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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어떤 에너지 현상이 있었지요 -- 노새내기, 2002. 9. 13.
벅수 ::: 2002학번이세요?
노새내기 ::: 92요
벅수 ::: 어? 새내기라고 들었는데... 달부가 그러런데요!
노새내기 ::: ㅋㅋ방송대는 2002
벅수 ::: ㅎㅎㅎ. 그럼.. 92 전공은 뭐에요?
노새내기 ::: 경제
벅수 ::: 지금 전공은요?
노새내기 ::: 영문
노새내기 ::: 꼴랑 1학기 들었어요.
벅수 ::: 음... 그래요... 영어를 잘 하셔야지요...
노새내기 ::: 지난 번에 좀 충격을 먹어가지고서요. 넘 무식해서.
벅수 ::: 다른 일은 없... 충격요? 무슨 말씀인지...?
노새내기 ::: 영어 무식이 통통거렸던 적이 있어서요.
벅수 ::: 그거야 공부하시면 되겠지요.
노새내기 ::: 어디세요?
노새내기 ::: 바쁘신건가해서요
벅수 ::: ㅎㅎ 경남대요.
노새내기 ::: 얼마 전에 거기 납품이 있었는데.
노새내기 ::: 좋은 학교에요.. 울 회사 물건 많이 샀거든요.^^히
벅수 ::: 항상 노는 사람입니다. 번역이라도 해야 하는데... 납품요?
노새내기 ::: 실험기기,,공대
벅수 ::: 예...
노새내기 ::: 참,,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노새내기 ::: 저도 예전에 관찰자가 관찰대상이라는 거 한번 알았던 거 같은데..
벅수 ::: 한 번 알았어요?
노새내기 ::: 표현이 좀 그네요.
노새내기 ::: 엄청나게 꼭지 돌아서,, 잘 수가 없어서
노새내기 ::: 달리 무얼 할 수가 없어서,
노새내기 ::: 앉아서 참선 같은 거 하다가,,
노새내기 ::: 히히..
벅수 ::: 아니에요.. 그 얘기 좀 자세히 해 보세요.
벅수 ::: 언제 쯤 일이에요?
노새내기 ::: 99년
노새내기 ::: 4월
벅수 ::: 예. 좀 자세히요. 속이 후련하게 말을 다 해 보세요.
노새내기 ::: 집안에 일이 있었는데 넘 늦게 알아서 어쩔 수 없었어요.
벅수 ::: ???
노새내기 ::: 12가 넘어서 어머니한테 갈 수도 없었고,
노새내기 ::: (저는 결혼했음.)
노새내기 ::: 화나는 일이.
노새내기 ::: 몸이 안 좋을 때라, 잠을 잘 자야 하는데, 분노로, 방방거리다가,, 맘을 가라앉혀야 하니까,
노새내기 ::: 음,..
노새내기 ::: 한 30분 쯤 열심히 호흡을 하면서 머리는 계속 생각을 하면서 있었는데..
노새내기 ::: 아주 큰 에너지 같은 거였다고... 잘 표현할 수가 없는데.
벅수 ::: 99년 4월에... 집안 일로 엄청 화나는 일이 있었는데... 그걸 삭히느라고 참선을 했다... 그런데... '에너지'요?
노새내기 ::: 둥근 원을 동면서 회전했거든요.
벅수 ::: 그 걸 좀 더 자세히 묘사해 볼 수 있어요?
노새내기 ::: 아주 새로운... 표현할 수 없는 건데..
노새내기 ::: 어려워요.
노새내기 ::: 왜냐면 모르거든요.
벅수 ::: 최대한요.
노새내기 ::: 어느 순간,, 모으고 있는 손이라,,
노새내기 ::: 음..부처님 상에 보면 뒤에 원 있죠.
벅수 ::: 예...
노새내기 ::: 가부좌다리 위에서부터 머리로 있는 큰 원
노새내기 ::: 그 정도 넓이로,, 공 같은 게 회전했어요. 뱅뱅
벅수 ::: 얼마의 시간 동안이요?
노새내기 ::: 정확히 기억이 안 나요.
벅수 ::: 대충도 안 나요?
노새내기 ::: 참선에 앞에 30 분까진 기억하는데..
노새내기 ::: 그 후 30분의 순간 같아서,
노새내기 ::: 1 시간 정도 앉아 있었거든요.
벅수 ::: 그럼 전체가 한 시간 정도의 시간.. 예...
노새내기 ::: 그 다음에,
노새내기 ::: 흔한 말로 선이나 뭐 이런 데서 말하는 참된 나 뭐,, 이런거 같기도 한데 모르겠어요.
노새내기 ::: 전혀 다른 나가 있었고,
벅수 ::: 계속해 보세요.
노새내기 ::: 뭐든을 이해했고, 상황은 풍경 같았어요.
노새내기 ::: 아주 평화로웠고,
벅수 ::: 뭐든을?
노새내기 ::: 이해가 아니라,,
노새내기 ::: 모르겠어요.
벅수 ::: ㅎㅎ. 계속이요.
노새내기 ::: 알고 있었나?
노새내기 ::: 그뿐이에요.
벅수 ::: 음...
노새내기 ::: 평화롭게 30분을 그대로 있었어요.
노새내기 ::: 그러니까, 신체로 치면
노새내기 ::: 목을 졸리다가, 손을 놓았을 때와 같은
노새내기 ::: 그런 평화로운 행복감으로,, 약간 황홀하기까지 했던 거 같은데... 평화로웠어요.
노새내기 ::: 다에요.
벅수 ::: 음... 그런 건 모종의 에너지 폭발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노새내기 ::: 그건 아닌 거 같은데,,
노새내기 ::: 그런가요?
노새내기 ::: 그리고 잠을 잘 잤죠.
노새내기 ::: 원래 20 분 넘으면 다리가 아주 많이 아픈데, 몸은 아주 가벼웠고,
노새내기 ::: 다음 날 상태도 좋았고,
노새내기 ::: 그건 별로 중요한 거 같지 않아요.
노새내기 :::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노새내기 ::: 저만 넘 떠드네요.^^
벅수 ::: 아니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세요.(음... 예... 그러나 그것과 "관찰자와 관찰대상이 같다"는 사실의 이해는 좀 다른 것일 겁니다.)
벅수 :::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에요?
노새내기 ::: 그렇구나..
노새내기 ::: 어렵네..
벅수 ::: 문제는 '사랑'할 수 있느냐 아니겠어요?
노새내기 ::: 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전보다
노새내기 ::: 더 귀하고 뭐라고 해야 하나,,
노새내기 ::: 본성이 선하다는 걸 느꼈다는 거에요.
벅수 :::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가 않을 겁니다.
노새내기 ::: 그렇다고 생각해요.
노새내기 ::: 저는.. 그 깊은 곳에,
벅수 ::: 선하지 않기 때문에 비워내야 한다는 것이 아니겠어요?
노새내기 :::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거거든요.
벅수 ::: ?
노새내기 ::: 비워야 나오니까요.
노새내기 ::: ?
노새내기 ::: ?
벅수 ::: 비워야 나오는 것이라기 보다는, 비워내고 나면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요?
노새내기 ::: --a
노새내기 ::: 네.
벅수 ::: 그래서 자유롭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고 한 것일 겁니다.
벅수 ::: 그리고 그때 사랑은 반드시 '지성'의 형태를 띤다고 하신 것일 테고요.
벅수 ::: 그래서 자유와 사랑과 지성은 등가라고 하는 겁니다. 아마.
노새내기 ::: 네..여전히 어렵네요.
벅수 ::: ㅎㅎ
노새내기 ::: 글고 또 하나 나를 모르겠던데요.
벅수 ::: 우선요, 말씀하신 그 체험이 자신에게 준 영향은 어떤 것이라고 보세요?
노새내기 ::: 몸에 대해 헛갈리기 시작했어요.
벅수 ::: 헛갈려요?
노새내기 ::: 제가 어디까진 지를 모르겠어요.
노새내기 ::: 저는 제 안에 있는데,,
노새내기 ::: 살도 손가락도
노새내기 :::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신경과 세포 조직 뭐. 이런 느낌.
노새내기 ::: 현실적으로 몸은 관심 갖는 걸 좋아한다는 말이,, 수긍이 가요.
벅수 ::: 말씀을 잘 못 따라가겠습니다.
노새내기 ::: 당연하죠.
노새내기 ::: 저도 잘 모르는 소릴 하고 있는데.
벅수 ::: ㅎㅎ
노새내기 ::: 준 영향이요?
노새내기 ::: 거의 없어요.
노새내기 ::: 하지만, 그것이 저를 느리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길 바래요.
벅수 ::: 별 영향이 없어요?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그럼 소통의 가능성이 없는 건가요? 긍정적인 방향이요?
노새내기 ::: 전 절 별로 아끼지 않았고, 약간 어려운 어린 시절 때문에 많아 왜곡되어 있기도 했었는데,
벅수 ::: 한꺼번에 너무 많은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노새내기 ::: 저와 다른 사람을 좀더 경외감(마땅한 단어가)
노새내기 ::: 좀더 친숙할 수 있게 해 주었으니까요.
노새내기 ::: 좀더 존귀하게 여길 수 있게 해 주었어요.
노새내기 ::: 전 그 다음날도 역시 많이 화가 나 있었고, 그 다음날도,,
노새내기 ::: 전에 다르지 않은 저 때문에, 실망스러웠지만,
노새내기 ::: 돌이켜보니까,
노새내기 ::: 아주 조금씩, 아주 조금씩,
노새내기 ::: 사람들과 가까와지고 있기도 하거든요.
노새내기 ::: 전보다는 제가 많이 열려 있거든요.
벅수 ::: 음... 그런 마음씨는 '사랑'의 마음씨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런데도 또 다음날에는 그렇게 화가 많이 나 있었다고요?
노새내기 ::: 물론 전과는 다른 감정이었죠.
노새내기 ::: 슬픔.
벅수 ::: 잘 보세요. 혹시 그런 체험 하나가 자신을 옭아 매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말입니다.
노새내기 ::: 적어도 지금은 아니에요.
노새내기 ::: 그리고, 그건 별로 대단하지도 않고,
노새내기 ::: 그런 경험하는 사람들 아주 많지 않나요?
노새내기 ::: 대단하다고 느낌 건 그때뿐이었어요.
벅수 ::: 그러니까 아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냐 하는 말을 하시려고 했는데요...
벅수 :::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어요?
노새내기 ::: 제가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 자세.
벅수 ::: 음..
노새내기 ::: 좋아요..
노새내기 ::: 완전히,
노새내기 ::: 온전히,
노새내기 ::: 그 속의 나를 찾는 거.
벅수 ::: 예. 그 말씀은 천번 만번 옳으신 말씀입니다. 삶에 대한 자세지요...
벅수 ::: 그러나
벅수 ::: '나'를 찾는다 하면 이제 또 멀어질 겁니다.
노새내기 ::: 네
벅수 ::: '나'는 찾는 게 아니라, 그냥 비워내는 거 아닙니까?
벅수 ::: 달리 뭐 찾을 게 있다는 말입니까?
노새내기 ::: 네.
노새내기 ::: 이미 있죠.
노새내기 ::: 네.
벅수 ::: 그래요, 그 이미 있는 그 녀석을 싹 비워내자는 거거든요.
벅수 ::: 다른 무엇을 찾지는 것이 아니란 말이지요.
노새내기 ::: 네
벅수 ::: 많은 사람들은, '나'를 비우면 대신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벅수 ::: 마음의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노새내기 ::: 그래요.
노새내기 ::: 벅수 님은 어떠세요?
벅수 ::: 그러나 그것까지 비워내야 하는 겁니다. 그러고 나면 아무 것도 안 남아 있어요.
벅수 ::: 저요? 그냥 비워내는 길에 서 있습니다. 길 위에 있는 거지요.
노새내기 ::: 네..
벅수 ::: 바로 그 아무 것도 안 남아 있는 것이, '고요'일 것입니다.
노새내기 ::: 거 참 공하네..
벅수 ::: ㅎㅎ
벅수 ::: 카페에 올린, 케이 할배, 여덟 개의 대화, 그 글 읽어 봤어요?
노새내기 ::: 며칠째 들고만 다녔어요.
벅수 ::: 무엇을요?
노새내기 ::: 읽어야죠.
노새내기 ::: 그러니까 프린트해서 가방에 있다구요.
노새내기 ::: 안 읽었단 말이죠, 뭐.
벅수 ::: 음... 그 글을 다운 받았구나...
벅수 ::: 아주 좋은 글입니다. 꼭 목욕재계하고 읽어보세요.
노새내기 ::: 네.
벅수 ::: 참으로 진지하게 읽어보시란 말씀입니다.
노새내기 ::: 전,, 혹시 제 경험이 선생님께 자료에 도움이 될까 해서 말씀드린 건데..
벅수 ::: 아니요, 도움이 됩니다.
노새내기 ::: 말이 좀 정신 사납죠?
노새내기 ::: 모르고 말하면 그런가 봐요.
벅수 ::: ㅎㅎ. 그런 일들이 사람들에게 간혹 일어나곤 하지 않아요?
노새내기 ::: 그런가 봐요.
노새내기 ::: 네.
노새내기 ::: 이제 저, 일할께요.
노새내기 ::: 건강하세요.
벅수 ::: 간혹 여러 사람들에게 그런 일들이 일어나곤 합니다.
벅수 ::: 그래요 또 만납시다.
벅수 ::: 안녕히...
2002 0913 1553
카페 게시글
뺀질이 대화 -- Dialogue
몸에 어떤 에너지 현상이 있었지요 -- 노새내기, 2002. 9. 13.
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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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0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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