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무랏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터키) 대사가 지진 피해 현장 구호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1진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한 말이다. 튀르키예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직후인 7일 현지로 떠난 KDRT 1진은 약 열흘간의 활동을 마친 뒤 2진과 임무를 교대하고 18일 귀국했다.
무랏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오른쪽)가 18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튀르키예 지진 피해 구호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대원과 악수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제공: 세계일보이날 오전 7시쯤 공군 수송기를 타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KDRT 1진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타메르 대사의 영접을 받았다. 그는 대원들을 치하하며 “이번 지진 피해에 대한 한국의 지원을 튀르키예 국민들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형제국 튀르키예를 도와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원도연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을 대장으로 하는 118명 규모의 KDRT 1진을 편성해 공군 수송기로 현지에 급파했다. 우리 구호대는 지진 피해가 가장 심각한 튀르키예 남동부 하타이주(州) 안타카이 일대에서 활동했다. 극심한 추위와 전기·수도 단절, 치안 불안 속에서도 약 열흘 동안 10대 어린이와 70대 노인 등을 포함해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안타키아 지역에서 한국 대원들과 마주친 현지 주민들은 격려의 의미를 담아 “코렐리 온누마라(한국인이 최고)”라고 외쳤다고 한다. 튀르키예어로 ‘온’은 숫자 10, ‘누마라’는 번호를 각각 뜻한다. 튀르키예는 한국과 달리 숫자 1 말고 10을 ‘최고’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즉, ‘온누마라’라고 하면 영어로 ‘넘버원’에 해당하는 셈이다.
현지에서 1진과 임무를 교대한 KDRT 2진은 의료팀 비중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부상자 치료 등 보건의료 분야를 비롯해 이재민 구호와 재건 복구 관련 수요 파악 등이 주된 업무가 될 전망이다.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출입구 앞에 ‘사랑하는 대한민국 형제 여러분! 우리와 아픔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대사관 SNS 캡처© 제공: 세계일보 튀르키예는 6·25전쟁 당시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병력을 한반도에 보내 한국을 도왔다. 튀르키예군은 북한군, 중공군과 싸우는 동안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중요한 몇몇 전투에서 용맹을 떨치며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금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는 당시 목숨을 잃은 튀르키예 장병 460여명이 묻혀 있다. 국내에서 튀르키예가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튀르키예 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지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타메르 대사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에 타메르 대사는 “지진 참사에 도움을 주고, 진실되고 따뜻한 형제애를 보여준 대한민국 정부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 특히 윤 대통령께 감사를 표한다”고 화답했다.