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마태 5:16)
대구 곽 목사님과 <착한 살림>이야기를 하고 보니까 착한 가게, 착한 식당, 착한 사람 등 <착한>이란 말이 많이 눈에 뛴다. 그런데 엊그제 한겨레신문을 보니 ‘기업의 장수 비결’<착한 경영>시대로 라는 타이틀이 붙고는 ‘착한 기업’이 경쟁력이다. 라는 기사가 1면에 실렸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목적이 뭘까? 대기업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이윤 추구와 주주의 이익 극대화’라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은 아예 경영 목적을 다르게 생각하는 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착한 기업의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생산직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자동화를 거부하는 두리 화장품 회사, 청소하는 아주머니를 ‘여사님’으로, 경비하는 아저씨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존중하는 인력파견 회사, 직원을 한 명이라도 더 채용하기 위해 대표 이사가 월세 살이를 감수하는 교육 서비스 회사 등 여러 곳이 있었습니다. 착한 경영을 하는 착한 기업들이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런 착한 기업이 길게 보면 생존 경쟁력이 더 높다고 합니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는 해마다 ‘지속 가능한 세계 100대 기업’명단을 발표하는 데, 이 명단을 분석하면 놀랍게도 그 기업의 평균 나이가 100년 이상 존속한 회사라는 사실입니다.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는 것이 ‘착하다.’는 말과 같지는 않지만 뜻은 통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국제사회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 표준(ISO26000)’을 강조합니다. 지배구조 개선, 인권 신장, 노동관행 개선, 환경보호와 공정거래 등을 통해 소속된 공동체에 도움이 되도록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착한 기업’이 되라는 요구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느 한 사람이나 한쪽만의 성공이나 성장으로 될 일이 아닙니다. 착한 기업이나 착한 살림은 결국 모두를 위하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입니다. 생산자나 소비자도, 도시나 농촌도 모두가 함께 살아야 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관계로 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나는 우리교회의 <착한살림>에 대한 기대가 크고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다. 아직은 힘이 미치지 않아서 제대로 할 수는 없지만 시간을 갖고 하나하나 갖춰갈 것이다. 소통은 사람만 될 일이 아니다. 어쩌면 사람보다도 더 많이 모든 물건과 생각과 가치가 소통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동안 쌍샘자연교회는 신앙과 공간으로, 교육과 문화, 자연 등의 프로그램으로 소통과 나눔을 나름대로 실천해 왔다. 그것은 신앙인을 넘어 이웃과 사회로 나가는 시도였다. 이제는 <착한 살림>을 통해 조금은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공장서 만들지 않고 상표가 굳이 붙지 않아도 되는 것을 나누고자 한다. 이미 녹색가게나 벼룩시장 등을 통해서 재활용 장터가 많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 역시 함께 나누고, 버리는 것이 없도록 하는 조그만 장터를 꿈꾸는 것이다. 교우들께서 <착한 살림>을 위해 많이 기도해 주면 좋겠습니다. 틀림없이 우리 모두에게 유익하고 좋은 살림의 장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