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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 12. 15(화)
구전집(苟全集) 八卷
■김중청(金中淸)
1567(명종 22)∼1629(인조 7).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이화(而和), 호는 만퇴헌(晩退軒) 또는 구전(苟全). 할아버지는 정헌(廷憲)이고, 아버지는 절충첨지중추부사(折衝僉知中樞府事) 몽호(夢虎)이며, 어머니는 박승인(朴承仁)의 딸이다. 조목(趙穆)의 문인으로 학문이 뛰어났다.
1610년(광해군 2) 식년문과에 갑과로 급제하였다. 1613년 전적(典籍)·예조좌랑·정랑을 역임하고, 이듬해에는 성절사(聖節使)의 서장관(書狀官)으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1615년에 문학(文學)이 되었으며, 정언(正言)으로 폐모론을 반대하는 이원익(李元翼)을 탄핵하라는 대북파(大北派) 정인홍(鄭仁弘)의 부탁을 거절하자 파면되었다.
1616년신안현감(新安縣監)에 이어 1621년 승정원승지로서 선유사(宣諭使)가 되어 영남을 순행하였다.
이 후 산직(散職 : 권력이나 직무의 중요성과는 거리가 있는 관직)에 머물렀으며 인조반정 후에는 조정에 나가지 않았다.
봉화의 반천서원(槃泉書院)에 제향 되었다.
■부경별장(赴京別章)
김중청(金中淸)이 1614년 하절사 허균(賀節使 許筠)의 서장관(書狀官)으로 명(明)나라에 갈 때 여러 사람이 준 증별시(贈別詩)를 모아 놓은 것이다.
원래 상하 2첩으로 장첩 되어 있었으나 나중에 상중하 3책으로 새로 장정했다.
시(詩)의 형식은 5언 더러는 7언의 장편 시와 단율 시를 간혹 절구에다 서문을 겸했다.
시(詩)는 총 22편이고 임숙영(任叔英)의 서문과 이광정(李光靖)의 발문이 있다.
서문에서 임숙영(任叔英)은 김중청을 초려군(草盧君)이라고 하면서 40여 년간 어렵게 살아오면서도 훌륭한 덕(德)을 갖춘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김충청(金中淸)이 명나라에 가게 된 것은 그의 훌륭한 덕(德)을 묻혀 두지 않으려는 하늘의 뜻이라고 하면서 이번 중국(中國) 행(行)을 통해서 사람들은 그의 진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詩)를 써 준 사람을 보면 다음과 같다.
沈喜壽. 李好閔. 柳根. 李時發. 金尙容. 金尙憲. 金涌. 車天輅. 李舜民. 李埈. 趙友仁.金○○. 金奉相. 李景義. 李明漢. 權來. 金繼宗. 金光爀. 金是柱. 李龜巖. 李之馨. 朴守緖.
조선중기 서예의 양상과 사대부의 사회상을 살피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부경별장(赴京別章) 上
부경별장 차례(赴京別章 上)
시장(詩章) 심 희수(沈喜壽) 일송(一松)
시장(詩章) 이 호민(李好閔) 오봉(五峯)
시장(詩章) 유 근(柳 根) 서경(西坰)
시장(詩章) 이 시발(李時發) 벽오(碧梧)
시장(詩章) 조 존세(趙存世)
시장(詩章) 박 록(朴 漉)
시장(詩章) 김 치(金 緻)
시장(詩章) 김 상헌(金尙憲) 청음(淸陰)
시장(詩章) 김 용(金 涌) 운천(雲川)
시장(詩章) 차 오산(車五山) 천로(天輅)
시장(詩章) 배 대유(裵大維)
시장(詩章) 이 순민(李舜民) 청광(淸狂)
시장(詩章) 유 활(柳 活)
시장(詩章) 성 이민(成以敏)
시장(詩章) 이 준(李 埈) 창석(蒼石)
시장(詩章) 박 정길(朴鼎吉)
시장(詩章) 송 광계(宋光啓)
시장(詩章) 변 응원(邊應垣)
시장(詩章) 김 옥(金 頊)
시장(詩章) 조 우인(曺友仁) 현남(峴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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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일송 심희수(一松 沈喜壽) 지음
奉贐金書狀官燕雲之行(봉신김서장관연운지행)
김 서장관이 북경으로 떠나는데 전별하며 올리다
南省郎官秀士林(남성낭관수사림) / 예조 좌랑은 유교를 닦는 선비들 가운데서 빼어났으니
高標落落貌如心(고표낙낙모여심) / 세속을 초월한 우뚝한 모습은 마음을 그대로 그린 듯하네
親薰月老明經早(친훈월노명경조) / 월천선생에게 직접 배워 경학을 일찍 밝혔고
私淑陶翁好德深(사숙도옹호덕심) / 퇴계선생을 사숙하여 덕을 좋아하는 마음 깊도다
節屆千秋朝甲觀(절계천추조갑관) / 시절이 천추절에 이르니 태자궁에서 황태자를 뵐 터이고
班隨萬國奉藩琛(반수만국봉번침) / 만국의 반열을 따라 번방의 공물을 바치리로다
賓筵未必無黃綺(빈연미필무황기) / 손님을 청한 자리에 반듯이 하황공과 기리계 같은 이가 없지 않을 것이니
試聽商芝曄曄吟(시청상지엽엽음) / 시험삼아 상산에서 무성한 지초를 캐며 읊는 노래 들어보구려
山澤全人世莫傷(산택전인세막상) / 초야에서 지덕(智德)을 겸비한 인물을 세상 사람이 손상시킬 수는 없는데
中年何故不安鄕(중년하고불안향) / 중년에 무슨 까닭으로 고향에서 편안히 지내지 못하였던가?
經綸有待亨塗遠(경륜유대형도원) / 국가를 경영하고 계획하는 일 기다림이 있으니 형통한 길은 멀기만한데
盤錯無難利器彰(반착무난이기창) / 복잡하게 얽힌 일들 어려움 없이 처리하여 예리한 기국이 드러났네
陟岵私恩心貯火(척호사은심저화) / 사사로운 어버이의 은혜는 마음에 불을 쌓은 것 같고
飮氷王事添霜(음빙왕사빈첨상) / 염려되는 국가의 일로 구렛나루가 희어가기만 하네
新知惜別逋詩債(신지석별포시채) / 이별을 아쉬워 하다가 시 빚을 포탈했음을 새로 알고
追寄遼天鴈北翔(추기요천안북상) / 요동 하늘 향해 날아가는 기러기편에 부친다오
☀기리계(綺里季)와 하황공(夏黃公)
진(秦)나라 말기에 전란을 피해 상산(商山)에 은거(隱居) 했던 네 사람 을 말함으로 상산(商山)에서 무성한 지
채(芝採)를 케며 진(秦) 나라 말년에 협서성(陝西省) 상산에 은거 하며, 지초를 캤던 사호(四皓)중 두사람인 하
황공(夏黃公과) 기리계(綺里季)를 가르킴.
☀歲甲寅瑞陽後三日終南山下 靑松 沈伯懼稿(세갑인서양후삼일종남산하 청송 심백구고)
갑인년 단오후 3일 종남산(종남산):서울의 남산) 아래서 청송 신백구는 기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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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오봉 이호민(五峯 李好閔) 지음
附譯簡寄天秋亞使金正郎之行(부차역간기천추아사김정낭지행)
사신을 따라 가는 역관 편에 천추사 서장관으로 떠나는 김 정랑에게 간단히 부치다.
君去乘槎首夏時(군거승차수하시) / 그대가 뗏목을 타고 압록강을 건너던 초여름에
老夫方抱叩盆悲(노부방포고분비) / 이 늙은이는 한창 아내가 죽는 슬픔을 당한 중이였다오
古人相贈非無物(고인상증비무물) / 옛날 사람들 서로 주는 선물 없지 않았는데
苦語臨歧未了詩(고어임기미료시 )/ 괴로운 말 갈림길에서 시도 짓지 못했다오
約到何州聞夜雨(약도하주문야우) / 고생하며 어느 고을에 이르러 밤비 내리는 소리를 들을까?
自憐孤影伴殘碁(자련고영반잔기) / 스스로 외로운 그림자 가련하여 남아있는 바둑을 짝하겠지
此情可復成追寄(차정가복성추기) / 이 정경을 다시 추가로 글을 만들어 부칠 수 있으니
愁思靑山杜宇知(수사청산두우지) / 시름하는 생각은 푸른 산의 두견새가 알리도다.
萬曆甲寅五月延陵李好閔書干睡窩碧梧牕下(만력갑인오월연릉이호민서간수와벽오창하)
만력 갑인년 5월에 연릉 이호민은 수와벽오창하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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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서경 유 근(西坰 柳 根) 지음
季子觀周愜素期(계자관주협소기) / 계찰이 주나라 문물을 구경하려던 본래의 기약이 맞았으니
四方弧矢卽男兒(사방호시즉남아) / 사방에다 태어날 때의 뜻을 펴보는 것이 바로 남아라오
壯遊自有遷喬樂(장유자유천교락) / 장한 유람은 저절로 꾀꼬리가 교목으로 옮겨가는 즐거움이 있는 법
西笑寧含怨別悲(서소영함원별비) / 서쪽의 장안을 그리는데 어찌 이별을 원망하며 슬픔을 머금겠는가?
萬國衣冠皆會日(만국의관개회일) / 만국의사람들 의관을 갖추고 다 모이는 날이고
九街燈燭早朝詩(구가등촉조조시) / 아홉 갈래의 큰 길에 등불 밝히고 일찍이 조회하는 때이네
重暉正値千秋節(중휘정치천추절) / 바로 만난 천추절 거듭 빛이 나는데
何幸身親拜玉墀(하행신친배옥지) / 자신이 직접 옥으로 된 뜰에서 절을 하니 어찌 다행스럽지 않은가?
☀계찰(季札) : 춘추(春秋)때, 오왕(吳王) 수몽(壽夢)의 소자(小子)
萬曆甲寅西坰奉贈千秋書狀官之行(만력갑인서경봉증천추서장관지행)
만력 갑인년에 서장관으로 떠나는 분에게 서경은 받들어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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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벽오 이시발(碧梧 李時發) 지음
1569(선조 2)~1626(인조 4)
月川門下問誰先(월천문하문수선) / 월천 문하에 누가 제일인가 물었더니
見說當時陋巷賢(견설당시루항현) / 당시에 가난한 생활을 하는 현인을 보았다고 말하였네.
樑木已悲無放仰(양목이비무방앙) / 대들보는 이미 부러져 우러를 곳 없음이 슬프기는 하지만
典刑猶幸有源淵(전형유행유원연) / 모범이 됨은 오히려 다행스럽게 연원이 있도다.
燕京此去三千里(연경차거삼천리) / 연경으로 떠나는 이번 걸음이 삼천리나 되는데
鵬翮行看九萬天(붕핵행간구만천) / 붕새가 날아가면서 구만리 하늘 아래를 구경하도다.
側想縱觀周禮樂(측상종관주예락) / 곁에서 상상하기로는 비록 주나라 예악을 구경하기는 하나
華人應識道東傳(화인응식도동전) / 중국 사람들도 응당 유교가 동쪽으로 전해진 것을 알아야 한다오.
萬曆甲寅淸和下澣 月城後人 李時發稿(만력갑인청화하한 월성후인 이시발고)
만력 갑인년(1614,광해 6) 4월 하순에 월성후인 이시발은 기고하다.
☀벽오 46歲때 쓴 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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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청호 조존세(聽湖 趙存世) 지음
奉別千秋使書狀官赴京(봉별천추사서장관부경)
북경으로 떠나는 천추사 서장관을 받들어 전별하다.
五六年前忝壯遊(오육년전첨장유) / 오 육 년 전에 장지를 품고 떠남울 욕되게 하였는데
井蛙觀海眩雙眸(정와관해현쌍모) / 우물 안의 개구리가 바다를 보니 두 눈동자 현란하였네
柳庄深鎖蒼煙襄(유장심쇄창연양) / 유가장은 희미한 연기 속에 깊이 잠겼고
夷廟荒涼碧水頭(이묘황경벽수두) / 백이의 사당은 푸른 물가에 황폐하고 쓸쓸하도다
一番今君遼塞去(일번금군요새거) / 한 찰례지금 그대가 요동의 변새로 떠나가
天秋令節帝城留(천추령절제성유) / 천추의 좋은 명절에는 황제의 도성에 머무리라
風光收拾奚襄富(풍광수십해양부) / 풍광을 주워 담은 어느 주머니가 두둑할 터이니
肯惜新詩爲我酬(긍석신시위아수) / 어찌 새로 지은 시 나에게 들려주기를 아끼랴
萬曆甲寅首夏漢山南塘(만력갑인수하한산남당)
만력 갑인년 초여름 한산 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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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반곡 박 록(蟠谷 朴 漉) 지음
靑松綠竹千年色(청송록죽천년색)/푸른 소나무와 초록의 대나무는 천년을 지켜온 빛깔이며
碧桃紅杏一時春(벽도홍행일시춘)/파란 복숭아와 붉은 살구 꽃은 봄철 한 때이네
蟠谷(반곡)
余求別章於右叔丈乃以此一句題寄其鄭重之意余知之矣敢不自勉中淸識
(여구별장어우숙장내이차일구제기기정중지의여지지의감불자면중청식)
내가 이별하는 시를 숙장에게 지어 달라고 하였더니, 바로 이한 구절을 써서 부쳐주었는데,
그 정중한 뜻을 내가 알겠기에 감히 스스로 힘쓰지 아니하랴,
이에 중청은 기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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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남봉 김 치(南峰 金 緻) 지음
送金員外赴京(송김원외부경)
김 원외랑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떠나는데 송별하다.
春官同席豈無綠(춘관동석기무록) / 예조에서 함께 어울렸던 자리 어찌 인연이 없었으랴
糠粃遠慙在子前(강비원참재자전) / 하찮은 존재 그대 곁에 있었음이 도리어 부끄럽네
自是扶搖難借力(자시부요난차력) / 이로부터 힘차게 움직였지만 힘을 빌리기 어려웠는데
如何旌旆又朝天(여하정패우조천) / 어찌하여 깃발을 앞세우고 명나라로 떠나시오
仙槎遠泛銀河月(선차원범은하월) / 사신이 탄 뗏묵은 멀리 은하수의 달 가까이 띄우겠고
關樹晴迷紫寒姻(관수청미자한인) / 관새의 나무에는 개인 날이 자주빛 만리장성의 연기에 아득하도다.
遙想帝城空館夜(요상제성공관야) / 멀리서 황제의 도성 빈 관사에서의 지내는 밤을 생각하니
夢魂應繞嶺雲邊(몽혼응요령운변 / 꿈과 혼은 응당 잿마루 구름 가의 고향 하늘에 들렸으리라
萬曆甲寅淸和之望南峯金士精拜稿(만력갑인 청화지망남봉김사정배고)
만력 갑인년 4월15일 남봉 김사정은 공손히 원고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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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청음 김 상헌(淸陰 金尙憲) 지음
奉別而和宗兄朝京(봉별이화종형조경)
이화 종형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떠나는데 공경히 전송하다.
西去朝天値亢陽(서거조천치항양) / 중국에 사명을 받고 서쪽으로 떠나는 때에 가뭄을 만났으니
火雲紅日劇炎荒(화운홍일극염황) / 여름철의 구름과 이글거리는 태양에 무더위는 대단하도다
應知豸繡淸無暑(응지치수청무서) / 응당 치관을 쓰고 수의를 입으면 깨끗하여 더위가 가시는법
憑仗行臺滿面霜(빙장행대만면상) / 행대에 의지하고 있으니 온 낮에는 서릿발같은 기상이로다
☀行臺 : 대관(臺官)의 권한을 행사 한다는 말로써 삼사(三使)의 하나인 서장관(書狀官)을 가리킴.
甲寅夏淸陰(갑인하청음)
갑인년 여름에 청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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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운천 김 용(雲川 金 涌) 지음
奉別金郞中贊价朝天(봉별김랑중찬개조천)
김 랑중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떠나는데 공경히 전송하다.
貫日誠輸事大深(관일성수사대심) / 해도 뚫을 듯한 정성으로 대국을 섬기는 보물을 보내는 것은
使乎宣歲我王心(사호선세아왕심) / 적당한 때에 사신을 보내는 우리 임금의 심정이도다
歸陳小海千秋賀(귀진소해천추하) / 돌아가서는 황태자의 천추절의 하례를 진달하겠고
仰謝皇穹萬里臨(앙사황궁만리임) / 우러러 황제국 만리에 도착하였음을 사례하리라
節下已知辭命重(절하이지사명중) / 부절을 지닌 상황에서는 이미 봉명 사신의 중임을 알겠는데
樽前何惜別懐深(준전하석별회심) / 술 두루미 앞에서 어찌 작별에 회포가 깊음을 아끼랴
鵬搏壯志今如許(붕박장지금여허) / 붕새가 날개를 치는 장한 의지가 저와 같은데
瓢繫空慚雪滿簪(표계공참설만잠) / 매달린 표주박처럼 쓸모없이 허옇게 센머리 도리어 부끄럽도다
우(右)
偶送三韓客(우송삼한객) / 우연히 삼한의 사신을 전송하는데
眞成萬里遊(진성만리유) / 참으로 만리길을 유람하게 되었도다
盛儀應覩漢(성의응도한) / 융성한 의식은 응당 하(漢)나라 것을 볼 것이고
禮樂可觀周(예악가관주) / 예의와 음악은 주(周)나라 것이 볼만하리라
首嶺人如在(수령인여재) / 수령(首嶺)에는 사람이 있는 듯하고
遼陽鶴尙留(요양학상유) / 요양에는 학(鶴)이 아직도 머물고 있다오.
☀요양(遼陽 : 요녕성(遼寧城)을 말함.
淸風與仙表(청풍여선표) / 깨끗한 풍채는 신선의 모습과 같으니
一一錦囊收(일일금낭수) / 하나하나 시로 읊어 모아 오시오
萬曆甲寅初夏 雲川散人(만력갑인초하 운천산인)
만력 갑인년 초여름에 운천 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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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귤실 차 천로(橘室 車天輅) (오산-五山)
奉送金郞中以千秋書狀赴燕都(봉송김랑중이천추서장부연도)
김 랑중이 천추사 서장관이 되어 북경으로 떠나는데 공경히 전송하다.
漢日重輪麗(한일중윤려) / 중국에는 부자(父子)가 제위(帝位)를 세습(世襲)하는데
難明繼照新(난명계조신) / 현명한 태자(太子)가 계승하여 새롭게 비추리로다
瑤山騰瑞彩(요산등서채) / 요산에는 상서로운 채색이 날고
甲觀慶蕭晨(갑관경소신) / 갑관에는 시원한 기운이 경사스럽네
北極龍樓嘵(북극용루효) / 명나라 조정의 태자궁문에 새벽이 되니
東藩鳳節臣(동번봉절신) / 동쪽 번방의 사신이 찾아가도다
作介貳行人(작개이행인) / 사신의 서장관이 되었도다
御史霜威帶(어사상위대) / 어사는 추상같은 위엄을 띠고
郎官錦帳均(낭관금장균) / 낭관은 비단 장막을 고루 갖추어
燕臺趨鶴禁(연대추학금) / 연대에서 학금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少海獻長春(소해헌장춘) / 소해에서는 신선주(長春)를 바치도다.
專對得材日(전대득재일) / 사신의 능력을 발휘할 인제를 얻은 날이며
獨賢當此辰(독현당차진) / 득별한 현량이 이를 담당하는 때이네
周時三百什(주시삼백십) / 주 나라 때에 빠뜨려진 시(詩)가 삼백 편인데
驛路五千塵(역로오천진) / 역참으로 통하는 길에는 오천 가지의 자취로다
王事飮氷數(왕사음빙수) / 왕명을 받들어 수행하느라 자주 마음이 초조해지고
旅愁看鏡頻(여수간경빈) / 나그네의 수심 거울을 보는 횟수가 잦도다
贈行將一語(증행장일어) / 사신으로 떠나는 이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는
許國合忘身(허국합망신) / 나랏일에 마음을 다하면서 자신도 잊은 것이 합당하다오
☀요산(瑤山 : 준미(俊美)한 의용(儀容)을 말함.
☀연대(燕臺 : 전국(戰國)때 연(燕)나라 소왕(昭王)이 지은 황금대(黃金臺)
☀학금(鶴禁 : 태자(太子)가 거처하는 곳을 가리킴, 학궁(鶴宮)이라고도 함.
☀소해(少海 : 발해(渤海)를 가르키는데 여기서는 조선을 말함.
萬曆四十二年甲寅四月十八日 五山車天輅書干漢京
(만력사십이년갑인사월십팔일 오산차천로서간한경)
만력 40년 갑인 4월 18일 오산 차천로는 한경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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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모정 배 대유(募亭 裵大維) ㅈ;음
奉別金郎中尊兄北京(봉별김낭중존형북경)
김 낭중 존형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떠나는데 공경히 전송하다.
萬里燕雲路(만리연운로) / 만리나 되는 연경으로 떠나는 길이고
三韓鳳閣臣(삼한봉각신) / 삼한의 중앙 관서에 있는 신하로다
瓜囊輸宇宙(과낭수우주) / 외 주머니에는 우주를 실었는데
蘭珮近天辰(난패근천진) / 난초 모양의 패물을 차니 천추절이 가깝도다
人海雄觀盡(인해웅관진) / 바다에 들어가서는 웅장한 경치를 다 보겠고
從周雅意伸(종주아의신) / 주나라를 따라 우아한 뜻을 펴겠도다
歸來應未晩(귀래응미만) / 돌아오는 날 응당 멀지 않으니
蹈舞拜楓宸(도무배풍신) / 대궐에서 절하고 춤을 추리라
萬曆甲寅孟夏下澣慕亭稿(만력갑인맹하하한모정고)
만력 갑인년 4월 하순에 모정은 기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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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청광 이 순민(淸狂 李舜民) 지음
奉別千秋兼謝恩書狀之行(봉별천추겸사은서장지행)
천추사겸 사은사 서장관이 되어 명나라로 떠나는데 공경히 전별하다.
妙管行臺姓字香(묘관행대성자향) / 관악기 소리 묘하게 울리는 행대의 성자도 향기롭고
嚴程使事具兼將(엄정사사구겸장) / 기이한 깅박한 노정의 사신에다 장수까지 겸임하였네
天門快覩浮雲豁(천문쾌覩부운활) / 대궐문에서는 뜬 구름이 넓게 펴져 있음을 상쾌하게 보겠고
銅禁欣瞻潤海光(동금흔첨윤해광) / 태자궁에서는 윤택한 바다같은 광채를 즐겁게 보리로다
導達玉音溫似綍(도달옥음온사발) / 지도 편달하는 따뜻한 옥음은 동아줄 같고
周旋風采肅如霜(주선풍채숙여상) / 일이 잘 돠도록 이리저리 힘쓰는 풍채는 엄숙하기 서릿발갔네
星槎八月歸期濶(성차팔월귀기활) / 배를 타고 팔월에 돌아올 기약 아득하니
遼寒關山恨共長(요한관산한공장) / 요동 땅 변경의 관문과 산 함께 먼 것이 한스러워
萬曆紀元四十二年政月上浣淸狂稿(만력기원사십이년정월상완청광고)
만력 기원 42년 정월 상순 청광은 기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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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태우 유 활(泰宇 柳 活) 지음
次賈杜王岑早朝大明宮韻奉別書狀官賀千秋節 (차가두왕잠조조대명궁운봉별서장관하천추절)
가두왕잠이 일찍이 대 명궁에 조회한 움에 차운하여 서장관이 천추절을 하례하러 떠나는데 공경히 전별하다.
路入皇城萬里長(로입황성만리장) / 길은 황제의 도성 만리나 먼대로 점어들었고
曉瞻金闕出穹蒼(효첨금궐출궁창) / 새벽이면 하늘에 우뚝 솟은 금빛 대궐 쳐다보겠네
鵷班雲布分千隊(원반운포분천대) / 조정 관리의 반열 구름처럼 배치되어 일천 떼로 나뉘었고
鳳輦天回煥五章(봉련천회환오장) / 황제가 타는 수레는 하늘가를 돌 듯 오색 무늬가 빛나도다
賓館星隨退朝履(빈관성수퇴조이) / 빈 관이 별자리는 조정에서 물러나는 관원의 신발을 따르고
獸爐風送滿衣香(수로풍송만의향) / 짐승이 새겨진 풍로의 바람은 옷에 가득한 향기를 보내도다
靑宮遠進虹流賀(청궁원진홍류하) / 동궁에서는 멀리서 무지개가 흐르는 듯한 하례를 바치는데
何日歸來報聖王(하일귀래보성왕) / 어느 때이면 돌아와서 임금에게 보고를할까
縹渺三韓方丈外(표묘삼한방장외) / 아득한 삼한 땅이 방장밖에 있는데
仙郞越海薦氷桃(선랑월해천빙도) / 선랑이 바다를 건너 신선의 과일 빙도를 바치도다
雲開玉柱螭頭縮(운개옥주리두축) / 구름이 걷히니 옥으로 된 궁전의 섬돌 머리는 줄어든 듯하고
日曜金鞍象背高(일요금안상배고) / 해가 비치는 금으로 된 안장은 코끼리 등에서 높아 보이네
荒服己全歸夏貢(황복기전귀하공) / 먼 번방에서는 이미 중국에 귀의하여 공물 바치기를 온전히 하고
聖恩知是及秋毫(성은지시급추호) / 성스러운 은혜는 털끝까지 미침을 여기에서 알겠네
鳳凰池水淸堪浴(봉황지수청감욕) / 봉황 연못에 물은 맑아목욕할 만한데
飛去秋風刷羽毛(비거추풍쇄우모) / 날아갔다가 가을 바람 불 적이면 깃털을 가다듬으리라
宮壺漏促淺傳籌(궁호루촉천전주) / 후비궁의 물시계는 잦은 시각을 전하려고 재촉하는데
紫殿香薰鳳羽裘(자전향훈봉우구) / 자주빛 궁전의 향기는 붕새의 깃으로 된 갓옷에 배도다
金燭影中開寶扆(금촉영중개보의) / 금 촛대의 그림자 가운데 보배스런 병풍이 펼쳐 있고
水蒼鳴處望宸旒(수창명처망신류) / 푸른빛의 물이 소리내며 흐르는 곳에서도 대궐을 바라볼 수 있도다
凉生鶴禁千秋至(량생학금천추지) / 서늘한 기운이 학금에서 나니 천추절이 다가왔고
雲近龍樓五彩浮(운근용루오채부) / 구름이 용루에 가까우니 오색의 문체가 떳도다
上界淸遊應有分(상계청유응유분) / 천성계의 고상한 놀이 응당 분수가 있기에
客星先照玉河頭(객성선조옥하두) / 객성이 옥하관 위에 먼저 비치도다
券地邊風五月寒(권지변풍오월한) / 땅을 말아버릴 듯한 변경의 바람 오월에도 추운데
鸎花佳節客中蘭(앵화가절객중난) / 꾀꼬리 울고 꽃피는 좋은 철이 여행중에 한창이도다
何人慷慨歌燕市(하인강개가연시) / 어떤 사람이 강개하여 연나라 저자에서 노래 부를까
今日威儀覩漢宮(금일위의도한궁) / 오늘날의 위의를 한나라 궁궐에서 보겠도다
仙掌露凝秋又近(선장노응추우근) / 선장에 이슬이 엉기니 가을이 또한 가까웠고
鍾街塵淨雨初乾(종가진정우초건) / 종각 거리에 먼지가 깨끗하니 비가 처음으로 개였네
丈夫本有壯遊志(장부본유장유지) / 대장부에게는 본래 장지를 품고 먼 곳으로 떠나는 뜻이 있는데
臨別某愁行路難(임별모수행로난) / 작별에 다다라 가야할 길의 어려움일랑 걱정하지 말게나
☀방장(方丈 : 신선(神仙)이 산다는 삼신산(三神山)
萬曆甲寅四月下泰宇(만력갑인사월하태우)
만력 갑인년 4월 하순에 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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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삼고당 성 이민(三古堂 成以敏) 지음
拜別(배별) : 공손히 전별하다.
太微宮下列千官(태미궁하열천관) / 태미궁 아래 일천 관원 나열하였는데
摠爲前星八月歡(총위전성팔월환) / 모두 황태자의 탄신을 위하여 팔월에 즐기도다
靑鶴飛來駕玉簵(청학비래가옥로) / 푸른 학은 날아와서 옥으로 꾸민 수레를 타고
曉鴉朝罷啄金盤(효아조파탁금반) / 새벽의 까마귀 조회가 파하자 금으로 된 소반을 쪼도다
陪臣呼歲天同老(배신호세천동노) / 제후의 대부들 하늘과 함께 늙기를 만세 부르고
聖主哀琴絶不彈(성주애금절불탄) / 성스러운 군주 황후를 애도하여 거문고 줄 끊고 뜯지 않도다
備極情文修聘問(비극정문수빙문) / 인정과 격식을 극진히 갖추어 찾아뵙는 예를 닦으니
萬藩應指使乎看(만번응지사호간) / 응당 모든 번방의 사신을 보라고 지목하리라
우(右)
事大多於千八百(사대다어천팔백) / 큰 나라를 섬김이 많게는 일천 팔백인데
誰如我上度尤貞(수여아상도우정) / 누가 우리 임금처럼 헤아리기를 더욱 안정되게 할까
讎夷可釋無窮怨(수이가석무궁원) / 원수의 오랑캐에게도 한 없는 원한을 풀게 되었고
天子重垂萬里明(천자중수만리명) / 천자가 거듭 만 리나 되는 먼 곳에도 명철함을 전하도다
吳札此時應聖簡(오찰차시응성간) / 오나라 계찰은 이런 때에 임금의 간택을 받았고
周臺己候聘文星(주대기후빙문성) / 주나라 영대에서는 이미 문장이 찾아옴을 점쳤도다
遙知拜謝恩波地(요지배사은파지) / 멀리서 절하고 사례하는 은혜의 물결이 넘실대는 곳에서
奏對懸河衆益警(주대현하중익경) / 막힘없이 아뢰고 대답하니 뭇 사람들 더욱 놀람을 알겠도다
右一律 欲贈我鲛山宗匠 而字坐而句病 有同野傖所志語 慙靦畏怯 不敢下筆題送 只並呈於尊兄 倘乞勿示鲛山 行甚(우일율 욕증아교산종장 이자좌이구병 유동야창소지어 참전외겁 불감하필제송 지병정어존형 당걸물시교산 행심)
위의 율시 한편은 우리 교산 종장에게 드리고 싶었지만 글씨는 서툴고 구절은 규격에 맞지 않는 것이 촌뜨기가 의사를 표하는 것과같아 부끄럽고 두려워 감히 붓으로 써서 보내지 못하고 단지 존형에게 함께 드리오니 바라건대 교산에게는 보이지 말았으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巍峩太白降英賢(외아태백강영현) / 우뚝한 태백산이 영명한 현인을 탄생시켜
少學淵源盡月川(소학연원진월천) / 젊을 때 배운 연원 모두가 월천 선생이셨네
東道我頻延玉樹(동도아빈연옥수) / 동도에서 나는 자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만났는데
南宮君己選淸錢(남궁군기선청전) / 남궁에선 그대가 이미 우수한 학사로 뽑혔네
恢恢剩辦詩書地(회회잉판시서지) / 풍부한 분별력은 시경과 서경에 바탕을 두었고
郁郁今觀禮樂天(욱욱금관예락천) / 빛나는 관찰력은 예와 악의 본거지를 보겠도다
何況同携紫氣客(하황동휴자기객) / 더구나 자주 빛 서기 띤 분과 동행을 하니
關門方候西神仙(관문방후서신선) / 관문에서는 바야흐로 서쪽으로 오는 신선을 엿보도다
老生師友是鮫山(노생사우시교산) / 늙은 이 몸의 스승으로 우러를 친구는 바로 교산인데
命代今登李杜壇(명대금등이두단) / 사명을 받들고 이제 이백과 두보의 시단에 오르도다
臨別不能成一語(임별불능성일어) / 작별에 이르러 시 한 편 못 지으니
小巫神氣却衰殘(소무신기각쇠잔) / 작은 무당의 신바람도 문득 쇠잔한 듯하오.
甲寅孟夏 三古病生拜稿(갑인맹하 삼고병생배고)
갑인년 4월 삼고 병생은 공경히 기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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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창석 이 준(蒼石 李 埈) 지음
送金郎中千秋書狀之行(송김낭중천추서장지행)
김 낭중이 천추사 서장관으로 떠나는데 전송하다.
銀漢初橫博望槎(은한초횡박망사) / 은하수가 선명하게 보이는 달의 박망사
腰間寶氣射靑蛇(요간보기사청사) / 허리에 찬 보검의 광재 청용을 향해 쏘아 붙이는 듯하네
海邦自篤千秋祝(해방자독천추축) / 해동의 천추절 축하 저절로 독실한데
使節寧嫌萬里賖(사절영혐만리사) / 사신이 만리길이 더딤을 어찌 의심스러워하랴?
玉佩暫辭丹鳳關(옥패잠사단봉관) / 옥 을 차고 대궐이 있는 한성을 잠시 하직하고
金鞭穩過白狼河(금혁온과백랑하) / 금빛의 채칙를 쥐고 백랑하를 온당하게 건너가리[白狼河:산동성에 있는 강 이름]
送君仍記鈞天夢(송군잉기균천몽) / 그대를 전송하면서 꿈속에 들은 천상의 음악을 기억하노니
曾逐冷風上馺娑(증도냉풍상삽사) / 일찍이 찬 바람 따라 한 나라 궁궐에 올랐다오
박망사(博望槎 : 한(漢)나라 무제(武帝)가 장건(張騫)으로 하여금 황하(黄河)의 근원(根原)을 알아내려고 하여 장건이 뗏목을타고 몇 달을 지나 천관(천관)에 이른 일로 박망후에 봉(封)해진 일.
甲寅年觀燈日酉川病生稿(갑인년관등일유천병생고)
갑인년 관등일에 유천 병생은 기고하다.
便忙無書 只將加飱二個字 以爲萬里贈 前附樂債萬望留念優貿見濟
편망무서 지장가손이개자 이위만리증 전부락채만망유념우무견제
바쁜 인편에 편지는 보내지 못하고 단지 밥을 드시오.
(加飱 : 가손) 라는 두 개의 글자를 가지고 만리 길에 드리오.
이 앞서 부친 약채는 유념하였다가 넉넉하게 무역하여 구제해주기를 간절히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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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응천 박 정길(凝川 朴鼎吉) 지음
送金正郎赴京(송김정낭부경)
김 정낭이 명나라 사신으로 떠나는데 전송하다.
諸友朝京每索詩(제우조경매색시) / 여러 친구들 명나라에 사신으로 떠나면서 매번 시를 요구하였는데
疎慵輒以不才辭(소용첩이불재사) / 일에 등한하고 게을러 번번이 재주가 없다고 가양하였지
況今足下能文者(황금족하능문자) / 더욱이 지금 족하는 문장에 능한 분인데
如我手瑞敢溷爲(여아수서감혼위) / 나 같은 사람의 손끝을 구태여 더럽히게 할 것이 있겠소
數字別章慚未就(수자별장참미취) / 두아 자 작별의 시 완성시키지 못한 것이 부끄러운데
一生欣慕恐無知(일생흔모공무지) / 일평생 동안 좋아하며 사모하는 정은 아마도 알지 못하리
誠因勤誨聊言志(성인근회요언지) / 진실로 부지런한 가르침 때문에 애오라지 뜻을 말하노니
勿以詩觀是所希(물이시관시소희) / 시라고 보아 넘기지 말기를 바란다오
凝川朴券而拜稿(응천박권이배고)
응천 박권이는 경의를 표하며 기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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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송 광계(宋光啓) 지음
奉別金而和赴京(봉별김이화부경)
김 이화가 명나라에 사신으로 떠나는데 공경히 전별하다.
啣命初辭鵷鷺行(함명초사원노행) / 왕명을 받고 처음으로 조정 백관의 행열을 하직하고서
遙將玉節向遼陽(요장옥절향요양) / 멀리 옥절을 가지고 요양 땅으로 향하도다
三乂浩渺波濤濶(삼예호묘파수활) / 삼차는 넓고도 아득하며 파도 또한 거세며
八點逶遲道路長(팔점위지도로장) / 팔점의 구불구불한 길 멀기도 하리라
金闕眼迷仙仗影(금궐안미선장영) / 금빛 대궐에는 황제 의장의 그림자가 눈을 흐리게 할 터이고
彤庭衣惹御爐香(동정의야어로향) / 붉게 칠한 궁전에는 황제의 화로 향기가 옷에 끌려 일어나리라
還朝正値秋光(환조정치추광호) / 조정으로 돌아오는 시기는 바로 가을빛이 한창일 무렵이니
滿目風烟入錦囊(만목풍연입금낭) / 눈에 가득했던 풍경을 비단 주머니에 담았으리라
우(右)
子今萬里去朝天(자금만리거조천) / 그대가 오늘 명나라 사신으로 만리 길 떠나는데
此日三盃是別筵(차일삼배시별연) / 이날의 세 잔 술이 바로 작별하는 자리일세
渺渺灤河流不盡(묘묘난하류불진) / 아득하기만 한 난하는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漫漫鶴野蕩無邊(만만학야탕무변) / 넓기만 한 학야 평평하게 끝이 없으리라
郵亭見月思郎罷(우정견월사낭파) / 우정에서 달을 보면 어버이가 생각날 터이고
旅館看雲憶惠連(여관간운억혜연) / 여관에서 구름을 볼 때엔 동생을 생각하게 되리라
遙想燕臺孤燭夜(요상연대고촉야) / 멀리 연 나라 누대에서 외로운 촛불을 켜놓은 밤을 상상하니
囊中披閱送君篇(낭중피열송군편) / 자루 속에 들어 있는 그대를 전송하는 시편 펼처 보겠지
萬曆甲寅四月念一記下宋光啓稿(만력갑인사월념일기하송광계고)
만력 갑인년 4월 21일 기하 송광계는 기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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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변 응원(邊應垣) 지음
奉贈草廬赴京之行(봉증초려부경지행)
초려가 명나라에 사신으로 떠나는데 삼가 주다.
花落江城雨意深(화락강성우의심) / 꽃이 진 강성에는 비가 내릴 조짐도 그윽한데
碧雲靑靄晩沈沈(벽운청애만심심) / 푸른 구름과 푸름 놀이 해질 무렵에 침침하도다
離心先渡遼河水(이심선도요하수) / 이별하는 마음은 먼저 요하의 물을 건너는데
誰謂相思夢獨尋(수위상사몽독심) / 누가 서로를 생각하면서 꿈에 홀로 찾는다고 말하랴
萬曆甲寅夏九江邊應垣稿(만력갑인하구강변응원고)
만력 갑인년 여름에 구강 변응원은 기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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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김 욱(金 頊) 지음
送金禮部赴京(송김예부부경)
김 예조 낭관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떠나는데 전송하다.
君我花山後(군아화산후) / 그대와 내가 화산에서 만난 뒤로
龍門又弟兄(용문우제형) / 과거 시험장에는 앞서거니 뒤따르느니 하였지
幸吾同漢席(행오동한석) / 나는 다행스럽게 한양에서 자리를 함께 하였는데
擢子赴周京(탁자부주경) / 자네는 발탁되어 주나라 서울로 떠나게 되었네
此日三盃酒(차일삼배주) / 오늘 석 잔의 술을 마시고
明朝萬里行(명조만리행) / 내일 아침이면 만 리 길을 떠나는 구려
荒詞非爲贐(황사비위신) / 거친 사연이 노자가 되지는 않겠지만
都只去留情(도지거유정) / 모두 보내고 머무는 정만 담은 것이라오
甲寅孟夏旣望(갑인맹하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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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詩章)
이재 조 우인(頣齋 曹友仁)/매호(梅湖) 지음
送金而和書狀朝燕之行(송김이화서장조연지행)
김 이화가 서장관이 되어 북경으로 떠나는데 전송하다.
蜚英當世盛文章(비영당세성문장) / 당세에 명성을 드날리며 문장이 성대한데
猥贈陳言豈敢當(외증진언기감당) / 외람되게 진부(陳腐)한 말을 선사하니 어찌감히 당키나 하랴?
直以心期最相信(직이심기최상신) / 단지 깊은 교류로 서로가 빈틈없이 믿으니
不嫌詞義拙而荒(불혐사의졸이황) / 글의 뜻이 졸열하고 거칠더라도 혐의스럽지는 않겠네
地窮瀛海身何遠(지궁영해신하원) / 큰 바다 모퉁이에 위치한 땅에서 자신은 어찌 그리도 멀리 떠나는가?
天人燕郊路政長(천인연교로정장) / 하늘이 연나라 들에 닿았으니 길은 아득하기만 하도다
後夜鶉墟看紫氣(후야순허간자기) / 새벽녘이면 진나라 옛 땅에 자주빛의 상서로운 기운을 보게되니
想君携劍過遼陽(상군휴검과요양) / 상상하건대 그대가 칼을 차고 요양을 건너는 시기이네
峽裏經年吊影身(협이경년적영신) / 험한 산골에서 해를 보내며 자신을 은폐한데 대하여 상심했는데
春來幾詠楚江蘋(춘래기영초강빈) / 봄이 오면서 조 나라 강가의 마름을 두고 몇 번이나 읊조렸던가
無堪夙昔同心者(무감숙석동심자) / 이전부터 마음이 같아 감당할 수 없는 상대였는데
又作幽燕遠別人(우작유연원별인) / 또 다시 연경으로 멀리 떠나는 인물이 되였네
吳札聘周行禮樂(오찰빙주행예악) / 오 나라 계찰이 주 나라를 다녀 온 뒤에 예악이 행해졌고
虞飜去國獨精神(우번거국독정신) / 우번이 나라를 떠나자 정신만 유독 남았도다
一壺坐負西郊送(일호좌부서교송) / 한 병의 술을 들고 서교에서 전송하는 일 앉아서 저버렸으니
多少難懷百不伸(다소난회백불신) / 많고 적은 떠나는 회포 모두 다 펴 보이지 못하네
生作男兒豈偶然(생작남아기우연) / 남자로 태어난 것이 어찌 우연이랴만은
自嗟身世晩生偏(자차신세만생편) / 이몸이 이 세상의 후미진 곳에 늦게 태어났음이 스스로 한스럽네
豹班縱得時窺管(표반종득시규관) / 표범 무늬같이 뚜렸한 훌륭한 분의 성정을 가끔 얕은 식견으로 보지만
鷄甕何堪坐守天(계옹하감좌수천) / 숲속의 초파리처럼 하찮은 자질로 어찌 앉아서 하늘을 지키는 일을 감당하랴
苦苦硏窮非實獲(고고연궁비실획) / 간절하게 연마하고 궁구한 것이 실제의 수확이 아니니
區區誦說只陳編(구구송설지진편) / 구구하게 외고 말하는 것은 단지 옛날 책일 뿐이네
參尋有道承圭誨(삼심유도승규회) / 도(道)있는 이 찾아 말조심하는 가르침 받들어
須把眞詮海外傳(수파진전해외전) / 모름지기 진실된 깨달음을 가져다 다른 나라에 전해주게
萬曆甲寅暮春旣望世友夏山後學峴南曹汝益書干銀溪之郵亭
(만력갑인모춘기망세우하산후학현남조여익서간은계지우정)
만력 갑인년 3월 16일 세우 하산 후학 현남 조여익은 은계의 우정에서 쓰다.
<옮긴이 : 14세손 김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