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근무지를 신안동에서 초전동으로 옮긴지 3개월만에 다시 사천으로 둥지를 틀었으니
년초부터 하루 하루를 군기가 바짝 든채로 생활 하였을 정도로 신변에 변화가 많은 시기이다
그 와중에도 울타리 산악회 회원들에게 창립 1주년을 기념하는 뜻에서 뜻깊은 추억을 안겨드리고자
기획산행으로 상반기에는 한라산을 하반기에는 설악산을 탐방하기로 이미 일을 저질러 놓은 상태...
하지만 막상 하루 하루 시간이 닥아오자 바쁜 업무를 핑계로 다른 분에게 일임하거나 다음기회로 연기해버릴까라는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회원들과 이런 분위를 느낄수없다는 생각에
가슴설레이는 남단의 최고봉 한라산 산행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한다
당초 한라산 산행이 5월말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주택관리사 전국 산행 대회가 5월 마지막주 일요일로 결정됨에 따라
부득이 상반기 기획산행을 예정보다 한주 당겨 셋째주 일요일에 실시 하기로 하고 이동 수단과 준비물 제주도에서의 여행지,한라산 산행코스,
그리고 주택관리사 제주도소속 산악회와 사전 연락등을 미리 점검하여 산행참가자들이 후회 없는 여행이되고자 노력한다
첫째날-제주도 여행
몇 몇 회원들과 함께 아침으로 해결할 김밥과 점심으로 준비한 주먹밥을 찾는다고 허둥되다보니
약속한 시간보다 약간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약속한 집결지에 도착하여 나머지 회원들을 태우고 출발한다
참여 인원은 10명인데 차량은 2대로 이동하기로 하였지만 출발 지역이 서로 달라
젊어놀자,천왕봉은 사천에서 출발하고 나머지 8명은 진주에서 출발하여
섬진강 휴게소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상태이다
잠깐을 달려 섬진강 휴게소에 도착하니 사천팀이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는 터라
합류하여 즉석에서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급히 해결한 다음
배 시간을 놓치지 않을까 라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남 고흥(녹동항)으로 발길을 재촉 한다
순천을 지나 벌교에서 고흥(녹동)으로 접어들자 4차선 도로 공사중인지라 구간 구간 공사 현장이 있었지만
별 어려움없이 녹동항에 도착하여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승선하자 마자 배는 곧이어 출항한다
여행은 사실상 아침부터 시작되었지만 육지 사람의 여행은 지금부터가 아닌가 생각하면서
자리를 잡으려고 객실안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숨이 막혀온다
이미 많은 여행객들이 인산 인해를 이루고 있을뿐만 아니라 배안에서 아침을 해결하는지 음식냄새와 더불어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숨쉴 공간도 없는 듯한 진공 상태로 숨이 막혀온다
정신일도 하사불성이라했든가! 어디를 가도 죽으라는 법은 없는모양이다
이리 저리 주위를 살피다가 둥지를 트니 금새 적당한 공간으로 변하자 체면 불구하고
인원수에 맞게 영역을 넓혀 안정을 찾자 곧 이어 음식이 오고 가고...
선상에서의 자유 시간을 만끽해본다
표현의 차이 일 뿐이지 여행의 설레임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객실을 오고가며 회원들간 의견 교환이 분부하다
개성이 강한 주관사 회원님들과 어떤 대상, 어떤 영역에 대해 대화를 시작하면
여행의 지루함은 금방 사라지는 것 같다
산전 수전을 통달한 관리 기법을 토대로 언변도 달변가로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시간은 변함없이 정확한 속도로 흐르고 계절은 시기에따라 어김없이 사절을 수놓는다
억만장자라고 해서 하루 24시간이 25시간으로 늘어나지 않으며
또한 거름뱅이라 해서 하루가 23시간으로 줄어들지않는다
다만 한정된 시간을 각 개인 나름대로는 25시간 또는 23시간으로 활용 할 뿐이다
뱃머리 파도가 부서지는 속도 모양 시간이 흐르는걸까?
한숨자고 일어나 여기 저기 객실을 관찰하면서 밖을보니 어렴풋이 섬 형체가 보이기 시작하는것을보니
곧 도착 할 모양이다
잠시 제주항에 도착했지만 지정된 하선 입구는 한군데 뿐이다보니 하선 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흐른다
이번 여행은 무궁화 관광사와 계약을 하여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에 미리 미니버스가 기다리고있어
우리는 곧바로 인원파확을 한후 제주도 여행을 향해 떠날수 있었다
첫번째 여행지-김영 미로공원
두번째 여행지-비자림
세번째 여행지-신비의도로
네번째여행-분재원
다섯번째여행지-용두암
오늘의 숙소-가든호텔(자칭 가든여인숙!)
제주도 맛집 탐방-돈방석 횟집
여흥 뒷풀이-노래방
20일 한라산 산행
어제 제주도에 여행을 왔다는 흥분된 마음에 절제를 하지 못하고 술을 너무 마신 탓인지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꿈나라다
잠깐 눈을 붙혔을까라는 찰나 꿈을 꾸는 듯 하면서도 귓전에는 어디선가 부스럭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
바닥에 엎드린채로 왼쪽 눈은 꼭 감은채 다른 한쪽 눈을 살그머니 떠보니 부지런한 젊어놀자 회원은
벌써 일어나 샤워후 산행을 위해 준비를 하고있다
으이쿠! 큰일났다 싶어 한쪽 남은 눈마져 뜨고 시계를 보니 아침6시!
약간의 준비시간이 있다싶길레 다행이다 라는 마음과 동시에 몸을 일으켜야 한다
산행을 하고 오후 6시가지 제주항에 도착할려면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아침 일찍 움직이는게 훨씬 수월하기에 때문이다
반사적으로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일기 예보대로 맑고 화창한 날씨인것으로 확인되자
갑자스레 가슴이 설레이기 시작한다
각 실마다 요란한 소리가 울리더니 멈춤과 거의 동시라고 해도 될 순식간에 식당에 모여들기 시작하자
어제 저녁 있었든 일들을 가지고 경상도 특유의 수다가 요란하다
모기에게 헌혈을 몇 리터는 했겠다는 둥...
그래도 여흥이 가시지 않은 팀은 숙소에서 소주로 위로를 했다는 둥...
배 멀미로 노래방에도 가보지 않은 회원이 있었다는 둥...
확실히 경상도 사람은 표현력이 강해서 그런지 억양이 요란한 것이 중국 사람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어제의 경우를 보니 제주도 여행지는 경상도 사람,중국 사람,전라도 사람
삼대파가 거의 독점하고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약속 시간에 맞춰 안내 버스가 도착하차 우리는 어느정도 여행에 익숙한 사람처럼 행동을
일사 분란하게 하여 한라산 산행을 위하여 몸을 싣는다
한라산으로 출발 하면서 제주도 소속 김상호 회원님과 계속 연락을 취하여 제주도 소속 한오름 회원들과
서로의 도착 시간을 조율해본다
숙소를 출발한지 30분여분이 지나 성판악에 도착해보니 이미 제주도에 계시는 한오름 회원 7분이 먼저와
기다리고 계시길레 미안한 마음에 먼저 인사를 청했다
한오름 회원중 주택관리사인 김상호, 우원종 회원님은 어제 숙소에서 첫 미팅을 한 후라 어색하지 않다
성판악 입구에서 울타리 산악회와 한오름 회원간 상견례를 갖은후 기념 사진을 찍고 나서 잠시후 드디어 산행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한라산이 첫 산행은 아니다
작년 11월 부모님이(아버지:75세, 어머님:72세) 더 늙기전에 아들과 함게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마지막날 아들과 한라산을 이미 경험 했기때문이다
하지만 그때는 억수같은 비속에 산행을 경험했든터라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솔직히 아무 기억도 없다
중간 중간 제주도 소속 김상호 회원님께서 한라산 주요 부위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시니 형상이 그런 모양으로
비춰지는것 같고 지역이 다르다보니 이런 얘기 저런 얘기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산행을 하니 피로가 덜 쌓이는듯하다
산죽이 길 양쪽을 에워산 산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사라 약수터에 도착하니 짐승 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숫 컷 노루가 암컷을 유혹하는 소리라나 뭐라나!!
목을 축이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을까?
한라산 백록담의 정상 부근이 손바닥에 놓이듯 선명해 보이는 진달래밭 대피소이다
대부분 주택관리사 회원들로 구성된 울타리 산악회 회원들은 몇사람을 제외하곤 전문 산악인들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한마디로 산행 실력이 천차만별이다
나도 이젠 나이가 세월 이다보니 체력은 별로지만 후미 그룹을 추스린답시고 한참을 기다려 가을풍경님의 후미그룹과
동행하여 올라오니 대부분 회원들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다
성판악에서 지금까지의 완만한 경사도와는 달리 이제부터는 제법 난이도가 있는 등산길을
체력을 보강한뒤 용기 하나만 가지고 출발해보지만 이내 기운은 바닥이다
뒷날 산행은 아량곳없이 기분이 들뜬 나머지 제주도에서의 여흥을 무리하게 즐긴 어제가 후회스러웠다
후회도 잠시 푸른 하늘과 어울러져 상쾌한 날씨 그리고 1900고지에서 바라보는 서귀포시의 경관이
이른 아침부터 고생하며 여기까지 오면서 느낀 고통의 댓가를 보상하기엔 충분했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 한다면 너무 거창할것같고 나의 인내를 시험하는 듯한 경사지...
그리고 지루한 계단의 연속...시간이 약이라 했든가! 그말이 여기서도 통했다!
드디어 한라산 백록담이다
작년에는 가족과 함께 지리산 종주를 하였고 올해는 울타리 산악회 회원들 그리고 한오름 회원들과 한라산을 등정한것이다
무전기가 있다면 "지상 나와라 여기는 한라산 백록담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라는 타전으로 자축 하고 싶었다
백록담 기록 촬영을 마치자 갑자기 허기가 위를 급습을 하여오자 대충 적당한곳에 제주도 친구들과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로 오늘의 고생담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갖은후...
한오름 회원과 울타리 회원 모두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끝으로 백록담을 뒤로 하고 관음사 방향으로 진행하니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함인지 아니면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함인지 폐타이어 바닥과 구상나무 군락지가 우리를 반긴다 .
산행 할때에는 오름의 고행과는 달리 하산의 여유로움은 누구에게나 특별하게 느껴질것이다
1700고지에 위치하고 있는 용진각 대피소에서 바라본 탐라계곡의 형세는 위엄 그자체였다
어느덧 1500고지의 삼각봉이다
일찍 출발했다고 너무 여유를 부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였을까?
09:00에 출발했다는 산꾼들이 우리팀을 추월해간다.
누가 딱히 무어라 말은 안했지만 그곳부터 아마도 속도를 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올라 올때와 마찬가지로 내려올때도 어쩌다보니 가을풍경님 과 함께 한조가 되어 정신없이 내려왔지만
후미 그룹이란 꼬리표는 결국 떼지 못했다
우여곡절끝에 16:00 정각 관음사 주차장이다
가을풍경님은 산행 할때 처음부터 완주를 할수있을까라고 무척이나 걱정을 했었는데 무사히 산행을 마치자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만세 삼창을 부른다
하기야 1년전 울타리 산악회를 결성할때만해도 조금만 동네 야산 밖에 모르든 그가 한라산을 등정했으니
그마음 충분히 이해하리라
나도 속으로 또하나의 과제를 해냈구나 라는 자부심이 마음속에 들었으니까 말이다
제주도 회원들과의 헤어짐이 아쉬워 일부 회원들이 샤워장에 가자는데도 만류하고 좁살 동동주에 파전으로
육지와 섬을 오고가는 우정을 확인한후 아쉬움을 뒤로한채 기약없는 이별을 고한다
제주항에 도착하여 배를 타고 오는도중 선상에서의 일모 또한 나의 가슴에 오래토록 간직될것이다
출발 할때 긴장 하든것과는 달리 귀경선에서는 모두들 얼굴에서 푸근함이 묻어난다
녹동항에 도착하자 어제 오든 길로 되돌아오니 진주에 도착...
늦은시간 여행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짐을 챙겨 아무런일 없다는듯 각자 가족의 품으로 발길을 돌린다
마치 땅거미가 지면 밤이 찾아 오듯이...
*상반기 기획산행 한라산 등반에 참여해주신 울타리 산악회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제주도 소속 주택관리사 김상호님,우원종님 그리고 한오름산악회 회원님들 산행에 동행해주신데 대하여 고마움을 전합니다
회원님들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