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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군 가조면 우두 산 의상 봉 ! (의상봉1,046m)
“반갑습니다. 무정님? 저 평산 입니다. 지금 산행하시고 계세요 ? ” ㅋㅋㅋ “반갑습니다 .아닙니다. 버스타고 이동중입니다. ” ㅋㅋㅋ “저는 지금 하산중입니다.” “ 아니 벌써...그렇군요....부지런 하십니다 .”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되세요.” “네 고맙습니다. ........” 녹색의 향연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 인듯하다. 로렐라이언덕이 아니 부럽고 , 그저 여기에 머물고 싶어라 ~ 다. 주변이 온통 산이며 온 산이 양탄자보다 더 짙고 푸르며 살아 숨쉬는 듯하다. 저 멀리 지리산의 천왕봉이 보이고 바로 옆에는 가야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하고 있다. 올라보지 못한 이는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그 기쁨을 만끽하지 못하느니... 참으로 맑은 날씨관계로 조망은 더할 나위 없이 그 폭이 크다. 팔순을 맞이하신 장인어르신의 행사를 마무리하고 휴대폰알람 시간을 05:30분에 맞추고 잠자리에 드니 그 시간이 새벽1시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 부지런한 닭들이 알람보다 먼저 새로운 하루의 시간을 열어준다. 05:00에 하루를 열어주는 이놈은 잠도 없나보다. 어찌 보면 알람을 맞추어놓은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다른 분들의 잠을 깨울까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달콩과 처제가 밤에 준비해준 먹 거리를 찾아 준비하여 날이 밝아오는 시간 속에서 산행지로 내 달렸다. 고요의 산하 ! 이른 새벽 졸졸 흐르는 약수를 커피삼아 맛있는 떡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아무도 없는 저 산을 향해 올라선다. 고견사로 이어지는 솔숲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이름모를 새들의 합주는 아침을 여는 닭과는 또 다른 맛을 더해준다. 유행가와 오페라의 관계인가... 수량의 풍족함은 없어도 폭포의 멋을 더 해주는 견암폭포의 물줄기...시원하다. 속세의 내 육신을 저 곳에 담아 털어내고 씻기어 내면 얼매나 좋을까...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 가, 오늘은 무엇이며, 내일은 무엇인가, 내일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오백다섯 가지를 생각하고 생각하며 오르는데 주위는 참으로 고요하다. 이내 그 유명한 사찰 고견사에 이른다. 석축들이 역사를 가히 짐작케 하고, 시선을 멈추게 하는 것은 이 높은 고지대에서 저렇게 자랄 수 있었을까 하는 수령700년 된 은행나무 !!!!! 대단하십니다요... 최치원선생이 심었다하니.....위풍당당!!!!! 둘레가 자그마치610cm...상상초월이라...높이는 30여m ....캬~ 역사속의 고귀함과 넉넉하진 않아도 소박한 그대로의 사찰 고견사에 잠시 빠져든다. 아마도 다른 사찰들의 겉치레치중에 질려버린 이유에서 이리라.... 다음달26일의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는 듯 연등모습이 여느 사찰보다는 좀더 색 다르게 와 닿는다. 작은 규모가 차라리 예쁘게 보인다. 이름석자를 남기고 싶었지만 스님들의 모습은 오간데 없더이다. 하얀 고무신, 텃밭, 작은 샘물, 소박함에 베어 나오는 고견사의 풍경은 그대로가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있어 차라리 숙연해진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 속에 내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가를 석축과 은행나무에서 발견하게 된다. 치장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이 주변과 함께 참 정겹기 그지없다. 수직에 가까운 수백 개의 철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니 여기가 우두 산 의상 봉 정상이다. 1046m ! 저 멀리 보이는 능선의 가운데가 지리산의 천왕봉이고 , 저 능선의 시작이 작년에 신년 해돋이 보려 올랐던 처갓집 뒷산인 황석 산이고, 그 옆이 금원이고 기백이고, 이쪽은 손에 잡힐 듯 버티고 선 것이 가야산이고.... 첩첩이 산이라.... 내 작은 입도 이런 땐 커지누나... 아름다운 풍광에 잠시 넋을 빼앗긴다. !!!!! 오늘 이 정도의 맑은 날씨라면 행사모의 관악산 조망도 일품일 것 이라는 생각도 해보고, 언젠간 행사모 회원님들과도 함께 해야겠다는 마음도 가져본다. 동시다발적으로 앞뒤좌우로 조망과 풍광을 보며 또 본다. 이렇게 아름다운 산을 가끔은 잊고 고속도로위를 휭 하니 달려 지나쳐 버리더니 오늘에야 올랐도다. !!!!! 뭣에 그리 바쁘게 사는지 참..... 그렇게 한참을 쉬며 하산하다가도 또 쉬며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된다. 내려다보이는 산하가 글쟁이가 글로 옮겨놓은 것 보다 실제 보니 그저 감탄사만 연신 내 뽑아낸다.
다시 뒤돌아보며 바위에 걸터앉아 전화의 송수신 여부를 확인하니.... 통화권 내이다. 캬 ~ 이때가 09:34분경..... “ 반갑습니다. 무정님 ? 저 평산 입니다. 지금 산행하시고 계세요? ”ㅋㅋㅋ “ 날씨가 좋아서 풍광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전화했습니다...... ”ㅋㅋㅋ
처갓집동네산은 명산이로세..... 2004/04/25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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