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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평상시도 마찬가지이긴 하나. 주일은 거의 똑같이 지내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지
루하게 느낀다는 것은 아닙니다. 도리어 반대이지요. 어쩜 변화한다는 것이 불안하게 느껴
지는 세대가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별명은 아니더라도 어머니가 저보고 '산돌이'라고 부르
신게 기억납니다. 사전에 있는 말인지 모르나 하도 돌아다닌다고 그렇게 부르신겁니다. 다
들 마찬가지이시겠지만, 지난 날을 돌이켜보면 뭔가를 하려고 무척 애썼던 것 같습니다. 애
썼다보다는 즐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주변 사람들은 고생했겠지만요. 그런데 어
느 듯 같은 일상이 편합니다. 철드는 모양입니다. 저보다는 가장 가까운 와이프의 얼굴이
편해졌습니다.
다가오는 주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보통은 아주 이른 시간에 잠이 깹니다. 아참. 본격
적으로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잠깐 설명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네요. 주일이라고 표현한 저
를 의아하게 여기실 분도 계실터니까요. 작은 개신교 교회를 나가고 있습니다. 개종이란 의
미는 전혀 없고요. 많은 이민자들이 그러하듯이 미국에 들어온 초기에 그 교회의 도움을 많
이 받았습니다. 저는 아니고 아이들과 아내가 그랬습니다. 아이들은 학교 갔다와서는 있을
때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목사님 부인이 운영하는 after school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지
요. 아내는 아무도 없는(?) 낯선 곳에서 관심 기울여 주는 그 사람들이 고마웠을겁니다. '아
이들을 위해서라도'라는 아내의 성화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나름데로 교회에서 뭔
가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주님이 기뻐하실 것이기도 하고, 믿음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
움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만이라고 하던데... 어쨌든 시간과 저
의 작은 능력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지난 주. 늘상 그렇듯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아무런 소음도 들리지 않습니다 큰 아이는 주
중에는 학교 근처 자취방에 생활하다가 금요일에 와서는 푹 쉰 것 같습니다. 토요일엔 밤이
좋아요처럼 신나게들 놀았습니다. 둘째도 마찬가지 이 아이는 아마도 늦은 시간까지 게임
에 몰두했을터이고, 가족이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있는 그 시간에 커피도 내리고 작은 등도
하나 켜 놓습니다. 그리고 주일 예배에 쓸 주보를 만듭니다. 일 덜어드릴려고 목사님이 하
던 일을 제가 맡았습니다. 작은 교회이니 특별히 편집할 내용은 많지 않습니다. 하루 한구
절 성경도 찾아서 넣습니다. 이것은 저의 권한입니다. 제가 맘에 드는 구절을 찾으니까요.
그렇게 정해진 지면에 맞춘 다음에 이-메일로 보내 드리죠. 그 다음에 하는 일은 주보의 예
배 순서에 맞도록 슬라이드를 만듭니다. 개신교 쪽에선 미디어를 많이 사용하죠. 전엔 하진
않던 것인데 파워포인트 배워서(일부 기능만) 예배 시간에 비추어 줍니다. 좋아들 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이 뿌듯합니다. 지금이야 일상의 일이 되었지만요. 이 작업이 끝날 즈음에
강아지가(실젠 중개임) 문 열어달라고 합니다. 옆집 개들도 오고, 가끔 코요테도 와서(샌디
는 암캐임) 얼마전부터 밤엔 우리에 넣어둡니다. 몸 터는 소리도 들리고 철문도 흔드는군
요. 문열어주고 신나게 깡총거린 다음에 전 집안으로, 샌디는 집 주위 한번 돕니다. 지난 연
말에 큰 맘 먹고 장만한 홈씨어터가 정말 좋습니다. 36" 브라운관 tv에서 52" lcd로 바뀌니
문명의 이기가 제 마음을 이정도로 편안하게 해줄지 몰랐습니다. 가끔 전파상(bestbuy)에
서 봤을땐 몰랐는데 집안에 설치해 놓으니 화면이 정말 선명합니다. 볼만 합니다. 적당한
가격의 av receiver와 스피커로 들을만도 합니다. 제 귀엔 감지덕지이긴 하지만요. 안쓰던
컴퓨터도 연결해 놓았습니다. 화면은 한국 풍경 사진들 슬라이드해 놓고, 복음 성가 틉니
다. 그리고 소파에 몸을 파묻습니다. 아직도 식구들이 일어나긴 좀 이른 시간이고, 어스름
한 푸른 빛도 제 마음을 평온하게 해 주는군요.
신 영옥씨가 부른 '내일 일은 난 몰라요'는 자주 듣는 복음성가입니다. 전에는 소프라노 음
성이 괴성 같았었는데 요즘은 왜 그렇게 맑게 들리는지요. 자주 들어봐서 그런듯 합니다.
생각해 보니 지난 주는 제가 헌금 찬양을 했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독창입니다. 연습도
많이 하고 부를 때도 힘차게 불렀죠. 들어와 앉으니 친구가 하는 말이 '김형은 완전히 내박
자네.' '왜? 듣기 힘들었어?' '아니. 들을 만은 하더군.' 본래 박자 개념이 없는 것이 어디 가
겠습니까. 아주 오래전 성모학교에서 선생들의 합창 순서가 있어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명문대학 국악과에 재학중인 이 진주님께서 합창 지도를 하였죠.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이 있습니다. 감정을 좀 넣으라는 얘기입니다. 그 말에 자신감을 얻은 저는 이 후로 대중
앞에 설 수 있었고, 더불어 박자, 음정을 무시하는 습성이 굳어졌습니다. 이번 헌금 찬양이
처음은 아니고 5-6개월전에도 헌금 찬양을 했었습니다. 앞에 말한 '내일 일은 난 몰라요'를
불렀죠. 예배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노래 부르는데 몇 사람이 [내
노래에 감동해서] 눈물 흘리더라.' 아내가 하는 대답은 그냥 무덤덤하게 ' 어. 그 노래가 좀
그래' [내 노래 때문은 아니고?]라고 묻고 싶었지만 혹시 이상하듯이 쳐다보면 어쩌냐 하
는 생각에 그냥 말았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예약해 놓은 티-타임에 맞추려 서둡니다. 점심 준비하신 분들에게 맛있다
고, 어떻게 만들었냐고 칭찬도 부지런히 하고선 드디어 1번 티-박스. 잠시 부산했던 시간
들이 지나고 뜨거운 햇살을 만끽하는 시간이 됐습니다. 전 이 뜨꺼운 햇살이 참 좋습니다.
왜 그런 것 있잖습니까. 한 여름 시골에서 매미 소리만 들리는 그 한가함을 즐기는 거죠. 그
날은 멤버 한명을 좀 약 올렸습니다. 드디어 발끈하여 골프 오래 친 사람에 대한 예우가 아
니라고 하더군요. 질세라. 그래도 나보다 못치지 않냐. 결국 그 때까지 1불 내기에서 10불
로 올렸습니다. 항상 자신 있는 것은 아니고 약 올리는 재미로 마지막 18홀에서 내기가 붙
었습니다. 결국은 저녁 값으로 다 나가지만요. 이 홀은 핸디캡 1번 홀이라서 par 하기가 쉽
지 않은 홀입니다. 티-샷 비거리가 220야드 이상은 나가야 언덕 꼭대기에 공을 올려서 세
컨 온을 노려볼 수 있는 그런 홀입니다. 못미치면 올려치는 샷이 되어 결국 짧아 그린 바로
전에 있는 레터럴 헤저드에 들어갈 가능성 많은 홀이죠. 상대방의 티샷. 굿샷입니다. 제 샷
은 거리는 길었지만 오른쪽으로 흘러 키큰 나무가 직접 그린 공략하기 어렵게 합니다. 170
야드 남은 거리에서 4번 아이언으로 슬라이스 샷을 구사했습니다. 그린 왼쪽 플랜지까지
올렸습니다. 성공입니다. 상대는 투온 투펏 파. 전 칩샷이냐 퍼팅이냐로 잠시 고민하다가
퍼팅으로 그냥 파세이브했습니다. 골프팁 하나. 슬라이스 샷을 구사할 때는 헤드 페이스를
원하는 방향을 향하도록 약간 오픈하시고, 왼 발을 평상시보다 뒷쪽으로 옮김니다. 그러니
까 오픈시킨다고 하죠. 공의 위치는 볼 하나 정도 뒷쪽에 위치하도록 한 다음에 아웃 사이
드 인으로 스윙합니다. 이 때 스윙 방향은 원하는 쪽이 아니라. 평상시와 같은 스윙을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원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게 되면 보통 밀어치게 되어서 위와 같은 상황에
서 오른 쪽 나무에 걸리게 됩니다. 그리고 숫자가 낮은 그러니까 3번이 가장 슬라이스 구사
가 잘 되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3,4,5번으로 슬라이스 샷을 구사하도록 하시고 거리는 클럽
을 짧게 잡으므로서 조정합니다. 로프트가 큰 아이언은(9번, 피칭) 슬라이스 구사가 잘 되
지 않습니다. 동점이 되었으니 서든데스. 1번 홀로 옮겼습니다. 이 골프장은 단골이라서 18
번 다 돌고서도 한가하면 그냥 1번으로 나갑니다. 이 홀도 좀 어렵습니다. 왼쪽으로 도는
도그랙인데 거리가 만만치 않아서... 읔. 전 쪼로나서 230야드 남은 지점으로 티샷이 갔습
니다. 요즘 우드샷이 되지 않아서 3번 아이언을 선택했습니다. 230야드 보내기가 만만치
않으나 드로우 샷을 구사했죠. 떨어져서 좀 구르라는 의미입니다. 나이스-샷. 세컨온입니
다. 파. 상대도 파. 약 올렸으나 망가지지 않고 잘 칩니다. 2번 홀. 쉽게 보이나 결코 쉽지 않
은 홀입니다. 그린 왼쪽은 경사가 져서 헤저드로 들어갑니다. 오른 쪽은 나무와 벙커로 인
하여 칩챳을 핀에 붙이기가 쉽지 않고요. 참 이 홀이 임 재현, 이 윤재와 라운딩했을때 이글
잡은 홀입니다. 파5 이글이 아니라 진짜 파4 이글인데... 140야드 남겨 회심의 미소를 지었
습니다. 7번 아이온 짧게 잡고 핀을 직접 공략. 아뿔싸 그린 앞 벙커입니다. 상대는 쉬운 칩
샷 위치까지 와서 핀에 잘 붙였습니다. 그러나 저 역시 벙커샷 프로답게 20야드 벙커 샷을
핀 4피트에 붙였습니다. 예전에는 먼 벙커 샷일 경우에 헤드페이스를 좀 닫아서 쳤으나 종
종 임펙이 들어가 공을 직접 때리는 바람에 실수를 했었죠. 그래서 최근엔 헤드페이스 오픈
정도는 짦은 것과 큰 차이 없게 하나, 모래를 얇게 저미듯이 칩니다. 15야드 이상일때 많이
효과 봤습니다. 그린에 떨어지면 보통은 많이 구르지 않습니다. 이런 골프 얘기가 나오는
바람에 신나서 얘기가 좀 길어졌네요. 관심 없는 분들에게 죄송하구만요. 나온김에 골프 얘
기 조금만 더 하겠습니다. 만승이랑은 쳐봤고. 승우형이 좀 치실 것 같은데... 재국형은 기
회는 많았겠지만 성격상 잘 칠 것 같지 않고 진주누나가 치면 잘 치겠다. 제가 가르키는데
좀 재능이 있거든요. 특히 여자분들 남편과 은퇴후에 함께 즐기시려면 지금부터 배우십시
요. 전 그립 잡는 방법 알려준다며 손 만지작 거리지도 않고요. 스웨이 막아 준다며 엉덩이
잡지도 않습니다. 한번은 여자분에게 등 곧게 펴라고 클럽 꺼꾸러 잡고서 등을 툭툭 두드리
고, 어드레스시 오른 쪽 어깨 좀 내리라고 톡톡 쳤더니만 얼굴이 굳어지더라고요, 급기야
고개 숙이지 말라고 클럽 끝부분으로 이마를 슬쩍 밀었다가 혼났습니다. 전 만지지 않으려
고 배려했건만 너무 자신을 무시했다나요.
휴. 그렇게 주일 하루가 갔습니다. 순두부 집에 가서 저녁 먹고요.
ps) lesson 부분만 픽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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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허클베리핀의 톰소여가 떠오르는건 왜죠? 요새 아들놈때문에 가끔 같이 봐주는데 맨발로 신나게 뛰어다니는 그들이 너무 부럽더라구요...
여유로운 주말모습 상상하니 제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는군요...허클베리핀의 톰소여가 떠오르는건 왜죠? 요새 아들놈때문에 가끔 같이 봐주는데 맨발로 신나게 뛰어다니는 그들이 너무 부럽더라구요...
여유로운 주말모습 상상하니 제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는군요... 김석원
안녕. 선영이. 그게 십수년전인가? 선영이가 특송하는 것과 내가 하는 것은 좀 틀린듯 허이. 언제 선영이하고 희용이 노래 소리 들을려나. 둘의 노래를 들을 때. 내가 가슴이 뭉클했었지. 짤순이 보단 장타가 훨씬 낫지. 퍼팅도 지나가게...안녕. 선영이. 그게 십수년전인가? 선영이가 특송하는 것과 내가 하는 것은 좀 틀린듯 허이. 언제 선영이하고 희용이 노래 소리 들을려나. 둘의 노래를 들을 때. 내가 가슴이 뭉클했었지. 짤순이 보단 장타가 훨씬 낫지. 퍼팅도 지나가게... 김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