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제6회 정기모임이 김광수경제연구소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10여 명이 넘는 회원분들이 참석하여 “꿈과 이상을 잃어버리는 젊은 세대들에 고함”이란 글의 내용을 중심으로 젊은 세대들의 고민과 문제들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하였습니다.
먼저 크리스웨버님께서는 자신 역시 2,30대에 속하는 세대이지만 “꿈과 이상을 잃어버리는 젊은 세대들에 고함”의 내용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현재의 직장에서는 자신의 평생을 걸만한 꿈과 이상을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심각한 갈등과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나아가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자신과 비슷한 고민과 갈등에 빠져 있으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직장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2,30대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취업난에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 반대편에서는 상당수 중소기업과 심지어는 대기업의 경우라 할지라도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구인난에 빠져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3D업종 내지는 3D업무에다 장래 생활을 보장할 수 없는 낮은 임금 때문에 지원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핑크피그님은 대기업에 취직한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약 30% 가량이 입사 후 1,2년 안에 회사를 그만둔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특히 적지 않은 2,30대 사람들이 학력을 불문하고 공무원을 안정적인 직업으로 생각하여 고시나 공무원 임용시험에 매달리고 있다는 이야기에 대부분이 우려를 표명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은 공무원공화국이라든지 공무원천국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꿈과 이상을 잃어버리는 젊은 세대들에 고함”의 글 중에서 한미일 3국의 진보와 보수 세력간의 거리에 대한 설명과 관련하여, 윤재웅님께서는 한미일 3국의 진보정당과 보수정당에 대한 구분에 관해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그리고 일본의 자민당과 민주당은 보수 대 진보의 대립구도가 아니라 보수 대 보수의 대립구도라는 견해를 피력해주셨습니다. 나아가 한국의 경우에도 열우당과 한나라당 역시 진보와 보수의 대립구도가 아니라 보수와 보수의 대립구도라고 보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윤재웅님께서는 이와 관련한 글을 자유게시판에 게재하였습니다.
윤재웅님의 문제제기에 대하여, “꿈과 이상을 잃어버리는 젊은 세대들에 고함”에서 한미일 3국의 진보와 보수 세력의 거리를 비교한 것은 진보와 보수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의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아래의 도표에서 볼 수 이는 바와 같이 한미일 3국에 있어서의 정치적 대결구도를 편의상 구분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진보와 보수의 개념구분 자체가 절대적으로 규정된 것이라기보다는 시대와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또는 나라마다의 사정에 따라 가변적이라고 보는 것이 더 현실타당하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진보와 보수의 명확한 개념정의에 대해서는 먼저 정치학적으로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 연구소는 진보와 보수를 선험적인 이념이나 가치관을 기준으로 절대적 관점에서 분류하는 것보다는 현실의 문제를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론(정책)과 그 결과 그리고 결과에 대한 성과평가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이 보다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의 절대적 개념정의를 기준으로 한 정치적 대결구도 구분
(윤재웅님 : 거리보다는 개념적 성향 기준)
정치적 양당 구도 구분을 위한 편의상의 진보/보수 세력간의 거리 구분
(김광수경제연구소 : 진보/보수 개념정의보다는 정치적 대결 거리 기준)
진보와 보수의 개념에 대한 윤재웅님과 우리연구소와의 차이를 수학적 용어를 빌어 설명해본다면 마치 비율척도와 등간척도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물을 수리적으로 구분하는 척도(scale)에는 4가지가 있는데 명명 척도 (nominal scale), 서열척도(ordinal scale), 등간척도(interval scale), 비율 척도(ratio scale)가 그것입니다. 명명척도는 남자를 0, 여자를 1로 나타낼 경우 0과 1은 숫자가 아니라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는 기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열척도는 좋음(3)>보통(2)>싫음(1)과 같이 숫자 3, 2, 1은 좋고 싫음의 서열 순서만을 의미할 뿐 숫자로서의 의미는 없습니다. 등간척도는 온도나 지진계의 진도처럼 절대적 기준이 없이 단지 간격(거리)만이 의미를 갖습니다. 예컨대 섭씨 10도는 5도와 온도가 5도 차이가 나지만 그렇다고 10도가 5보도다 절대적으로 2배 더 덥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는 진도 6은 진도 5에 비해 1만큼 지진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의 상대적 크기에 따른 구분으로 진도6은 열진으로 가옥이 30% 이하 파괴되는 정도의 지진을 말하는데 비해 진도5는 강진으로 벽에 금이 가고 건물이 일부 파괴되는 것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비율척도는 흔히 우리가 쓰는 절대기준인 0과 사칙연산(+, -, ×÷)이 가능한 산술 숫자를 말합니다. 모든 수는 절대기준 0을 기준으로 그 절대적 크기가 정해지게 됩니다.
그 외에도 계급구분과 세대구분 문제에 대해서도 윤재웅님으로부터 가벼운 異論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정기모임에서 설명해드린 답변으로 대신하고 여기서는 상세한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세대간 문제에 관해서, 작금의 2,30대 젊은 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권리와 책임의 괴리 문제가 지적되었습니다. 일자리, 국민연금, 국가채무, 의료보험 등 제반 문제에 있어서 2,30대 젊은 세대가 일방적으로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책임만이 있을 뿐 책임에 따른 권리나 의사결정권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권한과 그에 따른 권리는 모두 기존의 5,60대 이상 세대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한국 정치경제의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순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2,30대 젊은 세대 스스로가 자신들의 권익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치적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의사결정권을 지닌 5,60대 이상 세대는 2,30대 젊은 세대를 희생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극심한 도덕적 해이와 무능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과거 2,30대 젊은 세대가 민주화 운동을 해온 것처럼, 이제는 5,60대 이상 세대의 극심한 도덕적 해이와 무능을 타파하고 자신들의 권익과 경제적 미래를 위해 정부개혁과 정치개혁, 시민의식개혁 확산운동을 전개할 때라는 것입니다. 이는 세대간 대결구도를 조장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2,30대 젊은 세대와 5,60대 이상 부모세대가 그 어느 한쪽도 책임과 권리의 괴리로 인해 일방적으로 희생당하지 않고 서로 상생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기업의 경우에도 한국 사회가 사람을 키우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공계 출신의 경우 내노라 하는 대기업에 취업하여 생산현장에서 근무한다고 해도 40세를 넘어 계속 자리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대기업들조차도 우수한 인재들을 독점하다시피 싹쓸이 채용을 하면서도 정작 기업 내에서는 소모품처럼 취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공계 출신이 대기업 공장에서 10년 이상 근무를 하여 임금이 상승하게 되면 7,80% 이상이 그만두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이공계 출신들이 대기업에 취업한다고 해도 항상 다른 기회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난 IMF사태 이후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 대부분은 사람(노동)을 기업의 이익을 해하는 계급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물을 다 빼먹고 나면 소모품처럼 내팽개치는 황당한 사태가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또는 기업 경영자들이 젊은 세대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동시에 평균적인 생활과 노후대책이 가능한 비전을 제시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자기 회사에 입사하면 정년퇴직 할 때까지 어떤 꿈과 희망을 달성할 수 있는 지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삶의 보람과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실제 대다수 사원들이 그렇게 되는 사례를 보여주는 기업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로지 기업 선전을 위한 감언이설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취업을 한 사람이나 취업을 못한 사람 그리고 채용하는 기업 모두가 서로를 불신하여 공중에 붕 떠 있는 상태입니다. 과연 이런 식으로 한국경제와 한국기업들이 몇 년을 버틸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입니다. 사람밖에 없는 나라에서 가장 사람을 천대하는, 특히 그 중에서도 젊은 자식세대들을 가장 천대하는 나라에 과연 무슨 미래가 있을 것인지 암담하기 그지 없습니다.
실제로 자영업을 하시면서 지역에서 자원봉사 시민활동을 하고 계시는 김태용님께서는 거대담론도 필요하지만 각자가 사는 지역현장에서의 시민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철밥통 공무원이 되는 길 밖에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한 네티즌이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다라는 부동산헌법으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던 것처럼 대한민국을 공무원공화국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모두가 정년퇴직 때까지 안정적이 직장과 노후생활을 보장 받을 수 있어 행복해질 것입니다. 사람을 키울 줄 모르는 기업들은 모두 해외로 가서 사업을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한미FTA, 북핵 6자회담 등 다른 여러 가지 주제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었습니다만 제6회 정기모임 후기는 이 정도로 끝내기로 하겠습니다.
첫댓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30대들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현재 직장에 계속 있자니 몇년 후 미래가 없을 것 같고, 나가자니 특별히 할 수 대안이 있는 것도 없고, 두렵기도 하고, 결국 조금 눈치빠른 분들은 부동산이니 주식이니 재테크에 열심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냥 막연히 두려우면서 하루하루가 바빠서 그냥 잊고 지내기도 합니다. 기업이 비용절감의 이익을 얻었을지는 몰라도 직원들의 충성심과 자부심,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상상력등을 잃었습니다. 선장과 선원들이 일치 단결(표현이 조금 이상하지만) 해서 파도를 헤쳐나가도 힘든 판국에 다들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육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 못한다고 비난해서는 안되고 그들을 실무에 맞게 교육하고 회사에 필요한 인재로 육성하는 것이 대학의 임무가 아닌 기업이 당연히 해야할 투자라는 소장님의 말씀처럼, 회사에서 십몇년 일해 자연히 소진 될 수 밖에 없는 인력들을 능력과 지위에 맞게 재교육해서생산성을 갖추도록 하는 재투자가 기업의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때까지 이익은 기업에서 얻고, 비용은 사회에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잘 읽어보았습니다. '진보와 보수를 선험적인 이념이나 가치관을 기준으로 절대적 관점에서 분류하는 것보다는 현실의 문제를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론(정책)과 그 결과 그리고 결과에 대한 성과평가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이 보다 더 생산적'이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또한 정기모임 때 말씀해주신 소장님의 답변을 통해서 세대별 구분의 중요성과 그 함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