 있도록 연령별, 학교급별로 책들을 분류해놓은 것도 친절하다. 무엇보다 소개된 책들의 핵심이 무엇이며 생각을 이끌어낼 포인트가 무엇인지 밝혀놓은 게 강점이다. 교사나 학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이끌어갈 주제를 제시함으로써 독서 후 토론과 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 그렇게 대화하다 보면 아이들의 사고력과 인성, 나아가 인문학적 소양도 함께 길러지게 될 것이다. 이는 대학입시에서 중시되는 논술 공부의 과정이기도하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에 소개된 책을 고른 기준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좋은 책이란 단순한 교훈성이나 수준의 높낮이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닙니다. 그 책이, 그 작품이 담고 있는 기본 정서와 가치관이 독자가 갖고 있는 문화의 정체성과 어떻게 서로 교류할 수 있는가를 고려해야 합니다.” 저자가 오랜 어린이독서운동을 펼치며 고른 이 책들이 청소년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하기를 기대한다.
- 추천자 : 이계성(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
아동 분야 |
꼭두와 꽃가마 타고
이윤민 글, 그림/한림출판사
2013.07.01 발행/33쪽/12,000원
어린 아이와 노인이 서로 친근히 여기는 이유는 양쪽 모두 저 세상과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어린 아이는 저 세상에서 갓 건너온 존재요, 노인은 저 세상으로 곧 건너갈 존재라는 것이다. 어쨌든 한 아이는 집안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잃는 경험을 통해 죽음을 처음 인식하며 여러 가지 실존적 의문에 맞닥뜨리는데, 이를 다루는 그림책들이 아이들을 돕는다.
『꼭두와 꽃가마 타고』는 단둘이 의좋게 지내다 먼저 세상 떠나는 할머니의 저승길 여정을 위해 솜씨 좋은 할아버지가 갖가지 꼭두(상여를 장식하는 물상)를 깎아 위로했다는 ‘그림 이야기’이다. 인형이라면 ‘바비’나 ‘미미’ 같은 서양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아이들 눈에 얼핏 기괴하게 보일 법한 우리 전통 인물 동물 이미지의 ‘꼭두’를, 우리 고유의 해학적인 선과 색감을 살린 그림과 그럴듯한 유래담으로 소개한 기획 솜씨가 돋보인다.
아이들은 자기처럼 겁 많은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꼭두 선물 덕분에 두려움과 슬픔을 거듭 이겨내고 무사히 저승에 도착하는 모험을 즐기면서 어른들이 쉬쉬하고 감추는 ‘죽음’ 또한 저 세상(저승) 가는 여행이며 누구나 겪는 삶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림책을 읽어주는 어른들 또한 모처럼 전통 문화의 뿌리를 더듬는 감흥을 얻게 된다.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오가는 초월적 존재를 이런 꼭두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우리 옛사람들의 인문 세계가 정겹고 흥겹게 다가온다.
- 추천자 : 오은영, 이상희(동시 동화 작가, 그림책 작가)
9월 청소년 권장도서 내용요지 |
문학 분야 |
이언 브라운/전미영 | 부키
2013.07.12 | 376쪽 | 14,800원 | 중·고
희귀성 유전병을 안고 태어난 아들의 내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아버지의 이야기로 아들이 처한 현실
과 저자 자신의 감정을 차분한 시선으로 응시했다.
역사 분야 |
세계사 7대 사건을 보다
정호일 외 | 리베르스쿨
2013.07.25 | 280쪽 | 17,800원 | 중·고
인류 역사를 종교사, 문명사, 민족사, 철학사, 의학사, 전쟁사로 나누어 각 분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건을 하나씩 선정하고 결정적 사건 뒤에 숨겨진 역사적 '법칙'과 사건 발생의 전후 역사적 흐름을 살펴 설명한 책이다.
철학 분야 |
롤란트 W. 헹케 외/조병희 | 일월서각 북비
2013.06.29 | 260쪽 | 16,000원 | 중·고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철학 입문서로 풍부한 학습 내용과 함께 주제별로 알맞은 교수-학습 방법을 소개했다. 인식론, 윤리학, 법철학, 국가철학, 그리고 형이상학에서 제기되는 주요 문제를 설명했다.
정치사회 분야 |
이효건 | 사계절
2013.07.10 | 200쪽 | 12,000원 | 초·중·고
오늘날 한국 정치의 문제 현상인 '정치 과잉'과 '무관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치의 의미와 올바른 정치참여 방법, 우리 헌법의 주요 내용과 국민의 권리 실현을 위한 국가기관에 대하여 설명한다.
경제경영 분야 |
참사회경제교육연구소 | 다시봄
2013.07.22 | 364쪽 | 16,000원 | 중·고
죄수의 딜레마, 공유지의 비극, 매몰비용 등 우리 생활 속의 낯익은 경제 개념들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저자들은 일상의 문제에 대한 해결력을 기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서 경제학을 꼭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 분야 |
생물학 미리보기
정부희 | 길벗스쿨
2013.07.10 | 150쪽 | 11,000원 | 초·중
곤충학자인 저자가 청소년들에게 생물학이란 무엇인지, 어떤 분야가 있으며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생물학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소개하는 책이다. 생물학의 각 분야에 대한 지식과 함께 학문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한다.
예술 분야 |
음반과 함께 클래식 음악의 변천사를 소개한 책으로 1권 '오페라와의 만남'에서는 수많은 오페라 작품들의 원형이 어떻게 변모되어 왔는지를 알려주고, 2권 '교향곡과의 만남'에서는 교향곡이 어떤 음악적 흐름을 통해 발전해왔는지 체계적으로 담아냈다.
교양 분야 |
인문학 연구공동체 '수유너머R'의 '10대를 위한 고전읽기-시대를 넘어온 물음'의 결실을 책으로 냈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루쉰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등 동서양 고전의 내용과 저자, 그리고 의미를 되새겨본다.
실용 분야 |
김수영 | 웅진씽크빅 웅진지식하우스 2013.07.25 | 324쪽 | 15,000원 | 중·고
꿈을 이루는 6단계 액션 플랜 '드림 레시피'를 소개한책으로 저자는 꿈꾸는 것만으로 달라질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꿈의 핵심은 머릿속에 있는 상상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데 있다고 조언한다.
아동 분야 |
신현배 | 가문비 가문비어린이 2013.07.05 | 160쪽 | 9,800원 | 초
광복군이셨던 태극이의 증조할아버지를 위해 태극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내용의 동화이다. 태극기의 유래, 담긴 뜻에서부터 일장기 말소사건과 올림픽의 태극기, 길거리 응원과 대형 태극기 등 태극기 관련 정보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