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설악은 미시령-저항령-마등령-공룡릉-대청에 이르는 백두대간 마루금의 동해쪽을말한다.
이 구역에는설악동에 대단위 집단시설지구가 들어서 있어 설악산 국립공원 구역에서도 가장 번잡함을 보이는 곳이다.
따라서 설악산소공원에서 반나절로 다녀올 수 있는 울산암이나 비룡폭포, 비선대 구간에는 늘 사람들이 끓는다.
그러나 이 구간만 지나한 발짝만 더 들어서면 연휴나 단풍철만 아니라면 대개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외설악 산행 코스는 크게 두 가닥이다. 비선대-마등령 코스와 천불동 코스가 그것.
여기에 천불동에서 공룡릉으로 붙는설악골이 경험자들이 간혹 찾는다.
마등령으로 오르면 대개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빠져 나가거나, 공룡릉으로 이어 희운각을 거쳐 대청봉을 오른 후 천불동이나 오색으로 하산한다.
공룡릉과 북주릉(미시령-저항령-마등령) 코스는 내.외설악의 경계를 이루는 백두대간 상이지만 이 외설악편에서 소개한다.
어느 코스로 오르던 백두대간 마루금에만 서면 장쾌하게 펼쳐지는 내.외설악의 장관을 즐길 수 있다.
01. 비선대-마등령 코스
설악산을 당일로 넘어서는 코스에는 마등령 코스와 오색-대청-천불동 코스, 그리고 한계령-오색-대청봉 코스가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개발된 코스가 마등령 코스다.
이 코스는 야영하기 보다는 백담산장이나 비선대휴게소에서 자고 해뜨기 두어 시간 전에 일어나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체력과 산행시간을 조절하는 데 이롭다.
마등령 코스는 외설악 비선대에서나 내설악 백담사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여명의 게곡을 올라 능선에서 해돋이를 맞을 수 있는, 비선대 코스로 오르기를 권한다.
설악동 소공원에서 약 40분 정도 넓은 길을 따라 오르면 비선대에 닿는다.
어두워도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으므로 속초에 늦게 도착했다 해도 우선 비선대휴게소까지 올라둔다.
비선대에서 비선교를 건너자마자 왼쪽 천불동으로 오르게 된다.
이 길을 버리고 안내이정표대로 그강굴쪽으로 오른다.
금강굴 입구를 오르면서도 길은 계속 가파른 오르막이다. 장군봉 뒤편의 너덜지대를 거쳐 천불동 계곡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능선까지 약 40분 걸린다.
너덜 비탈길이 끝나는 깔딱고개를 두어 번 오르다 보면 분재 같은 노송이 늘어선 절벽이 나타난다.
마등령 오르는 길목에선 유명한 쉼터다. 천불동 계곡에 꽉 들어찬 첨봉들이 장관이다.
기암괴석 사잇길로 올라서야 할 마등령 능선이 보이는 지점에 금강문이 나타난다. 여기까지 비선대에서 2시간쯤 걸린다.
이어 약 40분쯤 더 오르면 마등령에 닿는다. 마등령 직전의 작은 바위에서도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내.외설악을 가르는 분수령 상에 있는 마등령에선 내설악의 용아릉과 서북릉이 잘 조망된다.
여기서 북쪽 능선을 계속 타고 오르면 저항령-황철봉(1,381m)을 거쳐 미시령(825.7m)으로 내려설 수 있고, 남쪽으로는 공룡릉을 거쳐 희운각대피소로 갈 수 있다.
또한곧장 고개를 넘어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설 수도 있다.
02.비선대-천불동-대청봉 코스
예전 문닫이골이라 불렸다는 천불동은 '삼대독자는 들여 보내지 말라' 는 터부가 있을 정도로 험했던 골짜기다.
그런 가운데 설악산의 여러 등산로 가운데 가장 먼저 개발된 곳이 천불동계곡이다.
그것은 역시 다른 어느 곳보다 수려한 풍광 때문일 것이다.
천불동계곡은 골 초입의 비선대를시작으로 문수담, 이호담, 귀면암, 오련폭포, 양폭, 천당폭 등 돌병풍을
양옆에 펼쳐놓은 골짜기 곳곳에 비경이 벌어져 있다. 게다가 토막골, 잦은바위골, 칠선골, 용소골, 건천골, 여주골 등
죽음의계곡 직전까지 수많은 지게곡이 골이 방향을 틀때마다 나타나면서 웅장함을 과시하기도 한다.
천불동게곡은 설악산에서 이용객이 가장 높은 등산로다.
외설악에서 대청 또는 내설악이나 남설악으로 너어가거나 또는그 반대로 대청 능선을 넘어오는 등산인이라면 천블동을 으례 등산로로 삼기 때문이다.
천불동은 철다리같은 안전시설물이 많이 설치돼 있어 설악의 여러 골짜기 가운데 가장 안전한 등산로에 속한다.
하지만,만약 병풍교나 오련폭 사면,양폭 위 같은 곳에 철다리가 하나만이라도 없다면 일반 등산인들은 산행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험난한 골짜기다.
소공원에서 콘크리트길을 따라 40분쯤 가면 와선대를 지나 비선대로 접어든다.
그 사이 저항령 입구와 군랑장을 지날 때까지만 해도 펑퍼짐한 골짜기는 와선대에 닿으면서 감탄사를 터뜨릴 정도로 풍광이 확 바뀐다.
온통 암반으로 바닥을 이룬골짜기에 옥빛 계곡물이 흘러내리고 그 양옆에는 시커먼 암봉이 우뚝우뚝 솟아 절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비선대에 닿으면 이제는 고개를 치켜들지 않고는 그 일대의 자연을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웅장한 계곡이 벌어진다.
널따란 반석에 와폭과 커다란 소가 형성돼 있고, 그 옆에는 장군봉(미륵봉)이 우뚝 솟아 있다. 공룡릉을 향해 뻗어오른 천화대 아릉 또한 절경이다.
아치형 철다리를 건너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은 금강굴 또는 마등령으로 이어지는 산길이다.왼쪽 길로 접어들면 곧 오른쪽으로 지계곡이 보인다. 세존봉쪽에서 흘러내린 토막골이다.
계속 천불동 계곡길을 따르면 지계곡과 만나는 지점을 지날 때마다 철다리가 나타난다.
첫번째 철다리가 걸쳐 있는 곳이설악골, 두번째가 잦은바위골 입구로, 이 구간을 가는 사이 눈길을 끄는 제법 넓고 깊은 소가 문수담과 이호담이다.
설악골은 산길이 나 있어 일반 등산인들도 들어 서고 있으나,
잦은바위골은 위로 오를수록 거칠어지다 수직경사의 폭포가 골을 틀어막고 있어 전문등반인이 아니면 산행이 어려운 골짜기다.
클라이머들에게 겨울철 빙벽 훈련장을 제공하기도 한다.
잦은바위골 입구를 지나 턱을 하나 올라서면 이번에는 천불동을 가로질러 놓여 있는 다리가 나타난다.
골짜기 건너편에는 거의 수직을 이룬 절벽이 솟아 있다. 이 암벽을 병풍암, 다리를 병풍교라 부른다.
병풍교를 지나 10분쯤 걸으면 갑자기 골짜기가 답답해지면서 길이 가팔라진다. 귀면암 안부로 올라서는 길이다.
귀면암은 이름 그대로 귀신 얼굴 같다는 암봉으로 귀면암 아래 골짜기는 양얖이 가파른 바위면을 이루고, 골 안에는 커다란 바위들이 들어차 있어 험난한 곳이다.
단풍철 탐방객들로 정체현상이 일어날 때는 이 골짜기로 들어서기도 한다.
귀면암 안부에서 산길은 계속 바닥으로 내려섰다가 왼쪽 산사면을 타고 올라선다.
이렇게 30분쯤 가면 또다시 지계곡에걸쳐 있는 철다리가 나온다.이 지계곡은 화채봉쪽에서 흘러내린 칠선골로,
상단부에 50여m 높이의 폭포가 걸려 있어 겨울이면 클라이머들이 빙벽등반을 위해 들어서곤 한다.
칠선골 입구 다리를 건너 왼쪽 사면길을 따라 10여분 걸어들면 골짜기 건너편에 용소골이 나타나면서
천불동은 90도 각도로 방향을 틀고,멋진 와폭이 눈앞에 나타난다.
와폭 5개가 연이어져 있는 오련폭은 설악의 수많은 와폭 가운데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폭포다.
산길은 폭포 아래서 계곡을 건너 암벽 사이의 철다리 길로 이어진다.
철다리는 오련폭을 따라 이어져 폭포의 아름다음을즐길 수 있지만, 겨울철에는 눈사태가 수시로 일어나는 곳이니 만큼
특히 폭설 직후에는 조심스럽게 통과해야 한다.
오련폭 철다리를 지나면 계곡은 오른쪽으로 다시 90도 각도로 틀어지고, 철다리 2개를 건너면 양폭대피소 앞에 이른다.
양폭대피소는 전국 각지의 등산학교들이 겨울이면 훈련 베이스캠프로 이용하는 곳으로, 사방이 아벽으로둘러 싸여 있으면서도 넓게 터져 있어 전망이 좋다.
산장 맞은 편에 우뚝 솟은 봉이 망경대로 외설악의 암봉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지만,
입산이 금지돼 있다. 양폭대피소를 지나면 골짜기는 두 갈래로 나뉜다. 꼳
곧장 뻗은 골짜기는 음폭과 염주폭이 걸려 있는 염주골이다.
천불동은양폭대피소를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급하게 휘어지면서 수직폭포 위로 이어진다.
이 수직폭포를 양폭이라 부른다. 양폭과천당폭 사이의 계곡은 바위협곡으로 다리가 놓이기 이전에는 양폭대피소 뒤
건천골을 타고 넘어 무너미고개로 올라섰다고한다.
바위협곡 구간은 천당폭 위에까지 철다리가 잘 놓여 있어 폭포와 협곡의 아름다움을 가상하면서 올라설 수 있다.
천당폭을 지나면 천불동은 수려한 계곡의 풍광이 사라들고 평범한 골짜기로 변하지만,골짜기 양옆으로 치솟은 암벽만은
무너미고개까지 줄곧 이어진다. 죽음의 계곡 갈림길에서부터 무너미고개까지는 가파른데다 길바닥이 많이 파이는 바람에
돌계단길을 만들어 놓아 천불동 코스에서 가장 힘을 빼는 구간이다.
죽음의계곡은 69년 한국산악회 훈련대원 10명이 눈사태로 목숨을 잃은 다음 건폭골에서 이름이 바뀐 것이다.
무너미고개 고갯마루에서 오른쪽 산길을 따르면 공룡릉으로 접어들고, 왼쪽 길을 따르면 희운각대피소로 이어진다.
희운각대피소에서 소청까지는 가파른 지릉길이지만, 외설악 일원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멋진 구간이다.
소청에서 중청까지는 중청 왼쪽 사면 길로 이어지고, 중청과 대청 사이의 안부에 위치한 중청대피소에서 대청까지는 능선 날등으로 길이 나 있다.
소청은 날씨가 나쁠 때는 길을 잃거나 자체온증으로 사고가 간혹 일어나는 곳이니 주의해야 한다.
소공원에서 비선대까지 40분, 비선대에서 양폭대피소까지 2시간, 양폭대피소에서 희운각대피소까지 1시간 30분,
희운각에서 소청까지 2시간, 소청에서 대청까지 40분 정도 소요된다.
03.설악골 코스
천불동계곡의 지계곡인 설악골은 계곡 산행보다는 단풍 탐방 코스로 더욱 이름 나 있는 골짜기다.
특히 골짜기 상단부에서 동해를 향해 펼쳐진 계곡과 그 양옆에 창끝처럼 날카롭게 솟구친 암릉에 피어나는 핏빛 단풍은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절경이다.
겨울철에는 눈사태 위험이 높은 지역이므로 전문산악인이 아니면 들어서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설악골은 마등령과 공룡릉의 1,275m봉,천화대의 범봉 사이 능선에서 발원한 계곡이 모여드는 골짜기로 여러 가닥이 형성돼 있으나
크게 좌골과 우골로 나눈다. 설악산은 상단부가 가파르게 형성돼 좌골과 우골 합수지점 이후는 폭우 직후가 아닌 다음에는 수량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좌골은 범봉 안부나 1,275m봉 남동쪽 능선으로 올라붙는 산길이 있으나,
우골은 1,275m봉과 나한봉 사이의 암벽 아래에서 길이 끊어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산행이 거의 불가능하다.
비선대에서 산행을 시작할 경우, 비선대 철다리를 건너 천불동을 타고 오르다 첫번째 철다리가 걸려 있는 골짜기가 설악골이다.
산길은 철다리를 건너 시작되지만, 곧 계곡물울 건너 오른쪽 사면으로 이어진다. 사면길을 따라 20여 분 오르면 산길은 다시 계곡물을 건너 왼쪽 계곡길을 따른다.
계곡길을 쫓다보면 곧 '석주길'이란 암벽루트 이름과 화살표가 바위에 새겨져 있는 바위가 나타난다.
석주길은 화살표를 지나자마자 왼쪽 사면길을 따라 오르면 나타나는 암릉길이다.
석주길 표시가 돼 있는 바위를 무시하고 계속 곧장 오르면 계곡이 두 갈래로 나뉜다.
합수지점에서 곧장 오르면 1,275m 안부 부근의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와폭 등 위험한 구간을 넘어서야 한다.
폭포 구간에는 설악산산악구조대가 설치해 놓은 로프가 매달려 있기는 하지만, 바위면에 이끼가 끼어 있고, 물기가 젖어 있어 실족 가능성이 높다.
폭포를 넘어서면 잡목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1,275m봉 안부 부근의 능선 위에 닿는다.
석주길 화살표 직후 만난 갈림길에서 왼쪽 골짜기 길로 들어서면 또 다시 골짜기가 갈라진다.
범봉 북동쪽 안부로 이어지는 왼쪽 길은 석주길 암릉을 등반하고 하산길로 이용하는 길이다.
오른쪽 길은 설악골 주등산로로 버봉 남서쪽 안부로 이어지는데, 상단부는 낙석 위험이 높으니 조심해야 한다.
범봉 남서쪽 안부에 올라서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능선 너머 잦은바위골로 내려서는 길로, 추락위험이 높은 험로다.
갈림지점에서 오른쪽 능선길을 따르면 곧 길이 왼쪽 사면을 타고 틀어지다 공룡릉 상 1,275m봉 남쪽 능선으로 이어진다.
능선에 도착, 북쪽으로 가면 1,275m봉 안부, 남쪽으로 가면 희운각대피소가 나온다.
공룡릉에서 설악골로 내려설 때는 1,275m봉 부근에서 시작하는 길보다는 그보다 남쪽 암릉에서 시작하는 길을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비가 내릴 때나 비 온 직후에는 이 길을 따르도록.
1,275m봉 안부에서 사태골로 내려서다가 사면길을 타고 비스듬히 오르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여기서 왼쪽 길을 따라날등으로 오르면 암봉 아래 넓은 공터에 닿는다.
공터에서 능선을 넘어 왼쪽길로 들어서면 범봉 안부로 내려선다.
안부에서오른쪽은 잦은바위골, 왼쪽은 설악골 길이다. 설악골 산행은 등산에 4시간, 하산에 3시간 정도 걸린다.
설악산을 대표하는 능선을 꼽으라면 누구나 공룡릉을 우선으로 들 것이다.
마등령에서 신선대로 뻗은 공룡릉은 무엇보다내.외설악을 가르는 역할을 하는 능선답게 내외설악의 진면목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능선이다.
공룡릉은 나한봉, 1,275m봉, 신선대 등 능선 날등에 솟아오른 기암괴봉뿐 아니라 공룡릉과 화채릉에서 천불동을 향해 내리닫는 수많은 암봉들,
그리고 서북릉 같은 장쾌한 능선과 용아릉 같은 침봉 능선 등 아름다운 산세를 한눈에 바라볼 수있는 능선이다.
게다가 마등령에서 희운각대피소로 향하는 사이 대청봉이 시종일관 시야를 벗어나지 않아 등산의 묘미를 한껏 즐길 수 있다.
공룡릉 산행은 무너미고개(희운각대피소) 또는 마등령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시간과 체력이 엇비슷하게 소모된다.
심한굴곡의 능선을 오르내리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날씨와 컨디션이 좋을 경우 4시간, 겨울철에도 눈길만 나 있다면 1시간쯤 더 보태면 주파가 가능하다.
그러나 기상변화가 심한 능선이니 만큼 산행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무너미고개 부근에는 희운각대피소가 있어, 그곳에서 하루밤 지낸 다음 출발할 수 있으나,
대피소가 없는 마등령쪽에서 산행할 때는 수렴동대피소,또는 설악동이나 비선대에서 산행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매우 크다.
때문에 사고 또한 주로 마등령에서 희운각대피소쪽으로 향하는 등산인들에게서 일어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눈이 없거나 눈길이 닦여 있을 때는 희운각대피소에서 숙박할 계획으로 산행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더라도 설악동이든 백담사든 마등령까지 올라오는 데 이미 4시간 이상 산행해야 하기 때문에 마등령에 도착할 즈음이면 체력이 어느 정도 떨어져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해가 짧은 겨울철에는 어둠속에서 산행을 시작하더라도 희운각대피소에 닿을 즈음이면해거름 무렵이 될 것이다.
위험구간으로는 나한봉 남쪽 무명암봉 내리막길과 1,275m봉 안부 오르막길, 설악골 갈림지점,그리고 신선대 바윗길 구간을 들 수 있다.
무명암봉 남쪽 바윗길 내리막에는 안전로프가 매달려 있으나, 그보다는 보조자일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1,275m봉 안부 남서쪽 급경사길은 겨울철에 매우 위험한 구간이다.
등산학교 일행이 이태 연속 사고를 당한 눈사태 다발지역으로, 겨울철에는 가파른 바위사면에 얼음이 얼어 있고,
그 외의 철에는 잔돌과 굵은 모래가 깔려 있으니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1,275m봉 내리막을 지나면 사면을 횡단하다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능선 날등으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은 밑
으로 내려서다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계곡을 타고 다시 능선 날등으로 오르는 길이다.
'등산로 아님' 표시가 돼 있는 왼쪽 길을 따라도 신선대로 갈 수 있으나 능선 날등에 올라선 다음
설악골로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날등을 올라선 다음 갈리길이 나오면 오른쪽 길을 따른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설악골이나 작은바위골로 내려서게 된다. 특히 잦은바위골은 상단에 100m폭, 50m폭 등 거대한 폭포들이 도사리고 있어 사고 위험이 높은 골짜기다.
오른쪽 길은 공룡릉 산행 중 날등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식수원이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곳에서 충분히 간식을 먹고쉰 다음에 산행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체력이 너무 떨어졌다 싶을 때는 아예 이곳에서 하루밤을 쉬는 것이 안전하다.
공룡릉 산행 중 가장 흔히 일어나는 탈진사고는 샘을 지나 신선대 부근에서 일어난다.
오른쪽 길을 따르면 상단부에서 왼쪽 길과 만나 날등길로 이어지다가 신선대 북쪽 오름길에서 다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신선대 암릉 날등길로 전망이 뛰어나지만, 키 높이의 바위턱이 나타나는 등 위험한 구간이다.
반면 오른쪽 길은갈림지점을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바위사면만 잘 통과하면 별다른 위험구간이 없다. 바위 사면을 지나면 가야동계곡쪽으로
지릉을 타고 지계곡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사면길을 타고 트래버스, 무너미고개로 이어진다.
신선대 북쪽 갈림지점에 닿으면 곧 희운각대피소가 내려다보이는 등 산행이 거의 끝났다 싶어진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희운각대피소까지가 길을 잃거나 탈진으로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구간이다.
길을 도저히 찾을 수 없다 싶으면 남쪽(가야동)으로 내려선 다음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 희운각까지 가는 것이 확실하다.
시즌의 희운각대피소는 대개 만원이므로 너무 늦게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하면, 30분 거리에 위치한 양폭대피소로 내려가거나
또는 밤이 늦더라도 설악대피소까지 2시간 이상 더 올라가야 한다.
희운각대피소에 일찍 도착하면 신선대에서 석양을바라볼 수 있는 묘미도 맛볼 수 있다.
설악산 북주릉으로 일컬어지는 마등령(1,326.7m)-미시령 구간은 1999년년 말까지 자연휴식년제에 묶여 산행이 일절 금지되고 있는 구간이다.
울산바위와 동해바다가 오버랩되면서 펼쳐지는 독특한 절경, 공룡릉을 사이에 두고 한눈에 들어오는 내.외설악 등 설악의 멋진 파노라마를 맛볼 수 있는 구간이지만,
황철봉 일원에 눈잦나무, 측백나무 등 보호수종이 많이자라고 있기 때문에 입산이 금지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산행이 가능해지리라 기대해 본다.
산행기점은 미시령 고갯마루나 마등령으로, 마등령에서 시작할 때는 비선대에서 금강문을 거쳐 마등령 남쪽 능선 삼거리에서 북쪽 길을 따라 마등령에 올라야 한다.
마등령 정상에 올라서지 전 왼쪽으로 갈림지점이 나온다.
여기서 너덜길을 따라 북쪽 안부에 내려선 다음 능선 왼쪽(서쪽) 사면길을 따라 1,249.5m봉(일명 저항봉)까지 간다.
중간에 날등으로 올라서는 샛길이 있으나, 험난하고 낙석위험이 높은 암릉길이니 웬만하면 들어서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사면 트래버스 길은 1,249.5m봉 직전에 날등으로 올라선 다음 너덜길로 저항령까지 이어진다.
저항령에는 길골(서쪽)과 저항령계곡쪽(동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나 있으나, 두 구간 역시 자연휴식년제로 산행이 금지돼 있다.
길골을 타면 백담대피소, 저항령을 타면 소공원-비선대 구간 산책로로 내려선다. 각각 3~4시간씩 걸린다.
저항령에서 너덜지대를 타고 황철봉에 오르면 능선은 북동향으로 틀어졌다가 1,318.8m봉에서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 능선 구간은 잡목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간혹 길이 사라지지만 그럴 때마다 백두대간 종주팀들이 매달아 놓은리번을 찾으면 길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1,318.8m봉에서 북쪽 안부까지는 너덜지대를 이루고 있어 진을 빼게 하지만, 독특한 전망이 지루함을 달래준다.
너덜지대를 지나 미시령까지 잡목구간이지만 날등 또는 능선 왼쪽(서쪽) 사면을 타고 산길이 잘 나 있다.
마등령-미시령 구간은 6시간 정도 걸리나 미시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1,313.8m봉, 저항봉, 마등령 직전의 너덜구간을오르는 데 더욱 힘이 들고,
산행시간도 1시간 이상 더 걸린다. 미시령은 노선버스가 닿지 않아 자가용이나, 속초 또는 원통에서 택시로 진입해야 한다.
06.울산바위
설악산뿐 아니라 남한 제일의 암괴를 자랑하는 울산바위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준다.
하지만 중아의 움푹한 부분을 통해 정상까지 걸어오를 수 있는 계단이 놓여 있어 그 거대한 바위의 정수리를 밟고 서는 쾌감까지도 맛볼 수있다.
또한 오름길 도중에는 설악산 명물 중 명물인 흔들바위도 있으므로 가족끼리 설악산을 찾았다면 반드시 한번 가볼만한 길이라 할 것이다.
울산바위 오름길은 설악동 소공원의 신흥사 옆으로 나 있다. 소공원 안으로 주욱 들어가 신흥사 일주문,청동좌불상을 지나 신흥사쪽으로 꺾어든다.
주등산로는 신흥사 담장을 끼고 올라 가게끔 나 있지만, 원하면 신흥사 마당을 가로질러 가도 된다.
신흥사를 지나 다리를 건너 계곡을 1km 남짓 거슬러 오를 때까지도 길은 완경사다.
원암골과 울산바위쪽 지류가 갈라지는지점에는 매점들과 화장실 등의 시설이 있다.
500m쯤 더 오르면 또한 10호집 등의 간판을 단 매점,음식점들이 나온다. 이곳 앞 공터에 서면 울산암의 전모가 아까 신흥사에서보다 한결 더 가깝고 웅장하게 바라뵌다.
이 두번째 음식점가를 지나면서 길이 조금 가팔라진다. 다리쉼을 하며 20여 분 울산암 자락을 향해 오르면 석굴 속에 법당을 앉힌 계조암이 나온다.
흔들바위는 그 바로 앞에 있다. 높이 약 2.5m되는 이 흔들바위는 그간 무수한 사람들이 밀어대며 이제 밑둥이 닳아 그만고정돼 버리지나 않았을까 싶지만 여전히 건재(?)하다.
어른 두세 명이 일정한 템포로 밀었다가 놓기를 반복하면 이내 움직임이 느껴진다.
흔들바위에서 20분쯤 걸어 울산바이위턱밑에 다다르면 다들 한숨을 쉬며 일단 주저앉는다. 붉은 쇠사다리가 저 위 까마득한
정상까지 뻗어 있는 모습에 그만 기가 질려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뜻밖으로 정상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다.
일정하게,1초에한 걸음 뗀다는 기분으로 오르면 20~30분만에 정상에 설 수 있다.
과거와는 달리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교행이 가능한 넓이로 쇠사다리를 교체해 놓아 시즌에도 별반 정체되지 않는다.
정상에 서면 멀리 대청봉까지 외설악 전경과 동쪽 학사평 벌판의 광대함에 너나 할 것 없이 탄성을 지르게 된다.
정상에는 약 30명이 서서 구경할 수 있으며, 정상 서쪽 암봉 위에도 또한 비슷한 넓이로 안전 철책을 가설해 두었다.
등정 후 하산길은 물론 한결 가볍다. 쇠사다리길은 15분이면 내려설 수 있고, 그 뒤로도 내리막 일변도여서 걸음이 빠르다.
그러나 이 내리막길에서 특히 조심해야 한다. 마사토 지역이어서 바닥창에 요철이 많이 난 등산화도 죽죽 미끄러지는일이 잦다.
운동화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울산바위 하산길에 발목을 삐는 사람이 뜻밖으로 많음을 유의한다.
소공원에서 울산암 정상까지 왕복하는 데는 쉬는 시간을 포함해 대개 3-4시간 걸린다.
노약자가 있어도 5시간 이상 걸리는 일이 좀체 없으니 점심 식사 후 천천히 길을 나서도 될 것이다.
울산바위에 오르기 전 권금성 케이블카 탑승권을 먼저 구입해 두자. 그래야 기다리는 일이 없이 바로 울산바위 하산 뒤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사계절 두고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멋지기도 하거니와 자신이 올랐던 울산바위을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르다.
07.비룡폭포
설악동 소공원 북쪽의 비룡폭은 가볍게 설악산 협곡의 멋을 즐기려는 이들이 자주 애용하는 나들이 코스다.
천불동의 아름다움을 보려면 왕복 3-4시간을 고생해야 하지만, 이곳은 길게 잡아 2시간이면 설악산 심산유곡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또한 먼 발치로나마 남한 최대의 폭포인 토왕성폭포의 웅자를 볼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비룡폭포로 가는 길목은 소공원 케이블카 승차장에서 소공원 정문쪽으로 약 50m 지점이다.
멋을 한껏 낸 콘크리트 교량으로 쌍천을 건너면 울창한 송림 그늘이 이어진다.
심재가 단단한 좋은 목재감인 금강송이 울창한 숲 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 동쪽으로 쌍천변을 따라 가면 된다.
중간에 음식점, 기념품점 등이 입주해 있는 상가 건물이 있는데,
두번째 상가 건물에서 오른쪽으로 길이 휘어들며, 그후로 비로소 설악산 특유의 깊은 계곡미가 시작된다.
계곡길로 접어든 이후 길을 잃을 염려는 물론 없다. 조금이라도 가파른 곳에는 또한 쇠사다리를 가설해 두어 다칠 우려도거의 없다.
때문에 노약자들도 어렵잖게 오르내리고 장마 직후 찾아가면 우람한 물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
쇠사다리를 타고 오르노라면 우선 육담폭포라는 이름이 붙은 긴 와폭을 하나 지난다.
그 후 10분쯤 더 오르면 비룡폭포다. 비룡폭포는 높이 약 15m의 짤막한 폭포이지만 그 아래의 짙푸른 소와 더불어 짜임새가 뛰어나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겨울에는 물론 허옇게 얼어 붙어서 볼품이 없지만, 대신 희디흰 적설이 계곡을 뒤덮어 또한 찾는 이가 적지 않다.
이곳 비룡폭포에 다다르기 약 50m 전 길목에서 멀리 위를 바라보면 흰 얼음기둥이 보인다.
그것이 높이 250m나 되는 한국 최대의 폭포 토왕성폭포다. 얼어붙은 이 빙폭을 겨울에는 등반가들이 오르내린다.
하지만 전문가들 이외, 토왕성폭포쪽 계곡으로 진입은 금지돼 있으므로 비룡폭포에서 발길을 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